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번트 증후군 혹은 서번트 신드롬이라 불리는 증상을 들어보셨나요? 자폐성 장애와 같은 광범위한 발달장애 혹은 뇌의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어느 특정한 분야에 기이할만큼 천재적인 재능을 보이는 현상을 서번트 증후군 혹은 서번트 신드롬이라 부른다고 합니다.
MBC 서프라이즈였나.. 암튼 TV를 통해 본 기억이 있는데, 이 서번트 증후군의 힘은 정말 대단하더군요. 헬기를 타고 가면서
내려다 보이는 경치를 사진으로 찍은 듯이 기억을 하고, 그것을 그림으로 완벽하게 표현해 내는 소년을 봤습니다. 기억력도
대단하지만 그것을 표현한 그림실력은 더욱 신기했습니다. 수영과 마라톤에 뛰어난 재능을 보이는 김진호군이나 배형진군도 서번트
증후군에 해당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바보'라는 단어가 주는 느낌을 참 좋아합니다. 순박하고, 청렴하고, 깨끗한 이미지가 느껴지거든요. 노무현 대통령에게서도 그런 바보같은 이미지가 느껴졌습니다. 영화 속에서도 바보들의 모습을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잘생기고 예쁜 바보, 웃음 주는 바보, 감동을 주는 바보, 그리고 그냥 바보 등 바보의 유형도 참 다양한 것 같습니다. 그럼 영화 속 바보들의 모습을 같이 한번 만나 보시겠습니다. :)
'아이 엠 샘'의 샘이란 인물은 지적 장애로 7살의 지능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도 어떻게 보면 앞에서 설명해 드렸던 서번트 증후군을 갖고 있는데요. 그가 천재적인 재능을 보이는 분야는 정말 독특하게도 '비틀즈'입니다. 비틀즈에 관한한 어느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것이죠. 스타벅스에서 알바를 하며 딸을 키우고 있지만 양육 능력이 딸린다고 하여 딸을 시설에 보냅니다. 딸을 되찾기 위해 벌이는 바보의 사투가 아주 감동적인 영화였습니다. 숀팬은 이 영화로 오스카에 노미네이트 되기도 합니다. '데드 맨 워킹'과 '스윗 앤 로다운'에 이어 3번째 오스카 남우주연상 노미네이트였습니다. 수상의 영광은 제 우상인 덴젤 워싱턴에게 돌아갔지만 숀 펜의 바보연기는 모든 사람의 심금을 울릴만큼 굉장한 연기였다고 생각합니다.
포레스트 검프 톰 행크스
영화 속 바보하니까 숀 펜에 이어 바로 생각났던 톰 행크스... 포레스트 검프 역시 서번트 증후군이라고도 볼 수 있겠네요. 아이큐는 75밖에 안되지만 달리기와 탁구는 기가 막히게 잘하니까요. 영화를 보셨다면 잘 아시겠지만 그의 인생 자체가 달리기 인생입니다. 그가 그렇게 열심히 달릴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사랑이었지요. '아이 엠 샘'에서 숀 팬이 사랑을 위해 싸웠던 것 처럼요. 톰 행크스는 이 영화로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전해에 '필라델피아'로 수상하고 2년 연속으로 상을 받은 것이죠. 그뿐만 아니라 '포레스트 검프'는 '펄프 픽션'이나 '쇼생크 탈출'과 같은 희대의 명작들과 맞붙어 작품상, 감독상, 각색상, 편집상 등을 거머쥡니다. 그만큼 대단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넬 조디 포스터
영화 '넬'의 주인공인 넬 켈티란 인물은 문명과 단절된 채 살아 온 바보입니다. 그녀는 문명화 된 현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는 언어를 사용하고, 알 수 없는 행동을 거듭하는 미스터리한 인물이지만 현명함과 뛰어난 정신세계를 소유하고 있는 천재이기도 합니다. 역시 천재와 바보는 종이 한장 차이인 것 같습니다. 넬 켈티라는 미스테리하고 어려운 인물을 연기로 승화시킨 조디 포스터는 오스카에 노미네이트되며 '피고인'과 '양들의 침묵'에 이어 세번째 여우주연상에 도전하게 되는데요. 수상의 영광은 결국 '블루 스카이'의 제시카 랭에게 돌아갑니다. 하지만 조디 포스터의 뛰어난 연기에 많은 사람들은 찬사를 보내며, 그녀가 왜 위대한 배우인지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길버트 그레이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최고의 감동을 선사하는 가족 드라마가 있습니다. 바로 '길버트 그레이프'인데요. 제가 정말 좋아하는 조니 뎁 형님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조니 뎁 보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에게 더 큰 인상을 받았을 것입니다. 14세 때 CF를 통해 데뷔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길버트 그레이프'를 통해 영화계의 블루칩으로 떠오르게 됩니다. 정신 연령이 어린 아이 수준인 저능아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 내며 오스카 남우조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는데요. 함께 오른 후보들이 정말 쟁쟁했습니다. '쉰들러 리스트'의 랄프 파인즈와 '사선에서'의 존 말코비치, 그리고 '도망자'의 토미 리 존스까지... 결국 수상의 영광은 토미 리 존스가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길버트 그레이프'를 거쳐 현재까지 최고의 자리에 우뚝 서 있는 디카프리오의 오스카 수상은 그리 멀지 않은 것 같네요.
