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지배하다






Movie Info

필자는 리뷰를 쓸 때마다 영화의 기초적인 정보를 이야기 하곤 하는데 <닌자 어쌔신>에 대한 정보는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헐리웃 메인 스트림 영화에 원탑으로 출연하는 첫 한국 배우가 비라는 것도, 이 영화의 제작자가 <매트릭스> 시리즈를 연출했던 워쇼스키 형제라는 것도 모르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암튼 이 영화는 워쇼스키 형제와 조엘 실버가 꽤나 오랫동안 준비한 작품이다. 조엘 실버는 그동안 수많은 흥행 대작들을 제작한 마이다스의 손이다. 그가 제작 했던 작품들의 목록을 보면 왜 그를 '마이다스의 손'이라고 부르는지 바로 알 수 있다.

<닌자 어쌔신>은 국내에서 개봉하자마자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흥행몰이에 나섰다. 북미 박스오피스에서도 개봉영화중에서는 1위를, 종합 순위에서는 4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닌자 어쌔신>은 미국에서 2503개의 극장에서 개봉을 했는데, 박스오피스 상위 7개의 영화 중 유일하게 3000개 미만의 극장 개봉작이다. 게다가 유일한 R등급이라 개봉관 수와 등급의 핸디캡을 완벽하게 극복했다고 볼 수 있다. 현재 <다크 나이트>의 첫 주 흥행기록을 깬 <뉴 문>과 산드라 블록이 호연을 펼친 영화 <블라인드 사이드>, 여전히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2012>등의 영화와 경쟁을 펼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제작비와 유명배우 없이 만들어진 <닌자 어쌔신>이 이루어 낸 쾌거라고도 볼 수 있다. 참고로 <닌자 어쌔신>의 제작비는 4000만 불 정도로 알려져 있다. 배우들 개런티비용이 적어서인지 생각보다는 제작비가 적은 것 같다. 그리고 마케팅 비용을 포함하면 1억 달러 정도 된다고 한다. 암튼 앞으로 얼마나 더 흥행을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가 많이 된다. 더불어 비의 활약도 기대를 해 본다.                                                                                                           -2009.11.27-

ⓒ Warner Bros.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제법 고어

<닌자 어쌔신>은 제법 강한 고어영화다. 인트로부터 굉장히 충격적인 장면들로 시작하는데 얼굴이 두 동강나고 사지가 잘려 나가며, 엄청난 양의 피를 쏟아 낸다. 시쳇말로 시작부터 똥줄 태우는 영화다. 잔인한 영화를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는 보기 꺼려지는 영화가 될 것 같다. 평소 잔인한 장면을 즐기는 필자에게도 제법 강하다는 느낌을 주었으니 고어영화에 대한 내공이 부족한 관객들은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할 것이다. 보통 고어영화하면 일본영화나 공포영화, 좀비영화 등을 떠올리게 되는데 <닌자 어쌔신>은 어떻게 보면 쿠엔틴 타란티노식 고어영화라고 볼 수도 있다. 타란티노는 잔인함을 통쾌함으로 승화시키는 마법을 부리는 마법사다. 제임스 맥티그가 타란티노만큼의 능력을 보유한 감독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마법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마술은 부릴 줄 아는 마술사인 것 같다.

영화 <매트릭스>의 특수효과가 <닌자 어쌔신>에 고스란히 재현되고 있다. 수백개의 표창이 날아 다니는 현란한 영상과 속도의 빠르기를 조절할 줄 아는 카메라의 움직임, 현실감 넘치는 음향효과 등을 보고 들으며 <매트릭스>의 영광이 재현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이거 오스카 시각효과상이나 음향효과상을 받을지도 모르겠다. 오스카가 무리라면 최소한 젊은 영화 마니아들의 취향을 반영하는 파격적인 성격의 영화제인 'MTV영화제'에서는 아주 환영받을 만한 작품인 것 같다.

