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지배하다





"사진과 카메라의 기로에 서서..."

DSLR의 세계에 빠져 사진을 찍기 시작하면 사진보다 장비에 대한 욕심을 많이 느끼곤 한다. 하지만 원하던 장비를 구입하고 난 뒤 결과물을 확인했을 때의 그 공허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그럴 때마다 사진 선배들은 누구나 겪게 되는 과정이라며 위로를 건넨다.

그런데 카메라 장비가 워낙 고가라는 것이 문제가 된다. 시쳇말로 '뽐뿌'가 오게 되면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까지 소비를 하게 되는데 이후 다가올 경제적인 허덕임은 앞서 언급한 공허함과 더해져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게 된다. 후회는 그렇게 시작된다.




"다양한 화각대의 렌즈를 사용해보는 것은 좋지만 장비병은 이제 그만"

필자 역시 한때는 사진보다 장비에 대한 욕심이 더 많았던 것 같다. 비싼 카메라 바디와 렌즈로 사진을 찍으면 더 좋은 사진이 나올 것 같다는 기대감, 하지만 그 기대감은 막상 결과물을 확인해 보았을 때 착각에 불과한 경우가 많았다. 사실 비싼 렌즈를 써보고 싶은 욕심은 있었지만 다행히 구매까지 이어진 경우는 없었다. 다만 다양한 화각대의 렌즈를 써보고 싶은 마음에 중고 렌즈를 사다가 충분히 사용해보고 다시 중고시장에 되파는 과정을 여러번 겪었을 뿐이다. 바디 역시 크롭바디를 사용하고 있지만 풀바디에 대한 욕심은 전혀 없다. 여하튼 그러한 과정을 몇 차례 겪고 나니 이제는 장비에 대한 관심이 사라지고 사진에 대한 크나큰 욕심만이 남게 되었다.

"과학의 힘으로 극복할 수 없는 예술의 선"

물론 장비가 좋으면 사진의 기술적인 부분이 나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기타리스트가 좋은 기타를 들었을 때 좋은 연주가 나오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겠는가. 허나 음악이든 사진이든 과학이 예술을 압도하지 못하는 선은 분명히 존재한다. 과학의 도움은 받을 수 있을지언정 예술은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다. 기술적으로 좋은 사진은 구분할 수 있지만 예술적으로 좋은 사진은 구분할 수 없다.



"내 사랑, 팔식이!"

위에 보이는 렌즈는 얼마 전 구입한 시그마의 준망원렌즈인 <SIGMA 85mm F1.4 DG HSM>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동안의 렌즈 뽐뿌를 일시에 소거해준 고마운 녀석이다. 필자는 현재 광각 줌렌즈와 표준 단렌즈, 망원 줌렌즈 등 사용하던 모든 렌즈를 정리하고 표준 줌렌즈와 <SIGMA 85mm F1.4 DG HSM>, 이렇게 두 개의 렌즈만을 사용하고 있다. 광각에서 표준까지 커버해주는 표준 줌렌즈에 부족한 망원을 채워 주는 <SIGMA 85mm F1.4 DG HSM>이 있으니 평소 사진 찍는 스타일에 한해서 다른 렌즈의 필요성을 더이상 느끼지 않고 있다.

'팔식이'라는 애칭을 갖고 있는 <SIGMA 85mm F1.4 DG HSM>은 시그마에서 작년에 새롭게 출시한 준망원 단렌즈이다. F1.4의 밝은 조리개 값과 인물촬영에 효과적인 85mm의 화각을 제공하며, 단렌즈만의 쨍한 화질을 선사해주기 때문에 인물사진을 촬영하는 데 효과적인 렌즈라고 볼 수 있다. 크롭바디에 장착시 128~136mm 정도의 화각이 나오기 때문에 좁은 실내에서 사용하기에 다소 무리가 따르기는 하지만 행사장을 자주 다니는 필자는 실내에서도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캐논 바디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처음에는 캐논 렌즈를 선택하려 했지만 가격과 성능을 모두 고려했을 때 팔식이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참고로 캐논의 85mm 렌즈에는 F1.2의 '만투'와 F1.8의 '애기만두'가 있다. 만투의 경우 최고의 화질과 배경날림을 보여주는 마력의 렌즈이기는 하지만 AF가 느리다는 단점과 240만원을 호가하는 가격이 너무 부담스럽다. 한편 애기만두의 경우 45만원 정도의 저렴한 가격대를 자랑하긴 하지만 성능에 있어서 아쉬운 부분이 많은 렌즈이다. 반면 110만원 정도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팔식이의 경우 가격과 성능, 조리개 값까지 캐논이 내놓은 두 렌즈의 중간 정도 되는 느낌이다. 그런데 팔식이 출시 후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는 제품 리뷰를 보았을 때 만투에 비해 성능이 그리 딸리지 않는다는 중론을 형성하고 있다. 130만원의 가격 차이에도 불구하고 성능마저 딸리지 않는다? 시그마에서 정말 좋은 렌즈를 내놓은 것 같다.


서울국제사진영상기자재전 P&I 조세희 2011, ⓒ Reignman

서울국제사진영상기자재전 P&I 조세희 2011, ⓒ Reignman

서울국제사진영상기자재전 P&I 장정은 2011, ⓒ Reignman

서울국제사진영상기자재전 P&I 주다하 2011, ⓒ Reignman

서울국제사진영상기자재전 P&I 육지혜 2011, ⓒ Reignman

서울국제사진영상기자재전 P&I 육지혜 2011, ⓒ Reignman

서울국제사진영상기자재전 P&I 한가은 2011, ⓒ Reignman

서울국제사진영상기자재전 P&I 송지나 2011, ⓒ Reignman

서울국제사진영상기자재전 P&I 방은영 2011, ⓒ Reignman

서울국제사진영상기자재전 P&I 송주경 2011, ⓒ Reignman

서울국제사진영상기자재전 P&I 최별이 2011, ⓒ Reignman

서울국제사진영상기자재전 P&I 2011, ⓒ Reignman

서울국제사진영상기자재전 P&I 민수아 2011, ⓒ Reignman

서울국제사진영상기자재전 P&I 민수아 2011, ⓒ Reignman


위에 보이는 모델 사진은 전부 <SIGMA 85mm F1.4 DG HSM>로 촬영한 샘플사진이다. 서울국제사진영상기자재전(Photo & Imaging 2011)이 열리고 있는 코엑스에 방문하여 팔식이를 열심히 테스트하고 왔다. 제품에 대한 리뷰와 사용기는 SLR클럽이나 기타 커뮤니티, 블로그 등에 충분히 쌓여 있으니 검색을 통해 확인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4월 초에 있었던 모터쇼도 그렇고 이번에 열린 P&I 2011도 그렇고, 요즘 인물사진 찍을 기회가 많아 참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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