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지배하다




지난 홍콩여행은 본격적으로 여행을 시작하기 전부터 아주 흥미진진한 여정을 맞이할 수 있었다. 뭐랄까, 그동안 장거리 여행을 갔을 때에는 보통 목적지에 도착 후 비행기에서 내려 공항을 벗어나야 비로소 여행을 실감할 수 있었는데 이번에는 비행기에 타는 순간부터 여행이 시작됐다는 느낌을 받았다. 차를 타고 여행을 떠날 때 버스 안에서 3시간, 4시간씩 있어야 하는 것은 여행이 아니라 오히려 고문에 가깝다. 목적지에 도착 후 차에서 내렸을 때, 그제서야 여행을 실감하게 된다. 비행기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처음에는 비행기를 탄다는 것 자체로 그저 신기하고 즐거운 마음이 들었지만 비행기를 타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또, 비행기 안에서 보내야 하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무료하고 답답한 기분이 드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래서 흥미진진한 여정이 뭔데!"

사설이 길었다. 지난 홍콩여행은 제주항공과 홍콩관광청의 협찬으로 진행된 '홍콩원정대' 프로그램이었다. 그래서 당연히 제주항공을 이용하여 홍콩에 다녀왔는데 제주항공만의 독특하고 재미있는 기내 서비스 덕분에 앞서 말했듯이 본격적으로 여행을 시작하기 전부터 흥미진진한 여정을 맞이할 수 있었다. 그럼 지금부터 비행기 안에서 어떠한 일들이 있었는지 그 흥미로운 여정을 소개해보도록 하겠다. 그리고 홍콩에 갈 때 저비용항공사를 이용할 수 밖에 없는 이유도 함께 소개해볼까 한다.


인천국제공항 2011, ⓒ Reignman


제주항공, 인천국제공항 2011, ⓒ Reignman


제주항공 2011, ⓒ Reignman


"서둘러야겠어!"

이른 아침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나는 수화물을 부치고 티켓을 받은 뒤 가까운 은행에 들러 환전을 하며 본격적인 여행 채비를 갖추었다. 약속 시간보다 조금 늦게 도착을 해 내심 불안한 마음이 들어 부산스럽게 움직였지만 막상 출국심사를 받고 나니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다. 그래서 아침식사를 하며 커피도 한 잔 마시고 면세점까지 잠시 둘러볼 수 있었다. 만약 셔틀 트레인을 타고 탑승동A까지 가야 했다면 시간이 다소 부족했을 터인데 제주항공은 대한민국 국적 항공사이기 때문에 메인 터미널에서 바로 탑승할 수 있어 시간을 조금이나마 아낄 수 있었다.

"어서오세요. 레인맨님!"

오전 9시를 넘긴 시각, 탑승을 알리는 안내방송을 듣고 비행기에 올랐다. 기내에 들어서자 어김없이 등장한 승무원, 앳된 얼굴의 승무원은 환한 미소와 함께 승객들을 맞이해주었다. 승객들이 하나둘씩 탑승을 마치고 어느덧 이륙할 시간이 되었다. 주말이라 만석이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추석연휴 직후였기 때문인지 군데군데 빈 좌석도 보였다. 덕분에 좌석 3개를 두 명이 나누어 쓰며 보다 편하게 지낼 수 있었던 것 같다.

Tip. 홍콩으로 가는 제주항공 여객기는 매일 오전 9시 55분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하며, 약 3시간의 비행을 거쳐 12시 35분 홍콩에 도착한다. 홍콩에서 인천으로 돌아오는 비행기는 매일 오후 1시 35분에 있으며, 오후 6시 10분경 인천에 도착한다. 아침에 집을 나섰다가 저녁 시간 집에 도착할 수 있는 비행기 스케줄이 매우 이상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편 제주항공은 부산~홍콩 노선도 취항하고 있는데 월·수·금요일 오후 10시 김해국제공항을 출발한 비행기는 익일 오전 0시 25분 홍콩에 도착한다. 홍콩에서 부산으로 돌아오는 비행기는 화·목·토요일 오전 1시 50분에 있으며, 오전 6시경 부산에 도착한다.

제주항공 2011, ⓒ Reignman


제주항공 2011, ⓒ Reignman


제주항공 2011, ⓒ Reignman


"홍콩으로 출발!"

이륙에 앞서 일반적인 수속이 끝나고 드디어 비행기의 힘찬 날갯짓이 시작되었다. 그로부터 약 50분 후 창밖으로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섬이 하나 나타났다. 제주도였다. 바로 그때 '제주항공을 타고 제주도 상공을 지나가는 기분이 나름 상큼하지 않나요?'라는 기장의 방송이 들려왔다. 기장의 멘트가 더욱 상큼했다. 승무원의 멘트 역시 무척이나 상큼했다. 비주얼부터 뭔가 범상치 않아 보였던 남자 승무원은 코믹한 사투리까지 써 가며 재치 넘치는 언변을 토해냈는데, 딱딱하기만 했던 안내 방송에서 벗어나 여행을 떠나는 승객들에게 조금이나마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신선함이 있었던 것 같다.

