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지배하다




VS 아바타 (2D:2D)

영화 <타이탄>은 1981년에 만들어졌던 동명 영화(타이탄 족의 멸망)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포스터나 스틸샷, 제목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듯이 거대한 스케일을 자랑하는 판타지 영화다. 그밖의 장르적인 요소는 <아바타>와 거의 흡사하며, <타이탄>은 판타지, <아바타>는 SF로 구분하면 좋을 것 같다. 영국의 명배우 리암 니슨과 랄프 파인즈가 신으로 등장하여 묵직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배우가 주는 무게감은 <타이탄>이 오히려 앞선다. 또한 <더 독>과 <트랜스포터2>, <인크레더블 헐크>를 연출했던 루이스 리터리어 감독 작품이라 그런지 박진감 넘치고 숨막히는 액션을 자랑한다.

필자는 이 영화를 아직 아이맥스 3D로는 관람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이맥스 3D간의 비교는 할 수 없지만 최소한 2D만 놓고 보면 <아바타>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작품이라 보고 있다. 영상미는 <아바타>에 액션은 <타이탄>의 손을 들어 주고 싶은데, 특히 전갈 괴물과 전투를 벌이는 시퀀스의 액션과 서스펜스는 가히 환상적이라 할 수 있다. 사운드 역시 <타이탄>의 손을 들어 주고 싶다. 에코의 강렬함은 객석이 진동할 정도이고, 액션에 기가 막히게 장단을 맞추어 주는 음향효과의 타이밍은 영상의 감동을 배가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오스카 음향상은 따 놓은 당상이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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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단점은 러닝타임

필자는 <타이탄>이 단편영화인 지 알았다. 화려한 영상과 음향, 압도적인 스케일에 정신줄을 놓고 있던 중 영화가 그냥 끝나 버렸다. 나중에 알고 봤더니 이 영화의 러닝타임은 겨우 106분... 시리즈로 제작되는 영화이긴 하나 러닝타임이 3시간에 가까운 <아바타>에 비교를 하자니 왠지 돈이 아깝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렇다고 <아바타>가 탄탄한 스토리라인의 영화는 아니지만 <타이탄>과 스케일과 스타일이 비슷한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보면 러닝타임이 각각 3시간 정도 되며, 그 3시간도 부족해 보이는 꽉 찬 느낌의 스토리라인을 보여주지 않는가. 러닝타임이 짧다는 것은 스토리라인도 그만큼 부실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뜩이나 비주얼에 목숨 걸고 있는 영화인데 러닝타임이 이렇게 짧으니 내러티브고 플롯이고 아주 개떡같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타이탄>의 원작은 신에게 대적하고자 하는 인간의 모습을 중점적으로 다뤘다고 한다. 반면 이 영화는 지극히 볼거리에만 집중하고 있다. 이동한다, 싸운다, 이동한다, 싸운다, 승리한다. 이것이 <타이탄>의 내용이다. 이 영화의 러닝타임, 즉 단순할 수 밖에 없는 플롯은 비주얼이 주는 즐거움을 갉아 먹고 있으며, 화려한 영상과 강렬한 음향, 압도적인 스케일이 <타이탄>의 장점이라고 볼 때, 그 장점을 즐기는 것은 그때 뿐, <타이탄>의 허접스러운 스토리라인을 감추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생각이다. 결국 장점과 단점이 동시에 존재하는 영화가 바로 <타이탄>이다. <아바타>는 장점의 월등함으로 단점을 감추어 걸작이 되었으나 <타이탄>은 장점으로 단점을 커버하는 것이 왠지 좀 버거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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