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약 영화 속 주인공이 된다면? 아마 이런 상황은 누구나 한번쯤 꿈꾸어 보았을 것이다. 하늘을 날고 악당들을 무찌르는 슈퍼히어로가 되어 보는 것도 좋을 것이고, 슈퍼히어로를 출동하게 만드는 악당이 되어 보는 것도 뭐 나쁘지 않을 것이다. 여자라면 슬픈 멜로영화의 애잔한 여주인공이 되어 보는 것도 좋을 것이고, 그와 반대로 강력한 카리스마를 지닌 여장부가 되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상상만으로도 흐뭇해지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현실은 개털, 영화처럼 멋진 삶을 살고 싶지만 바쁜 일상에 치여 몸과 마음은 지쳐만 간다. 그리고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나는 여행을 떠난다. 여행을 하는 순간만큼은 여행이라는 제목의 영화 속 주인공이 될 수 있으니까. "까고 있네!" 까고 있는 게 아니라 정말 그렇다. 나는 언제나 영화와 같은 여행을 꿈꾼다. 그리고 영화 속으로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또한 여행과 영화를 모두 사랑하는 입장에서 둘은 참 비슷한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여행과 영화의 교집합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바로 이미지, 어차피 둘 다 이미지의 연속이다. 거기에 이미지를 접하면서 느껴지는 감성의 변화가 더해진다. 그런 점에서 여행은 곧 영화이며, 영화는 곧 여행이 된다. 적어도 나에게는... "까지 말라니까!" 까고 있는 게 아니라 정말 그렇다니까. 여행은 지루한 일상을 벗어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여행을 하다 보면 영화와 같은 일들이 눈앞에 펼쳐지기도 한다. 예컨대 여행을 통해 목격하게 되는 이색적이고 이국적인 풍경은 그 모습 자체로 영화의 이미지를 떠오르게 하고, 그 안에서 만난 사람들은 영화 속 캐릭터로 다가온다. 또한 여행을 하면서 겪게 되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은 영화를 구성하는 이야기와 같이 재미와 감동, 그리고 추억을 만들어 준다. 하다못해 해외여행을 하면 외국영화에서나 듣던 외국어를 직접 듣게 된다. 이건 좀 억지인가? |
Avenue of Stars, Tsim Sha Tsui, Kowloon, Hong Kong 2011, ⓒ Reignman
Avenue of Stars, Tsim Sha Tsui, Kowloon, Hong Kong 2011, ⓒ Reignman
Avenue of Stars, Tsim Sha Tsui, Kowloon, Hong Kong 2011, ⓒ Reignman
홍콩에 가면 스타의 거리(Avenue of Stars)라는 이름의 관광 명소를 발견할 수 있다. 지난 2004년 4월에 조성된 <스타의 거리>는 연인의 거리 동쪽에 위치한 인터컨티넨탈 호텔 앞에 조성된 약 400m 길이의 거리를 말하는데 홍콩영화와 관련된 상품들을 판매하는 것은 물론 영화와 관련된 조형물과 유명 영화인들의 핸드프린트 동판 및 동상 등이 설치되어 있어 매일같이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다. 미국 LA 헐리우드 스타의 거리의 홍콩 버전이라고 봐도 좋을 것 같다. 매년 4월 1일이면 2003년 4월 1일 그 화려했던 생을 마감한 장국영을 추모하는 기념식이 열린다. 추모행사가 있는 날이면 세계 각국의 팬들이 모여든다. 또한 <스타의 거리>는 양조위, 이소룡, 성룡, 장국영, 장만옥, 유덕화, 이연결, 양자경 등 홍콩이 배출한 세계적인 스타와 감독들의 손도장과 사인으로 바닥이 장식되어 있는데 하도 많은 사람들이 핸드프린트 동판에 손을 얹고 기념 촬영을 하다 보니 인기 스타의 동판은 반질반질 윤이 난다. 동판의 윤기를 통해 인기의 척도를 잴 수 있을 정도... "나도 영화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구!" 한편 <스타의 거리>에서는 영화 관련 조형물 앞에서 사진이나 영상을 찍으며 보다 구체적으로 영화 속 주인공의 기분을 느껴 볼 수 있다. 사실 영화와 같은 여행을 꿈꾼다는 둥 영화 속으로 여행을 떠난다는 둥 서두에 늘어놓은 이야기는 너무 추상적인 내용이었다. 하지만 <스타의 거리>를 찾은 사람들은 저마다 영화를 하나씩 만들어 각자의 영화 속에서 주인공이 되고 있었다.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스타의 거리>를 찾아 서로 배우와 감독이 되어 영화를 찍고 있었다. 나는 이미지 속에 들어가는 것보다 이미지를 만드는 것을 더 좋아하기 때문에 배우가 아닌 감독이 되어 나만의 영화를 만들었다. 그렇게 만든 영화를 공개한다. 홍콩 <스타의 거리>에서 담은 이미지로 구성된 영화의 제목은 <그들 각자의 영화관>. "응? 왠지 모르게 익숙한 제목인데?" |
Avenue of Stars, Tsim Sha Tsui, Kowloon, Hong Kong 2011, ⓒ Reignman
"잘 차려진 밥상에..."
