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영화리뷰
페르시아의 왕자: 시간의 모래 - 티켓값은 하는 서사 활극
Reignman
2010. 5. 30. 10:00
보장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영화 <페르시아의 왕자: 시간의 모래>(이하 페르시아)를 '엄청난 걸작까지는 아니더라도 볼만한 영화'라고 소개하고 싶다. 적어도 티켓값은 보장해주는 영화다. 월트 디즈니와 제리 브룩하이머가 1억 5천만불을 투자해 만든 영화이니 만큼 거대한 스케일을 자랑하는 서사 활극이기도 하고, <타이탄>에 비해 훨씬 자연스럽고 매끄러운 서사 구조, 벤 킹슬리를 포함한 배우들의 좋은 연기, 화려하고 통쾌한 액션 등 기본적인 완성도는 충분히 갖추고 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돈이 아까운 영화는 아니다. 무난한 필모를 자랑하는 마이크 뉴웰 감독에게서도 어느 정도 신뢰를 느낄 수 있기에 왠만하면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원래는 마이클 베이가 <페르시아>의 연출을 맡기로 했었지만 마이크 뉴웰의 <페르시아>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필자는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만큼 인상적인 영화는 아니었지만 눈과 귀가 즐거워 티켓값은 충분히 건진 것 같아 만족하고 있다. 월드컵을 앞두고 상대적으로 영화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정도만 해도 감지덕지 아니겠냐는 생각도 하고 있다.
Reignman
시간과 운명
시간을 뛰어넘는 인연이 있다고 한다. 그 인연은 운명에 의해 결정된다. <페르시아>의 부제인 '시간의 모래'가 함의하고 있는 내용이기도 하다. 이렇듯 <페르시아>는 '운명'이라는 다소 추상적인 존재를 판타지의 힘을 빌려 풀어낸다. 그 풀이에는 거대한 스케일과 화려한 액션, 소소한 유머가 더해지니 다행히도 재미가 있다. 다스탄 왕자(제이크 질렌할)와 타미나 공주(젬마 아터튼)가 티격태격하는 모습이라든지 니잠(벤 킹슬리)의 야비하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이라든지 거대한 틀 속에 자리하고 있는 디테일에서도 만족할 만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또한 다스탄 왕자와 형제들, 그들의 아버지인 국왕과의 의리와 사랑은 약간의 감동을 전해주기도 한다.Reign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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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ignman
영화의 내용으로 돌아가 보자. <페르시아>에는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고대의 단검, 일종의 타임머신이 등장한다. 이를 지키려는 자와 악용하려는 자와의 대립이 <페르시아>의 내러티브를 아우르는 큰 틀이 되고 있다. 약간의 트릭과 함께 공개되는 악역의 정체를 알았을 때 서글서글했던 그의 눈빛이 탐욕으로 가득차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반전이라고 하기에는 임팩트가 너무 약하긴 하지만 패턴의 변화가 나름대로 매력적이다. 그로부터 영화는 위기로 치닫게 되고 스릴 넘치는 격돌이 시작된다. 사실 <페르시아>는 이른바 애들 취향의 영화라 해도 크게 무리가 없을 것 같다. 서사보다는 액션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영화이고, 보는 이들 역시 액션에 더욱 집중하여 감상을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월트 디즈니 영화 아니겠는가. 결국 보수적이고 방어적인 성향의 <페르시아>는 티켓값은 충분히 보상받을 수 있는 영화가 된다. 그러나 개척의 의지가 부족한 범작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이것이 시간과 운명을 이야기 하는 <페르시아의 왕자: 시간의 모래>의 운명이다.Reign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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