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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킥>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 2011, ⓒ Reignman

<더 킥>의 예지원과 프라챠 핀카엡 감독이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지난 24일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영화 <더 킥>의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태권도를 소재로 한 액션영화 <더 킥>은 조재현, 예지원 등이 출연하고, 마샬아츠의 거장으로 통하는 태국의 프라챠 핀카엡 감독이 연출을 맡은 한국과 태국의 합작영화이다. 영화는 100% 태국 올 로케이션으로 촬영되었고, 태국 배우들과 태국어 대사도 많이 등장한다. 이날 시사회 및 간담회에는 조재현, 예지원, 나태주, 이관훈 등의 출연진과 프라챠 핀카엡 감독이 참석하여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한국판 옹박의 탄생?"

<더 킥>의 연출을 맡은 프라챠 핀카엡 감독은 <옹박> 시리즈를 통해 국내에도 잘 알려진 마샬아츠 영화의 거장이다. 그런 그가 태권도라는 우리나라의 국기를 가지고 우리나라 배우들과 함께 영화를 만들었으니 대단히 흥미롭고 또,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비록 토니 자라고 하는 불세출의 액션배우는 없지만 한국의 뉴페이스들이 그 역할을 대신한다. 특히 주인공 태양 역을 맡은 나태주는 대한민국 대표 태권도 시범단인 K타이거즈 소속으로 해외 곳곳에서 태권도 시범 고연을 펼치기도 했던 태권도의 고수다. 태양의 동생 태미 역을 맡은 태미 역시 마찬가지. 세계 태권도 선수권 대회에서 우승한 경력이 있는 실력파다.

<더 킥>의 악역 역시 만만치 않다. 태권 가족을 괴롭히는 악역을 맡은 이관훈은 직업 군인 출신으로 태권도와 합기도 등으로 단련된 배우이다. 그의 기나긴 다리에서 뻗어 나오는 발차기는 태권 가족들에게 큰 위협이 되고, 관객들에게는 시원한 볼거리가 된다. 한편 <더 킥>에는 태국 최고의 액션 여배우 지자 야닌도 등장을 하는데 청순한 외모 뒤에 엄청난 무에타이 실력을 숨기고 있는 그녀의 무술 실력을 보는 것도 <더 킥>의 새로운 볼거리가 될 것 같다. 이처럼 <더 킥>에는 태권도와 무술의 고수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액션 연기에서 만큼은 타의 추종의 불허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감정 연기에 있어서 만큼은 앞으로 보다 많은 연습과 경험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더 킥>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 2011, ⓒ Reignman

<더 킥>에서 아버지와 아들로 등장하는 조재현, 나태주.


"폭발의 미학이 통할 수 있을지!"

<더 킥> 시사회가 끝난 후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영화의 넘치는 에너지에 대한 부분이다. 태권 에너지가 넘치다 못해 아주 폭발한다. 시각적 효과와 그에 걸맞는 음향 효과가 더해져 보는 이들을 압도하고, 소소한 유머와 감동도 있다. 하지만 그게 전부, 화려한 액션이 영화의 주된 골격이 되기 때문에 볼거리는 차고 넘치지만 이야기는 매우 부실하다. 액션 일변도의 영화에서 탄탄한 플롯을 기대하는 것도 우습지만 이건 뭐 액션신으로 영화 전체를 도배하고 있다 보니 머리 또는 가슴으로 받아들일 만한 요소가 없다. 게다가 러닝타임이 그렇게 짧은 영화도 아니라 후반부로 갈수록 반복되는 액션에 싫증이 느껴지기도 한다.

물론 액션의 다양성을 위한 프라챠 핀카엡 감독의 이런저런 시도가 눈에 보이기는 한다. 춤과 무술을 접목시킨 액션이라든지 주방기구를 이용한 음악과 무술을 접목시킨 액션이라든지 프라챠 핀카엡 감독은 지속적으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싫증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액션의 완급 조절에 무리가 보였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스타일의 과잉이 <더 킥>의 가장 큰 무리수라는 생각이다. 제 아무리 화려하고 난이도 높은 액션이라 할지라도 반복되는 패턴에 완급 조절이 없다라고 한다면 뒤로 갈수록 지루해지는 것은 자명한 결과이다. 어쨌든 <더 킥>이 볼만한 오락영화인 것만은 확실하다. 시원시원한 액션 장면도 볼만하고 쌀쌀한 가을날 스크린에 펼쳐지는 태국의 따뜻한 풍경도 볼만하다. <돌려차기>, <클레멘타인>, <베스트 오브 더 베스트> 등 태권도를 소재로 한 영화는 그동안 종종 만들어진 바 있다. 하지만 작품성을 인정받고 흥행에 성공한 영화는 많지 않다. 과연 <더 킥>이 이러한 징크스를 격파할 수 있을지 조심스레 기대해본다.



ⓒ 방콕필름스튜디오 / 쇼박스㈜미디어플렉스.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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