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캐나다다!" 캐나다여행 첫날이다. 밴쿠버에서 퀘벡까지 이어지는 일정을 위해 오랜 시간 비행기를 타고 도착한 곳은 다름 아닌 밴쿠버 국제공항. 밴쿠버 공항을 통해 캐나다에 처음으로 발을 내디뎠다. 제 시간에 수화물이 도착하지 않아 첫날부터 나름 마음고생을 한 에피소드도 있었지만 여행 첫날의 설렘과 흥분으로 인하여 벅차오르는 가슴을 누르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또 다른 에피소드를 소개할까 한다. 천사처럼 등장한 어느 멋쟁이 신사에 대한 이야기와 거리의 악마에게 심한 욕설을 듣고 Fuck You까지 얻어맞은 스펙터클한 이야기이다. 나는 그들을 '땡큐형'과 '뻑큐형'이라 부른다. |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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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서 시내로 이동하기!"
밴쿠버 공항을 나서자마자 다운타운까지 이동하기 위해 캐나다 라인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캐나다라인은 밴쿠버의 대표적인 교통수단인 스카이 트레인의 노선 중 하나이다. 우리나라의 공항철도와 비슷한 교통수단이라고 보면 되겠다. 하지만 스카이트레인에는 개찰구가 없으며, 무인 시스템으로 운행된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양심에 따라 무임승차를 할 수도 있다. 물론 무임승차는 금물! 얼마 되지도 않는 차비를 아끼겠다고 표를 사지 않았다가는 200불이라는 거액의 벌금을 물게 된다. 공항에서 다운타운까지 가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바깥 풍경을 바라보며 25분만에 시내로 갈 수 있는 스카이트레인을 선택했다. 무인 발매기에서 8.75$에 데이패스를 구입했으며 신용카드로 결제했다. 목적지에 따라 티켓의 가격은 달라진다. 공항에서 시내로 이동하는 방법을 좀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아래 팁박스를 참고하도록 하자.
Tip.
밴쿠버의 공공 교통은 트랜스링크가 운영한다. 스카이트레인과 버스는 정해진 시간 안에 환승이 되기 때문에 여행객들이 이용하기에 가장
편리하고 경제적인 교통수단이 된다. 사실 가장 편리한 방법은 택시와 리무진이지만 비싼 요금과 팁 또한 별도로 내야한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3명 이상이 함께 움직인다면 택시를 이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한국의 리무진버스와 비슷한 에어포터의 경우에는 다운타운의 주요 호텔에 정차하기 때문에 호텔까지 편리하게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스카이트레인에 비해 요금이 비싸고, 자신이 예약한 호텔을 거치지 않을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시내버스의 경우에는 가장 저렴한 요금으로 이동할 수 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고 환승을 많이 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결론! 스카이 트레인이 짱이다. |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아쉽기만 했던 밴쿠버여행의 첫날!" 스카이 트레인이 어느덧 밴쿠버 시티센터역에 도착했다. 예약해 놓은 호텔이 스탠리파크 쪽이라 밴쿠버 시티센터역에서는 다소 거리가 있기는 했지만 사진을 찍으며 밴쿠버를 느끼고 싶어 천천히 걸었다. 얼마 후 호텔에 도착하여 체크인을 하고 짐을 풀었다. 그리고 아주 약간의 휴식을 취한 뒤 다시 거리로 나섰다. 호텔 근처 스타벅스에 들러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캐나다 플레이스'와 '개스타운' 등 주요 관광지역을 돌며 밴쿠버에서의 첫날을 마무리했다. 사실 여행 첫날의 하루는 무척이나 짧게 느껴졌다. 여행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시각이 오후였고 또, 여행용 캐리어를 분실하는 바람에 많은 시간을 낭비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밴쿠버에서의 첫날은 특별한 이야깃거리가 별로 없다. 그러나 이튿날 새벽에 분실했던 여행용 캐리어가 무사히 호텔에 도착했고, 너무 기쁜 나머지 잠이 오지 않아 새벽 3시부터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 그만큼 긴 하루를 보냈으며 재미있는 에피소드와 추억도 많이 만들었던 것 같다. |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에피소드 하나, 천사를 만나다" 새벽 3시에 잠에서 깬 나는 대충 준비를 하고 거리로 나섰다. 조금 걷다 보니 어느 순간 일출이 시작되었다. 캐나다는 한국에 비해 해가 빨리 뜨고 늦게 지는데, 이는 캐나다를 여행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 중에 하나였다. 어쨌든 적막하면서도 생기가 넘치는 밴쿠버의 아침 풍경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새벽 4시에도 많은 사람들이 조깅과 산책을 하며 하루를 시작하는 모습은 매우 신선했다. 한국은 새벽에 운동을 나가면 어르신들밖에 볼 수 없는데 캐나다는 젊은 사람들이 운동하는 모습도 쉽사리 볼 수 있었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밴쿠버의 아침 풍경을 스케치한 나는 7시가 다 되어서야 호텔로 돌아왔다. 함께 여행을 하는 악랄가츠는 여전히 숙면을 취하고 있었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 욕조에 따뜻한 물을 받았다. 이윽고 쌀쌀했던 아침 날씨에 얼어 버린 몸을 반쯤 담그고 반신욕을 시작했다. 그렇게 나는 최고의 컨디션으로 밴쿠버여행의 두 번째 날을 맞이했다.
