세상을 지배하다




백령도의 인기 여행 코스 중 사곶해변이라는 곳이 있다. 사곶해변은 너비 100m, 길이 3.2km 이상의 부드러우면서도 단단한 규조토 모래사장으로 이루어져 있는 백령도의 대표적인 해수욕장이다. 사곶해변의 모래사장은 수평에 가까울 정도로 판판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바닥 또한 매우 단단하기 때문에 바다를 옆에 끼고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비행기의 이착륙도 가능!"

사곶해변의 모래사장에서는 자동차의 질주는 물론이거니와 비행기의 이착륙까지도 가능하다. 그야말로 천연 비행장인 셈이다. 실제로 한국전쟁 당시 UN군의 천연비행장으로 활용되기도 했고, 1985년까지 군용화물기가 이곳 사곶해변을 통해 군수물자를 보급했다고 한다. 참고로 천연 비행장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은 이탈리아의 나폴리 천연 활주로와 백령도의 사곶해변, 이렇게 전 세계 두 곳밖에 없다고 한다.


백령도 사곶해변 2011, ⓒ Reignman

백령도 사곶해변 2011, ⓒ Reignman

백령도 사곶해변 2011, ⓒ Reignman


"쳔연기념물 제391호, 사곶해변!"

사곶해변은 그 특수한 지형과 지질의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1997년부터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그만큼 유니크한 매력이 있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한 유니크함에도 불구하고 사곶해변에 방문했을 당시 날씨가 별로 좋지 않았고 사람도 없어 너무 휑하기만 한 모습에 살짝 실망을 했었다. 하지만 느닷없이 등장한 관광버스가 해변을 질주하는 모습에 크게 반색했던 기억이 있다.

단체 관광객을 가득 실은 버스는 기나긴 해변을 질주했고, 버스에 타고 있던 사람들은 사곶해변에서만 즐길 수 있는 드라이브에 신이 난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사곶해변의 매력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사곶해변은 수심이 얕고 파도가 약한 편이라 물놀이를 즐기기에도 그만인 곳이다. 하지만 사곳해변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끝없이 펼쳐진 규조토 해변 아니겠는가.


백령도 사곶해변 2011, ⓒ Reignman

사곶해변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족.


백령도 사곶해변 2011, ⓒ Reignman

백령도 사곶해변 2011, ⓒ Reignman

백령도 사곶해변 2011, ⓒ Reignman


"오빠 달려!"

버스에 이어 작은 화물차 하나가 등장했다. 사곶해변을 통해 어디 다른 곳으로 이동하려는 차량은 아니었던 것 같고 그저 드라이브를 즐기기 위해 사곶해변을 찾은 것 같았다. 나도 해변을 달리고 싶었다. 비행기의 이착륙까지 가능할 정도로 바닥이 단단하다고는 하지만 바퀴가 빠질 수도 있을 것 같다는 노파심이 들어 구경만 하던 우리는 차에 올라 달리기 시작했다.

해변에는 관광버스가 지나간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해변 위를 직접 달리면서도 내심 걱정스러운 마음이 남아 있었던 우리는 버스가 남기고 간 바퀴자국 위를 그대로 따라 달리며 드라이브를 만끽했다. 소형차라 그런지 차체가 약간 흔들리기는 했지만 별탈없이 해변의 질주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건 나중에 서울에 도착해서 알게 된 사실인데 사곶해변을 질주했던 바로 그 시각에 백령도에 지진이 발생했었다고 한다.


백령도 어릿골해변 2011, ⓒ Reignman

백령도 어릿골해변 2011, ⓒ Reignman


"백령도의 미니해변, 어릿골해변!"

사곶해변에서의 질주를 끝내고 어릿골해변으로 발길을 돌렸다. 백령도 북쪽에 위치한 어릿골해변은 사곶해변이나 콩돌해변에 비해 많이 알려진 곳은 아니지만 한적하고 고즈넉한 매력이 있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작은 해변이다. 해변의 규모가 사곶해변에 비해 워낙 아담하기 때문에 조용한 곳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바닥에는 작은 돌들이 깔려 있어 물이 빠질 때마다 시원한 소리를 내는 것이 특징인데 구석진 해안의 모습이 커다란 새 둥지 같아 주변 경관이 제법 볼 만하다. 백령도 여행의 필수 코스는 아니지만 고봉포구를 지나 두무진 가는 길에 잠시 들러 시간을 보내도 좋을 것 같다.


백령도 어릿골해변 2011, ⓒ Reignman

철조망으로 막아 놓은 어릿골해변의 입구.


백령도 고봉포구 사자바위 2011, ⓒ Reignman

백령도 고봉포구 사자바위 2011, ⓒ Reignman

백령도 고봉포구 사자바위 2011, ⓒ Reignman


"내가 오리지널 사자바위!"

어릿골해변을 벗어나 근처 고봉포구에 들렀다. 고봉포구에는 사자 모양을 닮은 백령도의 대표적인 기암바위가 버티고 있다. 사실 동물 이름을 갖고 있는 바위들은 대부분 시시한 경우가 많다. 전국에 분포한 사자바위만 해도 수십여 개... 하지만 백령도의 사자바위는 사자와 꽤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었다. 바닥에 배를 깔고 앉아 바다를 향해 포효하고 있는 모습이랄까? 만조 때 물이 차오르면 사자의 모습에 더 가까워진다고 한다.

사곶해변과 어릿골해변, 사자바위 등을 둘러보며 백령도에서의 하루 일정을 마무리했다. 백령도는 자연의 위대한 힘이 만들어 낸 작품들로 가득한 곳이란 생각이 든다. 인위적인 요소들은 원활한 관광을 위해 최소한으로 제한하고 나머지는 모두 자연 그대로 받아들이는 곳, 백령도다.


백령도 고봉포구 2011, ⓒ Reignman

고봉포구에 위치한 포장마차. 사자바위를 바라보며 소주 한잔?


백령도 고봉포구 2011, ⓒ Reignman

백령도 고봉포구 사자바위 2011, ⓒ Reignman

백령도 고봉포구 2011, ⓒ Reign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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