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한번 좋다! 기나긴 여정끝에 드디어 도착한 요하네스버그. 도착하자마자 소웨토행 버스에 몸을 싣고 창밖을 바라봅니다. 비행기에서 잠을 자긴 했으나 좁디 좁은 이코노미 좌석에서 긴 시간을 보낸 탓인지 허리가 아프고 피곤이 쌓여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밖의 이색적인 풍경과 청명한 하늘을 보니 피곤은 곧 까마득히 잊혀지게 됩니다. 남아공 여행의 이튿날입니다. 남아공에 도착한 첫날입니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신기하고 재밌습니다. 한장면도 놓칠 수 없습니다.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댑니다. 그래서일까요. 나중에 확인을 해보니 남아공 여행의 사진 중 이날 버스에서 찍은 사진의 비중이 엄청납니다. ㄷㄷ;
비록 버스 안에서 찍는 사진이지만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씨에 사진이 쨍하게 잘 나옵니다. 사실 쨍하다고 할 정도로 잘 나온 사진들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버스 안에서 대충 찍은 사진인 것을 감안하면 봐줄 만한 사진이 아닌가, 뭐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외국에서 우리나라 기업을 만나게 되면 왠지 모르게 반가운 것 같습니다.
코카콜라 원정대가 왔다고 코카콜라 대형 간판이 또 반겨주고 있습니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1골을 기록한 호날두 역시 우리를 반겨줍니다.
아무것도 없는 도로에 남아공 현지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계속해서 볼 수 있습니다. 이게 되게 신기하면서도 재밌는 광경입니다. 왜그런지는 나중에 다시 말씀드리겠습다.
비슷한 풍경이 이어지는 것 같지만 여행자의 눈에는 순간순간의 풍경이 모두 다릅니다. 이것은 여행에 대한 기대와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여행 첫날의 설렘 때문일 테지요. 그런데 저 멀리 구름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시원하게 뻗어 있는 고속도로를 보니 내 마음도 뻥 뚫리는 것 같은 기분입니다. 버스안에 타고 있던 사람들 모두 창밖의 시원하고 이색적인 풍경에 매료된 것 같습니다.
조금씩 보이던 구름이 점점 많아지기 시작합니다. 이러다 비라도 오는 건 아닌지 내심 걱정됩니다.
이제 슬슬 민가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소웨토에 거의 도착한 것 같습니다.
소웨토 원주민들의 모습도 하나 둘씩 보입니다.
한시간 남짓 달린 버스가 드디어 소웨토에 진입합니다. 영화 <디스트릭트 9>에서 봤던 모습 그대로입니다. 빽빽하게 들어선 집들이 만들어내고 있는 풍경이 참 정겨운 느낌을 줍니다.
요하네스버그에서 소웨토로 이동하는 동안 한두명의 남아공 현지인들을 띄엄띄엄 볼 수 있었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도로를 10분 이상 달리면 남아공 현지인이 꼭 한명씩 등장합니다. 그리고 버스는 계속 달리지만 근처에는 여전히 아무것도 없습니다. 고속버스로는 1~20분 밖에 안되는 거리지만 도보로는 1~2시간이 넘는 엄청난 거리입니다. 게다가 날씨는 춥고 태양은 뜨겁습니다. 또, 주위에는 집이고 가게고 건물이고 뭐고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냥 황량한 허허벌판을 하염없이 걷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어르신들께서는 어렸을 적 3시간, 4시간씩 걸어서 학교에 다녔고 또, 장터에 나가 물건을 팔고 오셨습니다. 그런 것처럼 어떤 목적이 있어서 그 먼거리를 걸어 어디론가 향하는 것인지, 아니면 정처없이 떠도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게 참 재밌으면서도 연민스러운 광경입니다. 생각해보세요. 반경 수십 킬로미터 내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계속해서 어디론가 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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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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