레인맨 : 가츠님! 일어나요! 벌써 오후 2시임!
가츠 : 벌떡! 간단한 거짓말로 악랄가츠의 아침잠을 달아나게 만들었다. 모든 준비를 마친 우리는 가까운 스카이 트레인역을 찾았다. 그리고 다음 일정을 위해 벽에 붙어 있는 노선도를 확인했다. 서울의 지하철에 비하면 완전 심플한 노선이었지만 캐나다에 도착한지 이틀째라 아직 적응이 덜 된 상황에서 노선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바로 그때 콧수염을 멋있게 기른 한 중년 남성이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얘들아, 이 아저씨가 데려다 줄게!" 노선도를 보며 머뭇거리고 있는 동양인 여행자를 발견한 땡큐형은 우리의 목적지가 자신과 같은 방향이라며 몸소 가이드 역할을 자청했다. 그러나 땡큐형은 우리와 함께 내려 끝까지 안내를 해 주고 난 뒤 다음 열차를 기다렸다. 지팡이를 짚고 다니는 모습에서 거동이 불편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지만 낯선 이방인을 안내하는 것이 땡큐형에게는 그저 즐거운 일이었던 것 같다. 표정만 봐도 느낄 수 있었다. 그런 점에서 땡큐형에게 천사라는 호칭은 절대 아깝지 않아 보인다.
레인맨 : 아저씨, 정말 감사합니다.
땡큐형 : 하하, 유어 웰컴! 유어 웰컴! 너무나도 친절한 땡큐형의 모습에 감동한 나머지 인사를 하고 한국에서 준비해 간 열쇠고리를 선물로 주었다. 그리고 인상 좋은 땡큐형의 모습을 추억하기 위해 기념사진도 찍었다.
레인맨 : 근데 땡큐형이 왜 자꾸 캐나다를 연발하는 거에요?
가츠 : 사진 찍는 게 어색해서 그런가 봐요. ㅎㅎ 나도 다음에 써먹어야겠다. 캐나다~ 하하~ 캐나다~ 하하~ |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악랄가츠
친절하고 매너 좋은 땡큐형의 안내 덕분에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리고 한층 더 상큼해진 기분으로 여행을 시작할 수 있었다.
그렇게 밴쿠버를 누비며 찍은 사진을 몇 장 공개한다.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이 청년을 약 1시간 후 캐나다 플레이스에서 다시 만날 수 있었다. 그때 서로를 바라보며 어찌나 신기해 했던지...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작업을 하고 있는 인부의 모습을 올려다 보니 아찔하기 그지 없다.
BC 플레이스 스타디움은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의 개회식과 폐회식이 열린 장소이며, 김연아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한 장소이기도 하다.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NHL 아이스하키 팀인 밴쿠버 캐넉스의 홈구장이며,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당시 아이스하키 경기가 펼쳐진 곳이기도 하다.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삼기빌딩은 세계에서 가장 날씬한 상업용 건물로 기네스북에 등재되어 있다.
