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지배하다




이해영 감독의 심기일전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를 통해 성에 대한 놀라운 통찰력과 해학을 과시한 바 있는 이해영 감독이 다시 한번 진솔하고 위선 없는 이야기를 가지고 돌아왔다. <페스티발>은 이해영 감독에게 매우 특별한 영화로 기억될 것이다. <천하장사 마돈나>를 공동으로 연출한 이해준 감독이 <김씨 표류기>로 성공적인 독립을 거두고 있을 무렵, 이해영 감독은 강풀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영화 <29>년의 연출을 맡았지만 시쳇말로 영화가 엎어져 버리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고 만다. 전재산 29만원의 꼰대가 가진 영향력이 아직도 제법 강하게 남아 있기 때문인지 <29년>이 엎어지게 된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이해영 감독에게는 오히려 심기일전의 기회로 작용한 것 같아 보인다. <29년>과 <페스티발>의 내용은 전혀 다르지만 썰을 푸는 데 있어서의 대담성에는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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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보면 <29년>이 엎어진 것에 고마움이 들기도 한다. 이해영 감독의 연출작은 <천하장사 마돈나> 하나 뿐이었기에 고마움이 조금은 섣부른 감정일 수도 있지만 <29년>은 그가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는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고, 무엇보다 다른 이의 시나리오는 그와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해야하는 감독이다. <페스티발>을 보면 알 수 있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이해영 감독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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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천하장사 마돈나>의 작품성을 인정하는 관객들에게는 <페스티발>이 다소 아쉬운 영화가 될 수도 있다. 보다 발칙하고 자극적이며, 보다 선정적인 영화이기 때문인데, <천하장사 마돈나>는 인정하지만 <페스티발>은 인정하지 못한다면 당신은 아직 보수적인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보수적인 것이 나쁘거나 잘못된 것은 아닐 뿐더러 원한다면 언제든지 이 영화를 통해 보수적인 사고를 날려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자신이 얼마나 보수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페스티발>을 보면 된다. 이 영화를 통해 보수의 척도가 그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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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변태입니까?

모두 일곱 명의 주요 인물들이 <페스티발>에 등장한다. 경찰, 교사, 학생, 학원강사 등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하지만 각각 독특한 성적 취향을 가지고 있는 인물들이다. 그런데 관객들의 입장에서나 독특해 보일 뿐이지 그들에게는 지극히 정상적인 취향이다. 심지어 그들에게는 우리가 변태일 수도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을 던지고 싶다. 여자의 속옷을 입는 남자는 변태인가? 그렇다면 남자의 속옷을 입는 여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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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질문을 던지고 싶다. 당신은 변태인가? (아마 백이면 백 자신은 변태가 아니라고 말할 것 같다.) 그렇다면 당신은 변태의 정확한 개념과 기준을 알고 있는가? 나는 잘 모르겠다. 일단 나는 변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변태의 개념과 기준에 따라 변태가 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또한 <페스티발>을 보면서 자극받은 내 안의 성적 취향이 다른 누군가의 기준에서는 변태로 보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내가 남들과 조금 다른 취향을 가졌다고 해서 부끄러워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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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티발>은 동성애를 다룬 영화가 아니지만 커밍아웃을 옹호하고 또 지지하는 영화이다. 자신의 성적 정체성과 취향을 스스럼없이 받아들이고, 당당하게 커밍하웃했을 때 웃을 수 있고, 행복해질 수 있다고 말한다. 표현에 있어서 다소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부분이 많지만 왜 이렇게 표현해야 했는지, 관객들이 보다 중요한 영화의 본질을 망각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다시 한번 질문을 던지고 싶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지금 부끄러운가? 이렇게 <페스티발>은 관객들을 상대로 끊임없이 질문하는 영화이다. 대답은 안해주냐고? 가까운 노래방에 가서 엄정화의 노래 '페스티벌'을 신나게 불러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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