덤 앤 더머 짐 캐리 & 제프 다니엘스
제목부터 심상치 않은 영화 '덤 앤 더머'입니다. 친구사이인 바보 2명이 등장에 처음부터 끝까지 큰 웃음을 선사합니다. 바보 연기하면 빼 놓을 수 없는 짐 캐리와 제프 다니엘스의 바보 연기는 신의 경지에 오른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겁니다. 아주 어릴적 이들의 바보 연기를 보면서 바닥을 뒹굴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할 정도인데요. 짐 캐리는 '덤 앤 더머' 전후로도 수 많은 바보 연기, 코믹 연기를 보여주며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배우죠. 그가 진정한 코미디언이라고 느낀 것은 여자친구의 비키니를 입고 등장한 해변가의 사진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세계 최고의 스타가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서 비키니를 입고 등장한다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겠죠. :)
바보 차태현
제목 자체가 바보인 영화 '바보'입니다. 차태현의 바보 연기가 돋보였던 작품이었지만 원작인 강풀의 만화에 비해 많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내리고 싶네요. 강풀의 만화가 영화로 많이 제작됐지만 매번 흥행에 실패했었고, '바보'역시 그 중에 한 작품인데요. 아예 영화제작이 무산되어 엎어질 뻔했다고도 합니다. 강풀의 작품은 아무래도 만화로 봤을 때의 감동이 훨씬 컸던 것 같습니다. 어릴 적 동네 꼭 한명씩은 있었던 바보... 바로 그 바보에게는 사랑하는 사람이 세 명이나 있습니다. 친구, 동생, 그리고 여자... 바보가 사랑을 위해 어떠한 희생을 감수하는지 궁금하시다면 이 영화를 통해 한번 확인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웰컴 투 동막골 강혜정
한국영화에서 바보하면 빼놓을 수 없는 캐릭터죠. 바로 '웰컴 투 동막골'의 여일(강혜정)입니다. '웰컴 투 동막골'은 800만명이라는 어마어마한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 들이며 흥행에도 대성공을 거뒀는데요. 작품성도 인정을 받아 '대한민국 영화대상'의 작품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강혜정은 수 많은 유행어를 탄생시키면서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만한 캐릭터를 만들었습니다. 강혜정의 순수하고 귀여운 바보 연기를 보면서 기분이 아주 좋아졌던 기억이 나는데요. 강혜정은 바보 연기를 참 잘하는 것 같습니다. 영화 '허브'에서도 일곱 살의 지능을 가진 정신 지체아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 냈었죠. 그녀만의 맑고 순수한 바보 연기가 분명히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말아톤 조승우
영화 말아톤의 '초원'이도 포레스트 검프 못지 않은 서번트 증후군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지적 장애를 갖고 있지만 19세의 나이로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여 42.195km를 2시간 57분만에 완주하고, 철인 3종경기에 출전하여 15시간만에 완주하기도 했던 배형진군의 이야기를 영화에 담은 작품입니다. '말아톤' 역시 작품성과 흥행의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은 작품인데요. 아무래도 그 중에서 가장 돋보였던 것은 조승우의 연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강혜정 못지 않은 유행어를 탄생시키며 사랑스럽고 감동적인 연기를 보여준 조승우... 뭐 지나간 일입니다만 둘은 실제 연인사이 이기도 했었죠. 늦은 나이에 군대에서 많이 고생하고 있을텐데 건강히 제대해서 다시 좋은 연기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
맨발의 기봉이 신현준
영화 '맨발의 기봉이'는 '말아톤'과 상당히 많은 부분이 닮은 것 같습니다. 바보인 것도 그렇고, 달리기를 잘 하는 것도 그렇고, 어머니의 사랑도 그렇고요. 이 영화는 TV프로그램에 소개되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던 기봉이 아저씨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영화이고 '말아톤'보다는 좀 더 코믹적인 요소가 많은 영화인데요. 기봉이 역할을 맡은 신현준의 연기가 돋보였던 작품이라고 할 수 잇겠네요. 신현준 역시 많은 유행어를 탄생시켰고, 그 누구 못지 않은 바보 연기를 펼쳤지만 흥행에서도 작품성에서도 크게 성공한 작품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쉽고 재미있게 즐길만한 영화이기 때문에 한번쯤 감상해 보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
마더 원빈
다음 영화는 '마더'입니다. 제목이 '마더'인 만큼 바보 아들인 원빈보다는 엄마인 김혜자의 비중이 훨씬 큰 작품이죠. 하지만 그저 꽃미남 얼굴을 하고서 '태극기 휘날리며'에서처럼 울부짖는 연기만 할 줄 알았던 원빈의 연기 영역이 한층 넓어진 작품입니다. 그의 바보 연기도 아주 괜찮았고요. 영화를 보기 전에는 감동적이고 슬픈 영화일거라는 예상을 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물론 감동이 있긴 하지만 아주 잘 만들어진 스릴러 영화였던 것이죠.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역시 봉준호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칸영화제에서도 많은 기립박수를 받았다고 하죠? 탄탄하고 짜임새 있는 시나리오 덕분에 숨쉴틈 없는 긴장감이 생겨 정말 재밌게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하늘과 바다 장나라
마지막 영화는 '하늘과 바다'입니다. 대종상과 관련해 논란의 중심이 있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대종상에 작품상, 여우주연상, 신인상, 음악상 등 4개부문에 노미네이트 됐지만 결국 수상은 하지 못했네요. 최근에 개봉한 영화라 아직 보지는 못했지만, 이 영화에서도 바보가 한명 등장한다고 합니다. '하늘'이라는 바보인데, 바이올린 연주에 천재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는 서번트 증후군이라고 하네요. 장나라가 '하늘'이라는 인물을 과연 어떻게 연기했길래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건지, 이 영화가 얼마나 작품성이 대단하길래 작품상 후보에 오른건지 매우 궁금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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