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지배하다



음식남녀 (飮食男女, 1994)

영화를 보면서 맛있다는 느낌을 받기 위해서는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영화를 보는 것과 맛있는 음식이 등장하는 영화를 보는 것, 이렇게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음식이나 요리를 소재로 하여 만들어진 영화는 많습니다. 요리영화에 등장하는 화려하면서도 맛있어 보이는 음식과 긴장감 넘치는 요리 대결은 영화의 볼거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줍니다.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거나 맛있는 음식은 꼭 먹어야 직성이 풀리는 미식가들만 요리영화를 좋아하는 것은 아닙니다. 음식과 요리라는 소재는 누구에게나 친근하고 쉬운 소재가 되니까요. 그럼 맛있는 음식영화 속으로 한번 빠져 볼까요.


줄리 & 줄리아


작년 한 해동안 많은 영화를 봤지만 가장 맛있었던 영화를 하나만 꼽으라고 한다면 주저없이 '줄리 & 줄리아'를 꼽겠습니다. 이 영화가 요리를 소재로 하고 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메릴 스트립의 맛깔스러운 연기가 가장 큰 이유가 될 것 같습니다. 실존 인물인 줄리아 차일드의 영상을 본 적이 있는데, 메릴 스트립이 얼마나 연기를 잘 했는지 실감하게 되더군요. '줄리 & 줄리아'는 단순한 요리영화는 아닙니다. 요리와 책, 블로그, 그리고 두 주인공의 교감을 그린 영화이고 그 완성도가 상당히 높습니다. 아직 이 영화를 보지 않은 분들이 있다면 진심으로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아마 영화를 보고 나면 이런 생각을 하게 될겁니다. '아, 이 영화 안봤으면 후회할 뻔했네...'



식객: 김치전쟁


만화가 허영만 선생의 원작을 스크린으로 옮긴 '식객: 김치전쟁'은 얼마전 개봉하여 현재 상영중인 영화입니다. 식객은 이미 드라마와 영화로도 만들어져서 큰 인기를 끌었었는데 다시한번 영화로 만들어진 것이죠. 이번에는 김치라는 주제를 가지고 요리대결을 펼치는 내용을 그리고 있습니다. 저는 이 영화를 아주 재밌게 봤습니다. 화려한 요리쇼를 보여주는 것에만 급급한 영화는 아니었거든요. 어머니라는 존재와 가족애에 대한 가슴 찡한 이야기가 가미돼 있어서 감동까지 얻을 수 잇었던 것 같습니다. '식객: 김치전쟁'은 2월 12일, 바로 내일이죠. 뉴욕과 시카고, LA 등 미국의 20여 개 주요도시에서 개봉하게 됩니다. 현재 상영중인 한국영화가 미국에서 동시에 상영되는 것은 이번이 최초입니다. 아무쪼록 우리영화와 우리의 자랑스런 음식인 김치를 더욱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


2009년 12월 17일, '아바타'를 봤습니다. 일산에 위치한 극장에서 아이맥스 3D로 '아바타'를 보는데 독특한 제목의 애니메이션 하나가 예고편에 등장을 하더군요. 바로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이었습니다. 아주 잠깐이었지만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의 영상은 환상적이었습니다. '아바타'의 놀라운 영상에 묻힐만도 한데 2달이나 지난 지금 이 시점에서 돌이켜보더라도 생생한 기억으로 남아있을 정도입니다. 이 영화는 아무래도 2D보다는 3D로 감상을 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식객: 김치전쟁'도 전체관람가 영화이지만 아이들과 함께 즐기는 영화로는 역시 애니메이션만한 것이 없겠죠. 그런 의미에서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은 정말 좋은 가족 애니메이션이 될 것 같습니다.


남극의 쉐프


이번에 소개해 드릴 영화는 '남극의 쉐프'라는 일본영화인데요. 바로 오늘 개봉을 하는 따끈따끈한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실제 남극관측 대원으로서 조리를 담당했던 니시무라 준의 에세이 '재미있는 남극요리인'을 영화화화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에세이만큼이나 유쾌하고 재밌는 코미디가 예상되는 영화입니다. '남극의 쉐프' 속 음식들은 '카모메 식당' 등의 영화에서 음식들을 담당했던 이이지마 나오미라는 푸드스타일리스트의 손끝에서 탄생됐다고 합니다. '카모메 식당'의 아기자기하고 정갈한 음식들이 이번 영화에서도 빛을 발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금옥만당


다음으로 소개해 드릴 작품은 추억의 영화가 되어버린 명작 '금옥만당'입니다. 아주 예전에 TV를 통해서 정말 재밌게 본 기억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홍콩영화의 인기가 정말 대단했죠. 헐리웃 영화보다 인기가 더 많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홍콩영화들은 성룡식 무술영화나 주윤발식 느와르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무술, 액션, 느와르가 홍콩영화의 전부였죠. '금옥만당' 역시 무술이나 액션이 자주 등장하긴 하지만 요리 대결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만들어진 영화이니 만큼 다른 홍콩영화들과는 확실히 차별화를 느낄 수 있었던 영화였습니다. 서극 감독 특유의 코미디가 영화에 잘 묻어나 있고, 故장국영의 사랑스러운 연기를 감상할 수 있었던 '금옥만당', 요즘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사랑의 레시피


마지막으로 소개해 드릴 작품은 바로 '사랑의 레시피'입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로맨틱 코미디라고 생각하기에는 너무나도 잘 만들어진 작품인데요. '샤인'이라는 명작을 탄생시킨 스콧 힉스 감독의 연출력과 케서린 제타 존스, 아론 에크하트의 진정성이 느껴지는 연기가 돋보였던 좋은 작품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제목에 등장하는 사랑과 레시피란 단어를 보면 이 영화가 로맨스 영화인 동시에 요리 영화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거기에 아비게일 브레스린(명품 아역이죠)의 출연으로 가슴 뭉클한 모녀간의 사랑 또한 느낄 수 있는 영화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본지 2년도 넘은 거 같지만 절대 잊혀지지 않는 대사 하나가 있습니다. 요리에 대한 대사이긴 하지만 그 의미가 요리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더욱 와닿았던 바로 그 대사...
'요리사는 항상 잘 먹어야 합니다. 배가 고프면 맛에 관대해지니까요.'




▲ 추천을 누르면 자다가도 음식이 생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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