"그건 영화 대사가 아니라 수상 소감이자나!"
Avenue of Stars, Tsim Sha Tsui, Kowloon, Hong Kong 2011, ⓒ Reignman
이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아 한참을 기다리고 나서야 촬영감독을 원샷으로 잡을 수 있었다.
Avenue of Stars, Tsim Sha Tsui, Kowloon, Hong Kong 2011, ⓒ Reignman
Avenue of Stars, Tsim Sha Tsui, Kowloon, Hong Kong 2011, ⓒ Reignman
<스타의 거리>는 홍콩야경의 종결자라 할 수 있는 '심포니 오브 라이트'를 감상 할 수 있는 명당이기도 하다.
심포니 오브 라이트(Symphony of Lights)는 매일 저녁 8시에 약 20분간 음향 효과와 함께 진행되는 레이저 쇼를 말한다.
Avenue of Stars, Tsim Sha Tsui, Kowloon, Hong Kong 2011, ⓒ Reignman
추억을 파는 가게.
Avenue of Stars, Tsim Sha Tsui, Kowloon, Hong Kong 2011, ⓒ Reignman
열심히 촬영하고 있으나 흥행은 과연?
Avenue of Stars, Tsim Sha Tsui, Kowloon, Hong Kong 2011, ⓒ Reignman
그렇다고 대박은 아니고 중소박 정도...
Avenue of Stars, Tsim Sha Tsui, Kowloon, Hong Kong 2011, ⓒ Reignman
<스타의 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Avenue of Stars, Tsim Sha Tsui, Kowloon, Hong Kong 2011, ⓒ Reignman
Jacky만 보고 대충 찍었는데 나중에 확인해 보니 이건 성룡이 아니라 장학우의 것이었다.
나의 무지가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게다가 성룡은 Jacky가 아니라 Jackie...
뭐 장학우도 유명한 배우니까... ㅎㅎ
"ㅜㅜ!"
Avenue of Stars, Tsim Sha Tsui, Kowloon, Hong Kong 2011, ⓒ Reignman
세계적인 스타인 만큼 동상 앞에서 인증샷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넘쳐 났다.
Avenue of Stars, Tsim Sha Tsui, Kowloon, Hong Kong 2011, ⓒ Reignman
Avenue of Stars, Tsim Sha Tsui, Kowloon, Hong Kong 2011, ⓒ Reignman
이렇게 낚시를 즐기는 현지인을 보는 것이 더 좋았다.
Avenue of Stars, Tsim Sha Tsui, Kowloon, Hong Kong 2011, ⓒ Reignman
덥고 습한 날씨에 <스타의 거리>를 구경하고 마시는 커피 한 잔의 맛은 역시 최고였다.
Avenue of Stars, Tsim Sha Tsui, Kowloon, Hong Kong 2011, ⓒ Reignman
홍콩은 역시 날씨가 아쉽다.
Avenue of Stars, Tsim Sha Tsui, Kowloon, Hong Kong 2011, ⓒ Reignman
일전에도 이야기 했지만 그에게 가까이 갔더니 내 카메라를 보고 미소를 보내 주었다.
Avenue of Stars, Tsim Sha Tsui, Kowloon, Hong Kong 2011, ⓒ Reignman
몸에 대한 자신감이 상당히 넘쳐 보였는데 내가 볼 땐 아주 겸손한 자세가 요구되는 몸이었다.
Avenue of Stars, Tsim Sha Tsui, Kowloon, Hong Kong 2011, ⓒ Reignman
Avenue of Stars, Tsim Sha Tsui, Kowloon, Hong Kong 2011, ⓒ Reignman
Avenue of Stars, Tsim Sha Tsui, Kowloon, Hong Kong 2011, ⓒ Reign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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