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놀이터 프리마켓, 10초 완성 10원 초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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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자유와 젊음, 홍대 놀이터의 주말 풍경'이라는 포스팅을 하면서 홍대앞 놀이터의 예술시장, 프리마켓의 풍경을 담은 적이 있습니다. 프리마켓에서는 유형의 물건만 사고 파는 것이 아니라 무형의 재능 또한 생산과 소비가 활발히 이루어진다고 소개한 바 있는데요. 개중에는 자신이 창작한 음악이 있을 것이고, 퍼포먼스를 통한 행위 예술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것도 있습니다. 10초 완성 10원 초상화...

홍대 프리마켓의 이곳저곳을 구경하던 중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서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길래 그쪽으로 발걸음을 옮겨 봅니다. 더운 날씨에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의 표정은 한결같이 스마일입니다.

10초 완성, 10원 초상화?? 이게 뭘까요. 정말 10원을 내면 10초만에 초상화를 그려주는 걸까요?

가까이 가보니 정말 10초만에 초상화를 그려주고 있습니다. 10초만에 그리는데도 얼추 비슷하긴 합니다. 사실 10초 완성 10원 초상화이긴 하지만 30초가 걸리는 경우도 있고, 5초만에 그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초상화의 가격은 무려 10원. 정말 10원짜리 동전 하나면 나만의 멋진 초상화가 하나 생깁니다. 10원짜리 동전이 없다면 50원도 좋고 100원, 500원도 좋습니다. 단, 거스름돈은 없으니 기대하지 마세요. 손님 중에는 외국인들도 많이 있던데 외국 동전도 가능하려나요. ㅎㅎ

초상화를 완성하면 숫자를 포함한 낙관을 찍어줍니다. 현재까지 대략 8천여 개 이상의 초상화를 그린 것 같은데 조만간 10,000번째 작품이 탄생하겠군요.

10원 초상화의 결과물입니다. 참고로 초상화의 주인공은 제가 아닙니다. 그냥 어떤 분이 초상화를 보면서 좋아하시길래 잠깐 빌려서 카메라에 한번 담아봤습니다. 어때요? 그림이 너무 허접하고 볼품 없지 않나요? 10원 초상화를 그리고 있는 장재민 작가는 이렇게 반문합니다.

이 그림은 단지 10원에 불과합니다. 10초만에 그려진 성의없는 그림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그림을 통해 웃습니다. 10초만에 그렸는데 어딘지 모르게 자신과 닮아서. 혹은 얼토당토 당치도 않아서 웃기도 합니다. 하여간에 사람들은 웃습니다.

예술은 무엇입니까? 당신이 예술을 바라보는 관점은 무엇입니까?       

- 장재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