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지배하다



안동전통한지, 경북 안동 2010, ⓒ Reignman

지난 주말에 안동과 봉화로 여행을 다녀오면서 안동의 전통한지를 체험했습니다.
한지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 과정을 살펴보고, 그렇게 만들어진 한지를 이용하여 명함 케이스도 직접 만들어보는
아주 유익하고 재미있는 체험이었는데요. 우리 고유의 멋과 얼이 담긴 전통한지에 관한 모든 것을 보고 느끼며 체험을 해보니
한지가 그냥 단순한 종이가 아니란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럼 한지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생산과정부터 한번 살펴보고 나름 열심히 만든 명함 케이스도 보여드리겠습니다.


안동전통한지, 경북 안동 2010, ⓒ Reignman

안동 하회마을 입구에 위치하고 있는 안동전통한지의 모습.
한지제작공장 및 한지전시판매장, 상설전시관, 안동한지공예관, 심우체험작품관, 안동한지전시관 등으로 구성된 이곳은
전통의 방식 그대로 한지를 만드는 곳이며 학생들에게는 학습의 장을, 관광객들에게는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관광명소입니다.


안동전통한지, 경북 안동 2010, ⓒ Reignman

한지는 닥나무로 만들어집니다.
주로 경북 예천, 의성, 주문진 등에서 자란 닥나무를 채취하여 가마솥에 넣고
물과 함께 10시간 정도 삶아서 벗긴 후 껍질을 건조시켜 '피닥'을 만듭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피닥'을 물속에 넣고 불린 후 칼로 표피를 제거하여 '백닥'을 만듭니다.
이 백닥이 여러가지 과정을 거쳐 한지로 탄생하게 되는데 그 과정은 따로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궁금하신 분은 안동한지 홈페이지를 방문해보세요. 한지생산과정이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습니다.

안동한지 생산과정 ☞ 보러가기


안동전통한지, 경북 안동 2010, ⓒ Reignman

티고르기에 한창인 어머니.
티고르기는 표백한 백닥을 깨끗한 물로 헹구면서 먼지나 불순물을 제거하는 작업입니다.
한지 생산과정을 보고 온 분들은 바로 아시겠죠?


안동전통한지, 경북 안동 2010, ⓒ Reignman


안동전통한지, 경북 안동 2010, ⓒ Reignman

티고르기가 끝난 백닥을 넓은 돌판 위에 올려놓고 닥나무 방망이로 두들겨 짓이겨 줍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닥죽'을 깨끗한 물에 걸러내는 과정을 보고 계신 건데요.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종이의 모양새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그전까지는 이게 어떻게 종이가 될까, 뭐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종이의 모양새가 나오는 걸 보니 신기하더군요. ㅎㅎ


안동전통한지, 경북 안동 2010, ⓒ Reignman

건조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한 장씩 떼어낸 한지를 열판에 붙여서 건조시키는 모습입니다.
한지를 뜨거운 열판에 올리면 새하얀 연기를 뿜어내며 건조가 되는데 그 모습이 마치 세탁소를 연상케 합니다.


안동전통한지, 경북 안동 2010, ⓒ Reignman

한지로 만들어진 완성품들. 전시관과 공예관을 둘러보며 한지로 만들어진 생산품들을 감상하는데
정말 다채로운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한지의 쓰임새가 정말 다양하더라고요.
벽지, 책표지, 포장지, 공예품, 서예, 그림, 도배, 의류 등 수많은 곳에 한지가 쓰여지고 있었습니다.


안동전통한지, 경북 안동 2010, ⓒ Reignman

이제 명함 케이스를 만들어 보는 시간입니다.
완성된 케이스에 한지를 바르는 것이 전부인 작업이지만 이게 생각보다 만만치 않습니다.
디테일에 목숨을 걸어야 합니다.


안동전통한지, 경북 안동 2010, ⓒ Reignman

그렇게 완성된 명함함. 어떤가요? 예쁘죠?
사실 모든 한지는 제가 직접 발랐지만 무늬를 붙이는 과정은 전문가의 도움을 좀 받았습니다.
어쨌든 의미 있는 명함 케이스, 애지중지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안동전통한지, 경북 안동 2010, ⓒ Reignman

한지 체험을 끝내고 나니 어느덧 하루가 저물어 갑니다.
여행 첫날밤을 그냥 보내기 아쉬워 하는 여행자들을 위해 반가운 손님들이 찾아왔습니다.
안동의 고택에서는 야간 고가음악회 공연이 정기적으로 열리고 있습니다.
깊어가는 겨울밤, 오래된 전통 가옥에서 아름다운 소리와 음악을 듣고,
재미있는 공연을 감상하는 일은 평생 추억으로 남을 정도로 깊은 정취가 느껴집니다.
 대금 소리가 흐르는 가운데 뜨거운 고구마를 호호 불어가며 먹는 것도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됩니다.



고쟁 연주자 오신영씨와 5인조 남성중창단 소울.

가야금과 비슷한 느낌의 고쟁 연주에는 감동이 있고, 유쾌한 네 남자 소울의 공연에는 재미가 있습니다.
턱시도를 차려입은 소울의 모습이 고택의 분위기와는 매치가 안될 것 같지만 묘하게 어울림을 이룹니다.
야간고가공연을 끝으로 안동여행의 첫날이 어느새 추억이 됩니다.
수곡고택의 장작방에 들어가 따뜻한 아랫목을 찾아 허리를 펴니 여행의 피로가 한순간에 녹아내립니다.
경당고택을 둘러보고, 안동전통한지를 체험하고, 야간 고가음악회를 감상한 여행 첫날을 정리하며 깊은 잠에 빠져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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