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지배하다




Movie Info

영화 <시크릿>, 차승원과 송윤아, 류승룡 주연에 박원상, 김인권, 정인기 등 연기 잘하는 조연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다. 영화 <추격자>의 촬영을 담당했던 이성제와 <범죄의 재구성>, <타짜>, <세븐 데이즈>, <해운대> 등의 영화에서 편집을 담당했던 신민경이 이 영화에 참여했다. <시크릿>의 연출을 맡은 윤재구 감독은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 영화 <세븐 데이즈>의 원작자이기도 하다. <세븐 데이즈>의 탄탄한 시나리오에서 전해지는 숨막히는 긴장감이 아직도 생생하게 느껴진다. 윤재구 감독은 <세븐 데이즈> 못지 않은 탄탄한 시나리오를 <시크릿>에서도 선보였다. 그 내용이 아주 흥미롭다. 주인공인 경찰, 살인사건 현장에서 발견되는 아내의 흔적, 살해당한 자의 친형은 악명 높은 조직의 보스, 그들의 쫓고 쫓기는 숨막히는 공방전... 아주 흥미로운 소재가 아닌가. 윤재구 감독은 이 흥미로운 소재를 탄탄한 시나리오로 구성했다. 하지만 그게 전부였다. 너무 작위적이고 과도한 설정으로 인해 좋은 시나리오가 다 망가져 버린 것 같다. 연출을 다른 사람에게 맡겼으면 좋았을 뻔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신연 감독이 이 영화의 연출을 맡았더라면 <세븐 데이즈> 이상의 스릴러 영화를 탄생시켰을 것 같기도 했다. 윤재구 감독은 아무래도 헐리웃 영화를 너무 많이 본 것 같다.

ⓒ 그린피쉬픽쳐스 / CJ엔터테인먼트. All rights reserved.

나쁜남자 류승룡

류승룡은 <시크릿>에서 악명 높은 조직의 보스인 '재칼' 역할을 맡았다. 재칼은 살인사건 피해자의 친형으로 동생의 복수를 위해 살인자를 뒤쫓는다. 뒤쫓는 과정에서 보여지는 그의 카리스마는 정말 놀라웠다. 한국영화에서는 그동안 보기 드물었던 개성 넘치는 악역이었다. 그의 썩은 미소를 볼 때면 어느샌가 위축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했다. 재칼에게 영화 <타짜>에서 김윤석이 연기했던 아귀와 비슷한 수준의 카리스마가 느껴졌다. 존 말코비치나 케빈 스페이시같이 똘끼가 느껴지는 악역이라기 보다 로버트 드니로같은 간지가 느껴지는 악역이었던 것 같다. 코믹한 이미지도 갖고 있지만 둘째 가라면 서러울 정도의 카리스마를 보유한 차승원도 류승용 앞에서는 기가 많이 죽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재칼은 전체적으로 영화에 잘 묻어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연출력과 영화가 캐릭터를 따라가지 못했다랄까, 암튼 류승룡은 대단한 연기를 보여주었지만 이것이 정말 연기를 잘 한것인지, 아니면 영화의 전체적인 흐름과 연출력까지 감안을 하는 것이 진짜 좋은 연기인지는 잘 모르겠다. 반면 차승원의 동료형사 역할로 출연한 박원상과 살인사건 용의자 중 한명이었던 김인권의 연기는 영화에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멋진 연기였다. 차승원과 송윤아에서는 기존의 작품에서 업그레이드 된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어색한 부분은 없었지만 특별히 인상적인 부분도 없었던, 그냥 무난한 연기를 펼친 것 같다. 작위적인 설정에 작위적인 연기를 펼쳐야만 했던 그들이 그저 안타까울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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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가 별로 궁금하지 않아

반전의 내용을 말하지 않지만 반전의 유무를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스포일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미안한 말이지만 <시크릿>에는 반전이 존재한다. 반전영화는 그 반전을 꺼내기 전까지 관객의 몰입을 극도로 유지시켜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시크릿>이 그 의무를 져버렸다고는 하지 않겠다. 하지만 그 의무를 충실히 수행했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18세관람가의 영화임에도 감독은 관객의 수준을 너무 무시한 것 같았다. 발 벗고 나선 감독의 지나친 친절이 문제였는데 배우, 음악, 회상, 카메라의 시선 등의 요소가 너무 과도하게 주입되면서 영화의 전체적인 흐름을 매우 부자연스럽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것이 앞에서 이야기한 작위적이고 과도한 설정과 연계되는 부분이다. 처음부터 패를 다 보여주고도 관객을 가지고 노는 영화 <추격자>와 비교해 보면 <시크릿>은 끝까지 패를 꽁꽁 숨기고도 그 패가 그닥 궁금하지 않도록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다. 심지어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는 중간에도 새로운 패를 꺼내지만 그 패가 별로 궁금하지 않았다. <시크릿>의 네이버 평점을 봤는데 매우 높다. 현재 8.60... 알바의 파워를 느끼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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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맨 Reign [rein] = 통치, 지배; 군림하다, 지배하다, 세력을 떨치다 여행과 사진, 그리고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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