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지배하다




드라마 <천국의 계단>과 <칼잡이 오수정>의 촬영지로 유명한 무의도 하나개해수욕장에 다녀왔다. 2003년 말부터 2004년 초까지 SBS를 통해 인기리에 방영된 <천국의 계단>은 권상우, 최지우, 신현준, 김태희가 출연하여 인간의 운명과 의지, 관습과 금지에 도전하는 네 남녀의 치열하고 가슴저린 사랑이야기를 그린 멜로 드라마이다.

<천국의 계단>이 워낙 크게 화제가 되었던 드라마인 만큼 메인 촬영지인 하나개해수욕장은 입구에서부터 드라마 촬영지임을 알리는 홍보 간판을 세워 놓았고, 셋트장을 리모델링하여 관광객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천국의 계단> 셋트장 옆에는 <칼잡이 오수정> 셋트장도 함께 자리를 잡고 있다. 셋트장을 보고 있으면 드라마 속 권상우의 명대사가 떠오른다. 돌이켜 보면 나름 로맨틱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손발이 오그라드는 바로 그 대사...

"사랑은 돌아오는 거야!"


인천 무의도 하나개해수욕장 2011, ⓒ Reignman

인천 무의도 하나개해수욕장 2011, ⓒ Reignman


"드라마 단골 촬영지, 하나개해수욕장!"

무의도 하나개해수욕장은 드라마 촬영지로써는 아주 단골 장소라고 할 수 있다. <천국의 계단>과 <칼잡이 오수정>뿐만 아니라 <크크섬의 비밀>, <바람의 노래>, <애정만세>, <조선과학 수사대 별순검 시즌2> 등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들이 바로 이곳 하나개해수욕장에서 촬영되었다.

개인적으로 영화 촬영지나 드라마 촬영지로의 여행을 즐기는 편이다. 인상 깊게 감상한 작품의 촬영지를 직접 둘러보면서 느끼는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짜릿할 뿐만 아니라 촬영지를 둘러보며 작품 속 장면들을 회상하고, 스토리를 곱씹는 일은 아주 특별하고 소중한 경험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나개해수욕장에서 촬영된 드라마는 한 편도 본 적이 없다. 그래서 그리 큰 감동은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


인천 무의도 하나개해수욕장 2011, ⓒ Reignman

하나개해수욕장 입구에 세워진 홍보 간판. 오른쪽에 호룡곡산 산림욕장으로 가는 입구가 보인다.


인천 무의도 하나개해수욕장 2011, ⓒ Reignman

인천 무의도 하나개해수욕장 2011, ⓒ Reignman


"한적하고 여유로운 해변!"

하나개해수욕장의 분위기는 지극히 한적하고 또 여유롭다. 해변의 한적하고 여유로운 분위기는 평일이었기 때문에 사람이 적었던 이유도 있지만 해변의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서해안에서는 드물게 백사장이 1km가 넘게 펼쳐져 있다. 또한 '하나개'라는 이름이 무의도에서 가장 큰 개펄이라는 뜻인 만큼 갯벌의 규모도 엄청나다.

하나개해수욕장은 드넓은 모래사장과 갯벌 덕분에 시원한 맛도 있지만 방갈로와 자연풀장 등 이색적인 볼거리가 주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해변가에 원두막식으로 지은 방갈로는 200여실이나 길게 늘어서 있어 독특한 풍경을 연출한다. 물이 차면 마치 수상가옥에 떠있는 것처럼 색다른 체험을 할 수도 있다. 또한 백사장 한복판에 자연발생적으로 생긴 바다 풀장은 수심이 얕고 파도가 없어 어린이나 물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물놀이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인천 무의도 하나개해수욕장 2011, ⓒ Reignman

바로 이곳이 하나개해수욕장에서만 볼 수 있는 자연풀장.


인천 무의도 하나개해수욕장 2011, ⓒ Reignman

길게 늘어서 있는 방갈로의 모습.


인천 무의도 하나개해수욕장 2011, ⓒ Reignman

인천 무의도 하나개해수욕장 2011, ⓒ Reignman

인천 무의도 하나개해수욕장 2011, ⓒ Reignman


"드라마의 감동을 그대로?"

해변을 지나 <천국의 계단> 셋트장과 <칼잡이 오수정> 셋트장을 차례로 방문해보았다. 개인적으로 드라마의 감동은 전혀 느낄 수 없었다. 드라마를 보지 않았기 때문에? 글쎄, 드라마를 본 사람들 역시 기대 이하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세트장이 모두 잠겨 있어 내부는 구경도 하지 못했고, 건물의 외관과 정원을 둘러보았지만 특별한 볼거리는 찾을 수 없었다. 참, 드라마에서 권상우가 연주했던 피아노 하나는 눈에 들어왔다.

2천원의 입장료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고로 하나개해수욕장 및 실미도해수욕장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2천원의 입장료를 지불해야 한다. 입장료를 내면 '폐기물처리 수수료 영수증'을 주는데 사실 입장료가 있는 것도 우습고, 2천원은 너무 비싸다. 그렇다고 우리가 낸 입장료를 통해 진행된다고 하는 '공공시설물의 유지 관리 및 이용객의 편의시설 확충'이 그렇게 잘 되고 있는 것 같지도 않다.


인천 무의도 하나개해수욕장 2011, ⓒ Reignman

세트장에 전시된 피아노 모형. 관리가 아주 엉망이다. 녹슬고 바래고 여기저기 부서진 모습.


인천 무의도 하나개해수욕장 2011, ⓒ Reignman

<천국의 계단> 셋트장에서부터 연결된 나무 다리.


인천 무의도 하나개해수욕장 2011, ⓒ Reignman

뜨거운 태양을 피해 나무 다리 아래로 숨어 잠시 휴식을 취했다.


인천 무의도 하나개해수욕장 2011, ⓒ Reignman

누군가 만들어 놓은 모래성. 정말 대단한 작품이다.


인천 무의도 실미도해수욕장 2011, ⓒ Reignman

인천 무의도 실미도해수욕장 2011, ⓒ Reignman

인천 무의도 실미도해수욕장 2011, ⓒ Reignman


"하나개해수욕장의 자랑, 갯벌체험!"

갯벌에서 조개를 캐는 사람들에게서 진득한 삶의 체취가 느껴진다. 그들의 움직임을 넋을 잃고 바라보고 있다가도 그 주위를 맴도는 갈매기들의 울음소리에 정신을 차린다. 끼룩끼룩 잘도 울어 댄다. 무의도의 하나개해수욕장과 실미도해수욕장은 갯벌체험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해수욕장으로는 드물게 개펄을 개방하기 때문에 정해진 구역 내에서 조개를 잡거나 바다 생물을 관찰하기 위해 해마다 많은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무의도 인근에는 특히 바지락이 많고, 여름에는 바지락과 비슷한 조개인 동죽 역시 잘 잡힌다. 조개 뿐만 아니라 숭어, 우럭, 망둥어 등 생선도 낚을 수 있다. 매년 5월쯤에는 맨손 고기잡이 행사도 열린다. 바다 중간에 커다란 그물을 설치해 두면 썰물이 되어 물이 빠질 때 물고기들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갯벌에 남게 되는데 이때 맨손으로 물고기를 잡는 것이다. 적당히 물이 빠졌을 때 얕은 물속에서 파닥거리는 물고기들을 맨손으로 잡아 보는 경험은 분명 멋진 추억거리가 될 것이다.


인천 무의도 하나개해수욕장 2011, ⓒ Reignman

인천 무의도 실미도해수욕장 2011, ⓒ Reign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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