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지배하다




서해최북단의 섬 백령도에는 독특한 해변들이 참 많은 것 같다. 전 세계 두 곳밖에 없다는 규조토 해변이자 천연비행장의 역할까지 할 수 있다는 사곶해변에서부터 기기묘묘한 현무암들이 해안에 늘어서 있는 하늬해변까지 개성 넘치는 해변들로 넘쳐 난다. 사곶해변과 하늬해변은 그 독특한 가치를 인정받아 각각 천연기념물 391호와 393호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그런데 여기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해변이 하나 더 있다.

"천연기념물 제392호, 콩돌해변!"

391호와 393호가 있는데 392호가 빠지면 섭섭하지 않겠는가. 콩돌해변은 이름만 보아도 알 수 있듯이 콩처럼 동글동글한 돌멩이들로 이루어진 해변이다. 마치 콩알을 뿌려놓은 듯한 독특한 모습에 반해 하루에도 수많은 관광객들이 콩돌해변을 찾는다. 사곶해변과 더불어 백령도를 대표하는 해변이자 백령도의 인기 여행지라고 할 수 있다. 콩돌해변에 깔려 있는 자갈들은 백령도의 모암인 규암이 해안의 파식작용에 의하여 마모를 거듭해 형성된 잔자갈들이라고 한다. 앙증맞은 크기에 백색, 갈색, 회색, 적갈색, 청회색 등 색깔 또한 다양해서 해안경관을 더욱 아름답게 한다. 또한 해변을 찾은 사람들은 콩돌해변의 자갈들이 마치 기념품이라도 되는 것처럼 주머니에 돌멩이를 몇 개씩 넣으며 즐거워 하기도 한다.


인천 옹진군 백령도 콩돌해변 2011, ⓒ Reignman

인천 옹진군 백령도 콩돌해변 2011, ⓒ Reignman

인천 옹진군 백령도 콩돌해변 2011, ⓒ Reignman


"자갈파도 소리 들어 보셨나요?"

콩돌해변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시원한 파도 소리. 물이 들어왔다가 자갈들 사이로 빠지는 소리는 낭랑하기 그지없다. 자갈밭에 앉아 지그시 눈을 감으면 그 맑고 깨끗한 파도 소리가 반복적으로 들려오는데, 그것은 콩돌해변의 독특한 풍경을 눈으로 바라보는 것 이상의 즐거움이 된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콩돌해변이 가져다주는 재미와 즐거움은 직접 확인해보지 않는 이상 제대로 알 수가 없다. 소리를 글로 표현하는 것도 한계가 있고... 동영상을 찍지 않은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콩돌해변에 처음 도착했을 때 해변의 신기하고 재미있는 모습에 반해 잠시 멍하니 서 있던 기억이 난다. 이내 자갈밭 위를 천천히 걸으며 그 독특한 느낌에 다시 한번 반했던 기억이 난다. 신발을 벗어 지압 효과를 느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것이 아쉽기만 하다. 하지만 이어지는 자갈과 파도의 하모니까지 콩돌해변의 3단 매력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보고 만지고 듣는 것. 이것이 콩돌해변의 3단 매력이 아닐까 싶다.


인천 옹진군 백령도 콩돌해변 2011, ⓒ Reignman

사곶해변을 나와 콩돌해변으로 가는 길.
담수호를 배경으로 서해최북단백령도를 알리는 비석이 보인다.


인천 옹진군 백령도 콩돌해변 2011, ⓒ Reignman

백령대교를 넘지나 조금만 달리면 콩돌해변이 나온다.
중간에 보이는 다리가 백령대교이다.
다리가 너무 짧은데 '대'를 빼고 그냥 백령교라고 하면 안될까?


인천 옹진군 백령도 콩돌해변 2011, ⓒ Reignman

콩돌해변에 깔린 자갈 중에서 가장 예쁜 돌을 고르고 있던 한 처자.
그녀의 행동은 사뭇 진지해 보였다.