ⓒ Warner Bros.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비의, 비에 의한, 비를 위한

서양인들은 가장 먼저 생각나는 동양인 배우하면 이소룡이나 성룡을 꼽을 것 같다. 주윤발, 이연결 등의 배우가 그 뒤를 이을 것이고... 양조위같은 배우가 있긴 하나 헐리웃에서는 아직까지 아시아 영화=액션영화라는 공식이 지배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닌자 어쌔신>의 비는 서양인들에게 아무런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질 것 같다. 만약 비가 멜로나 드라마에 출연했다면 엄청난 선입견을 동반한 시선으로 영화를 관람했을 것이고, 영화도 비도 외면받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행히 비는 기존 공식을 깨지 않으며 액션영화에 출연했고 결과는 점점 만족을 향해 치닫고 있다.

암튼 비는 살신성인의 성과를 이루었다. 고통스럽고 지루한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며 최고의 몸을 만들었고, 연습에 연습을 거듭한 끝에 훌륭한 액션을 선보였다. 액션연기를 제외한 부분에서는 필자가 비를 잘 아는 한국인이었기 때문에 느껴졌던 어색함은 분명히 존재했다. 솔직히 영어발음은 잘 모르겠지만(대사도 별로 없음) 너무 연기를 하려고 하는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간지 캐릭터 '라이조'를 완성시켰다. 특히 권투선수가 섀도우 복싱을 하는 것 처럼 나무 기둥을 세워 놓고 자기 혼자 섀도우 결투를 하는 장면에서는 간지 이상의 캐간지를 느꼈다. 잘 빠진 몸매와 울룩불룩 엠보싱의 멋진 근육을 선보이며 원맨쇼를 펼치는데 적절한 특수효과가 더해져서 동양무술의 매력을 마음껏 어필했다.



액션 to the 액션

<닌자 어쌔신>은 액션이 전부인 영화다. 러닝타임도 짧고 쓸데 없는 이야기는 전부다 잘라냈다. 그래서 영화를 보는 내내 지루함이란 건 한번도 느끼지 않았다. 하지만 아주 약간의 식상함은 느꼈다. 아무리 멋지고 화려한 액션이라 할지라도 계속 반복되다 보면 식상해질 수 밖에 없다. (<테이큰>이라는 액션영화를 봤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랄까... 리암 니슨이 납치당한 딸을 구하기 위해 범죄자들을 소탕하는 내용인데, 처음에는 아주 멋있다. 특수 요원출신이라 무술도 잘 하고 무기도 잘 다룬다. 그런데 계속 반복되는 비슷한 액션에 후반부에는 실소가 터져 나올 지경이었다. 실제로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관객들의 웃음소리를 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반복되는 액션에 더해지는 반복되는 회상 장면 또한 식상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물론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위한 장치였겠지만 그런 장치를 둘 만큼 탄탄한 시나리오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아주 약간의 식상함을 느끼던 와중 이번에는 좀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다. 결투를 펼치다 자신의 몸에 생긴 상처가 스스로 아무는 것이 아닌가. 이건 뭐 히어로즈도 아니고 족히 300바늘은 꿰매야 할 것 같은 상처가 알 수 없는 주문과 손놀림에 감쪽같이 아물어 버린다. 그리고 마지막 결투에서는 라이조(비)가 갑자기 스피드 레이서가 된다. 우사인 볼트의 100배쯤은 되어 보이는 스피드로 움직이는데, 바로 이런 부분에서 터트리라고 존재하는 것이 '실소'라는 것 같다. 멋있긴 했는데 너무 현실성이 없지 않았나 싶다. 그 정도의 능력자가 지금까지 왜 이런 고생을 했는가도 싶다. 그리고 담장은 또 왜 한번에 넘지 못하는지도 궁금하다. 암튼 <닌자 어쌔신>을 가지고 작품성을 운운하는 것은 좀 무리지만 액션의 완성도에 대해서는 꼭 한번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조만간 다시 한번 이 영화를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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