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찬(盛饌)같은 영화
영화 <식객: 김치전쟁(이하 식객)>은 주인공 성찬의 이름처럼 풍성하게 잘 차려진 영화다. 만화를 이용한 개성 넘치고 재밌는 오프닝 크레딧으로 시작하여 따뜻한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짓는 전형적인 가족영화라고 볼 수 있다. 내용도 가족애, 특히 어머니의 사랑을 절실히 느낄 수 있는 내용이기 때문에 아이들도 함께 (전체관람가) 즐길 수 있는, 건전하고 유쾌한 가족영화로 손색이 없어 보인다. 김강우, 임원희, 이하나가 출연했던 <식객>이나 드라마 <식객>이 이미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었기 때문에 <식객>이 가졌을 부담감은 매우 컸을 것이다. 드라마는 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최소한 <식객> 1편보다는 잘 만들어진 것 같다. 1편에 비해 코미디보다는 감동모드에 집중하고 있는 것도 좋아 보이고, 무엇보다 김치를 주력으로 소개하고 있다는 것이 필자가 느끼는 가장 큰 경쟁력이다. <식객>은 2월 12일 뉴욕, 시카고, LA 등 미국의 20여 개 주요도시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현재 상영중인 한국영화가 미국에서 동시에 상영되는 것은 이번이 최초라고 한다. 극초반에 한국의 대통령과 일본총리의 만찬을 통해 한국의 김치를 일본의 기무치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오해를 지적한 것도 그렇고 우리의 대표음식인 김치를 영화라는 매체를 통하여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은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한류라는 신드롬이 한창인 요즘 우리의 김치도 한류를 타고 널리 퍼져 나갔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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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허영만 선생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는 작품으로 요리, 그중에서도 김치를 소재로 하고 있는 영화다. 하지만 요리는 말 그대로 소재일뿐, 가족애와 어머니의 사랑을 주제로 다루고 있다. 이 영화에는 세 명의 어머니가 등장하고 있다. 바로 장은(김정은)의 어머니 이보희와 성찬(진구)의 어미니 추자현, 그리고 여상(성지루)의 어머니 김영옥이다. 세 명의 어머니는 이 영화가 주는 감동의 전부를 책임지고 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따뜻하고 존경스러운 존재였고, 그들을 대신한 배우들의 연기도 아주 좋았다. 그 중에서도 최근 '할미넴'이라는 수식어까지 만들어 내며 네티즌들 사이에서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는 김영옥 선생이 등장하는 시퀀스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분량은 그렇게 많지 않지만 성지루와 함께 모자지간으로 등장하여 가슴 뭉클한 감동을 선사해 주었다. 평소에 욕쟁이 할머니의 이미지가 강한 배우지만 이 영화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자상하고 따뜻한 어머니의 모습을 보여 주며 많은 관객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아들역을 맡은 성지루의 연기도 참 좋았고, 이보희와 추자현이 연기한 어머니도 감동을 주기에는 충분했다. <식객>을 보기 바로 전날 봤던 <하모니>는 눈물과 감동을 강요하기에만 급급했던, 절제의 미학이 필요한 신파극이었으나 <식객>은 비교적 자연스럽게 감동을 선사해 준 것 같다. 그저 요리영화이겠거니 하고 극장을 찾았던 필자에게 전혀 생각하고 있지 못했던 이야기가 등장해 감동이 더 컸던 것 같기도 하다. 암튼 세 명의 어머니가 만들어 내는 감동은 관객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해주기에 충분한 것 같다. 전체관람가 영화이니 아이들도 따뜻한 가족애와 어머니의 사랑이 주는 교훈과 감동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맛있는 요리의 향연을 감상하는 것은 덤.
덧) 어머니란 존재는 소금과도 같다. <식객>에 나오는 대사를 빌려 표현하자면 소금은 모든 요리의 기본이 되는 재료이며 자신의 몸을 녹여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낸다. 어머니 역시 자식을 위한 당신의 희생을 서슴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어머니는 소금과 같은 존재가 아닐까란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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