어렵게 찾은 빌딩이었지만 실제 모습은 그렇게 큰 감동을 주지 못했다.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에피소드 둘, 악마를 만나다!" 밴쿠버에서의 둘째 날에는 천사 뿐만 아니라 악마도 만날 수 있었다. 반신욕, 그리고 땡큐형의 친절함과 덕분에 최상의 컨디션과 괜찮은 기분으로 여행을 하던 중 어디선가 악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뻑큐형 : F가 어쩌고! 마더가 어쩌고! 썬오브가 어쩌고! 비치가 어쩌고! 애솔이 어쩌고!
코미디 배우 잭 블랙을 연상케 하는 비주얼의 뻑큐형은 갑자기 나와 악랄가츠를 향해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 디테일한 내용까지 알 수는 없었지만 그는 분명히 욕을 하고 있었다. 매우 유려한 플로우와 함께 라임까지 맞추어 가며 자유자재로 퍼부어 대는 그의 욕설은 마치 갱스터랩 같았다.
레인맨 : 저 새끼 뭐죠?
가츠 : 돌+아이? 영화나 드라마 혹은 인터넷 동영상에서 아무 이유없이 욕을 하는 거리의 남성을 본 적은 있지만 직접 욕을 먹어 보니 무척 황당했다. 약간 화가 나기도 했지만 마침 컨디션과 기분이 좋았기 때문에 뻑큐형을 지켜보는 것도 나름 재미가 있었다. |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아니 저것은!" 뻑큐형은 가운데 손가락을 세우며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Fuck You'를 연발했다. 물론 나 또한 뻑큐형이 날린 'Fuck You' 선물을 감사히 받았다.
뻑큐형 : 박규!
레인맨 : 아니, 이봐! 내 이름은 박규가 아니라 인맨이라구! 그런데 뻑큐형은 모든 사람들에게 'Fuck You'를 날리지는 않았다. 뻑큐형은 나름 개념이 있는 돌+아이였으며 목숨을 담보로 하면서까지 'Fuck You'를 날리는 무모한 짓은 하지 않았다. 이는 끝도 없이 욕설을 퍼붓고 'Fuck You'를 날리던 뻑큐형이 갑자기 조용해진 순간 알게 된 사실이었다. |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사람을 가려 가며 욕설을 퍼붓는 뻑큐형의 스마트한 모습은 참으로 감동적이었다.
또한 자신보다 강해 보이는 사람들 앞에서만 '침묵은 금이다'의 미덕을 실천하는 뻑큐형은 이 시대의 진정한 야인이었다.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쌍뻑큐 작렬!" 오토바이 형님들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진 것을 확인한 뻑큐형은 그동안 재충전을 재대로 했는지 이번에는 유학생으로 보이는 세 명의 동양인 여성에게 쌍뻑큐를 작렬하였다. 정말 놀라운 스킬이었다. 뻑큐형의 스킬은 점점 다양해졌다.
레인맨 : 이러다 발가락까지 동원하겠는데?
가츠 : 저 형 뭔가 매력이 있어. ㄷㄷㄷㄷ 그러나 뻑큐형의 퍼포먼스는 거기까지였다. 주위를 둘러본 뻑큐형은 갑자기 자리를 벗어나기 시작했다. 앞서 말했듯이 뻑큐형은 그냥 돌+아이가 아니다. 나름 개념이 있고 지극히 계산적인 사람이다. |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뻑큐형이 자리를 벗어난 이유는 바로 이 아저씨 때문이다. 보안요원으로 보이는 아저씨가 뻑큐형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를 했기 때문에
스마트한 뻑큐형은 자리를 뜰 수 밖에 없었다. 보안요원 아저씨의 투지도 대단했다. 도망가는 뻑큐형을 끝까지 쫓아가며 경찰에게
실시간으로 위치를 보고했으니 말이다. 워낙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뻑큐형과 보안요원 아저씨를 끝까지 추격하는 것은 무리였다. 다음 일정이 있고, 재미있는 구경도 충분히 했으니 더 이상 그들을 쫓아가지 않기로 했다. 아무튼 밴쿠버여행의 둘째 날은 첫날에 비해 매우 재미있고 스펙터클한 일들이 많이 있었던 것 같다. 밴쿠버에서 만난 천사와 악마를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나는 그들을 '땡큐형'과 '뻑큐형'이라 부른다. |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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