인천 옹진군 백령도 콩돌해변 2011, ⓒ Reignman

인천 옹진군 백령도 콩돌해변 2011, ⓒ Reignman

인천 옹진군 백령도 콩돌해변 2011, ⓒ Reignman


"노천 찜질방!"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뜨거운 여름날 다시 한번 콩돌해변을 찾아가 태양에 달구어진 자갈밭 위에서 자갈찜질을 한번 해 보고 싶다. 지난번 백령도를 찾았을 때도 여름이긴 했지만 초여름이었기 때문인지 그렇게 덥지 않았고, 날씨도 별로 좋지 않아 자갈찜질은 생각조차 하지 못했었다. 여름철 해수욕장에서 모래찜질 하는 것을 좋아하고 또, 많이 해 보았지만 자갈찜질은 또 색다른 맛이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건강에도 좋을 것 같다. 실제로 요통이나 관절염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적당한 시간의 찜질은 질병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그나저나 콩알만한 자갈들을 보고 찜질부터 생각을 하다니 나도 이제 나이를 먹긴 먹었나보다. 뜨거운 자갈밭에 허리를 지졌을 때의 그 시원함을 상상하면서 흐뭇해하질 않나, 예전 같았으면 납작하고 평평한 돌을 골라 바다에 던지며 물수제비뜨느라 바빴을 텐데 몇 년 사이에 많이 달라진 것 같다. 하긴 이제는 어깨도 많이 약해졌고 무엇보다 귀찮다. 물수제비를 보며 박수를 쳐줄 애인이라도 있다면 모를까 당분간 무언가를 던질 일은 없을 것 같다.


인천 옹진군 백령도 콩돌해변 2011, ⓒ Reignman

해변 옆에 자리 잡은 포장마차에서 먹거리 등을 팔고 있다.


인천 옹진군 백령도 콩돌해변 2011, ⓒ Reignman

돌멩이를 고르고 있는 아주머니들.
아주머니들은 자갈밭에 누워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100% 오리지널 돌침대가 따로 없어 보인다.


인천 옹진군 백령도 콩돌해변 2011, ⓒ Reignman

갈매기들도 옹기종기 모여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인천 옹진군 백령도 콩돌해변 2011, ⓒ Reignman

작고 귀여운 돌멩이들이 모여 거대한 해변을 이루고 있다.
누구나 한두 개씩 챙겨 간다는 콩돌해변의 무료 기념품이다.


인천 옹진군 백령도 콩돌해변 2011, ⓒ Reignman

인천 옹진군 백령도 콩돌해변 2011, ⓒ Reignman


"콩돌이 전부는 아니라구!"

앞서 나는 콩돌해변의 독특한 풍경을 바라보고, 바닥에 깔린 콩알만한 돌멩이들을 만져도 보고, 자갈밭 사이로 빠지는 파도 소리를 듣는 것이 콩돌해변의 3단 매력이라 말했다. 하지만 콩돌해변이라고 해서 콩돌이 전부는 아니다. 가까운 바다 한가운데 서 있는 촛대바위를 비롯한 독특한 모양의 바위들과 해변 옆쪽으로 길게 늘어서 있는 기암괴석들이 콩돌해변의 풍경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자갈밭에 자리를 잡고 앉아 돌멩이 몇 개를 집어 주물럭거리며 멋진 풍경을 감상하다 보면 이건 뭐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참고로 돌멩이를 만지작거리면 지압도 되고 좋다. 어르신들이 호두 2개를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서 수시로 만지작거리며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나는 왜 아까부터 이런 이야기를 하는 걸까? 아직 30대의 건장한 청년인데 자꾸 이런 말을 하니까 너무 늙어 보인다. 앞으로는 자제해야겠다. 어쨌든 짧은 시간이나마 콩돌해변을 둘러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 같다. 지금도 콩돌해변의 독특한 풍경과 맑고 깨끗한 파도소리가 눈과 귀에 선하다.


인천 옹진군 백령도 콩돌해변 2011, ⓒ Reignman

인천 옹진군 백령도 콩돌해변 2011, ⓒ Reignman

인천 옹진군 백령도 콩돌해변 2011, ⓒ Reign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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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맨 Reign [rein] = 통치, 지배; 군림하다, 지배하다, 세력을 떨치다 여행과 사진, 그리고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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