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지배하다




흥행 신화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세 번째 이야기 <이클립스>가 드디어 그 모습을 드러냈다. 개봉 전부터 압도적인 차이를 보이며 각종 영화사이트의 예매순위 1위를 달리고 있는 <이클립스>의 행보가 놀랍다. 북미 박스오피스에서는 놀랍다는 말로는 표현이 안될 정도의 흥행 신화를 기록 중이다. 역대 수요일 개봉 수익 1위(역대 1일 수익에서는 2위, 1위는 <뉴 문>)를 기록하며 하루만에 6천 8백만 달러의 제작비를 회수한 것은 물론 5일 동안 1억 6천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이클립스>가 이렇게 엄청난 수익을 내며 흥행 가도를 달릴 수 있는 원천은 10대와 20대 여성팬들의 절대적인 지지에서 비롯된다. <이클립스>는 관객의 70%가 여성 관객이었고, 그 중 대부분은 10대에서부터 20대 초반의 나이였다고 한다.

수익 이야기를 좀 더 해보자. 5일 동안의 수익만 놓고 본다면 시작부터 폭발적인 흥행 성적을 기록한 <이클립스>는 그 탄력을 이어나가지 못하는 것 같다. 개봉 첫날 7천만 달러에 가까운 수익을 기록했으나 주말을 포함한 4일 동안 9천만 달러 정도밖에 기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트와일라잇>과 <뉴 문> 역시 비슷한 행보를 보였는데 일단 다음주와 그 다음주의 성적을 기다려봐야겠지만 이 시리즈는 뒷심이 부족하다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사실 1억 불도 되지 않는 제작비로 이런 흥행 신화를 기록하는 것에 혀를 내두를 지경이지만 작품성과 영화의 완성도, 재미 등을 따져봤을 때 거품이 대단히 심하다는 생각 역시 지우기가 어렵다. 그렇다면 <이클립스>를 포함한 <트와일라잇> 시리즈에 젊은 여성 관객들이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도대체 무엇이 이토록 그들을 환장하게 만드는 것일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Reign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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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심을 사로잡는 이유

국내 개봉 첫날 오후 3시, 신촌의 한 극장을 찾은 필자는 평일 오후임에도 불구하고 객석을 가득 메운 여성 관객들의 틈바구니에서 <이클립스>를 관람했다. 30대 아저씨의 감성과는 거리가 먼 영화였지만 여여커플과 혼자 온 여대생을 양옆에 두고 평소에는 먹지도 않던 팝콘(슈렉 세트 사먹었다)까 지 씹어 먹으며 영화를 관람하는 재미는 나름 아니, 대단히 괜찮았다. 국내에서도 이렇게 여성 관객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어디 한번 풀어보자. 그것이 <이클립스>를 비롯한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핵심 아니겠는가.Reignman

쌈박한 뱀파이어 에드워드 컬렌(로버트 패틴슨). 여심이 아니라 남심까지 사로잡을 만한 매력적인 인물이다. 그런 그가 여자인간 벨라(크리스틴 스튜어트)를 사랑한다. 그런데 갑자기 제이콥(테일러 로트너)이 라는 늑대인간이 둘 사이에 개입한다. 흔히 말하는 삼각관계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뉴 문>에서부터 시작된 이들의 삼각관계는 <이클립스>를 통해 본격적인 치정극으로 변모하며 재미를 더한다. 에드워드와 제이콥의 감정 싸움이 점점 커지자 벨라가 자신을 스위스로 생각해달라고 말할 정도. 세게 나온다. ㄷㄷ; 감정이입의 대상이 벨라일 수 밖에 없는 여성 관객들 역시 자신을 스위스로 생각하고 잘빠진 두 명의 남자에게 위풍당당한 강수를 둔다. 여성이라서 여성에게 감정이입을 하는 이유도 있겠지만 이 시리즈의 플롯은 벨라를 중심으로 흘러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감정이입을 유도받을 수도 있다. 어쨌든 여성 관객들은 그렇게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남자 두 명을 저울질하며 벨라의 선택이 자신의 선택과 같기를 고대한다. 이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트와일라잇> 시리즈는 계속해서 극적인 장면을 마지막으로 뭇 소녀팬들의 기대 심리를 부추긴다. 참 영악하다.Reign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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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것이 여심을 사로잡는 이유의 전부는 아니다. 안나 켄드릭을 비롯한 친구들의 등장은 타인의 부러운 시선을 즐기는 매체(벨라 네가 우리학교 최고의 킹카와 사귀다니, 대략 이런 느낌)로 써의 역할을 하면서 상대적인 성취감을 더해주기도 한다. 또한 판타지 로맨스의 특징을 잘 살린 비주얼을 꼽을 수 있다. <이클립스>의 경우 꿈속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화려하고 환상적인 꽃밭에서 벨라와 에드워드가 사랑을 나눈다. 실제로 이 장면을 위해 7만 5천송이의 꽃을 투입했다고 하는데 이런 비주얼에 소녀팬들이 껌뻑 죽는 것이다. 그외에도 이유는 많다.

정리하자면, 소녀팬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매력적인 캐릭터들, 우정과 사랑 사이에서 고민하는 벨라와의 공감대 형성, 판타지 로맨스로서의 환상적인 비주얼과 매우 이상적인 러브스토리, 때묻지 않은 소녀팬들의 환상과 기대 심리, 그러한 소녀팬들의 성향을 염두에 두고 전개되는 플롯 등 다양하고 일리가 있는 요소들이 여심을 사로잡는 것이다. 이렇게 <이클립스>는 소녀팬들과 여성 관객들이 열광하는 시리즈물이다.
Reignman
하지만 평단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트와일라잇>보다 못하고, <뉴 문>을 답습하는 수준이라고 평가한다. 흥행에 있어서 만큼은 역사를 새로 쓰고 있으면서 작품성은 갖추지 못하는 아이러니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단호한 결의와 개혁이 필요하다. 결의는 곧 전편에 안주하지 않는 진취일 것이고, 개혁은 곧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통한 혁신적인 변화일 것이다. 이제 <트와일라잇> 시리즈는 마지막 이야기를 남겨 두고 있다. 마지막 편인 <브레이킹 던>은 흥행과 작품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 부디 꼭 제발 유종의 미를 거두길 바란다.Reign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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