사실 남자 승무원의 멘트는 그렇게까지 엄청나게 재미있었던 것은 아니다. 손발이 살짝 오그라들면서 깨알같은 잔재미를 느낄 수 있는 수준의 말발이었다. 승객들 역시 방송을 들으며 고개를 숙인 채 키득키득 웃었다. 이 정도 개그에는 별로 웃고 싶지 않았는데 나도 모르게 빵 터지는 그런 느낌이랄까? 또한 오그라드는 손발을 주물럭거리기도 하며 그의 원맨쇼를 즐겼다. 안내 방송이 끝나자 곧이어 기내식과 음료 서비스가 시작되었다. 아침을 든든히 먹은 데다가 아메리카노까지 한 잔 마시고 비행기를 탔기 때문에 시장기를 느낄 수 없었지만 제주항공의 상큼하고 귀여운 도시락세트를 보자 급하게 허기 진 느낌이 들었다.


제주항공 2011, ⓒ Reignman

제주항공의 단출한 기내식.
가는 길에는 크루아상 샌드위치가, 오는 길에는 머핀과 빵, 요플레 등이 나왔다.
주스나 커피, 물 등 음료수를 따로 제공해 주는데도 사과주스가 추가로 들어 있는 것은 좀 생뚱맞았다.
사과주스 이거 맛도 별로 없던데 갈 때도 요플레 넣어 주시면 안되나요?


제주항공 2011, ⓒ Reignman

샌드위치를 다 먹고 화장실에 다녀왔는데 느닷없이 슈퍼맨과 백설공주가 등장했다.
제주항공만의 이색적인 서비스인 fun 서비스가 시작된 것이었다.
참고로 슈퍼맨 복장을 한 남자 승무원이 앞서 소개한 깨알같은 잔재미의 주인공이다.
선글라스를 끼고 기내식을 나누어 주길래 "쟤 뭐야?" 이러고 있었는데 뒤에 이런 게 있었구나. ㅋㅋ


제주항공 2011, ⓒ Reignman

가위바위보를 해서 백설공주를 이기면 수화물 택과 여권 케이스 등의 기념품을 준다.
백설공주 복장을 한 여성은 승무원이 아닌 승객인데 승무원 체험기회를 통해 몸소 헌신하고 있는 중이다.
나도 승무원 체험을 한번 해 볼까 했는데 승객들이 '지금 장난해?' 이럴까봐 그냥 포기했다.


제주항공 2011, ⓒ Reignman

백설공주와의 가위바위보 대결에서 다 떨어지고 두 명 남은 상황.
나머지 승무원들은 완전 깜찍하고 귀여운 왕리본 머리띠를 쓰고 중간중간 배치되어 도우미 역할을 했다.


제주항공 2011, ⓒ Reignman

가위바위보 게임이 끝나자 OX게임이 이어졌다.
슈퍼맨의 진행은 대단히 매끄러웠다.
그는 레크리에이션 강사 자격증을 소유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제주항공 2011, ⓒ Reignman

OX퀴즈가 끝인 줄 알았더니 종이비행기 빨리 접기 게임이 이어졌다.
종이비행기를 빨리 접은 승객에게 기념품을 선물로 주는 이벤트였다.


제주항공 2011, ⓒ Reignman

슈퍼맨 복장을 벗어 던진 남자 승무원이 이번에는 카메라를 집어 들더니 승객들을 상대로 사진을 찍어 주기 시작했다.
제주항공 fun서비스, 과연 그 끝은 어디인가?


제주항공, 인천국제공항 2011, ⓒ Reignman


Clock Tower, Tsim Sha Tsui, Kowloon, Hong Kong 2011, ⓒ Reignman


"어느새 홍콩 도착!"

밥 먹고 게임 좀 하다 보니 어느새 홍콩에 도착해버렸다. 사실 3시간 정도의 비행 시간이 그리 긴 시간은 아니지만 가만히 앉아서 가기에는 충분히 지루할 수 있는 시간이다. 그렇다고 잠을 자기에는 시간이 좀 애매하고... 어쨌든 재미있는 기내 이벤트 덕분에 자칫 지루할 수 있었던 시간을 알차고 재미있게 보낸 것 같다. 이것이 서두에 언급한 흥미진진한 여정이다. 승무원들은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조용히 가고 싶어 하는 승객들에게는 죄송합니다'라고 양해를 구했지만 아무도 조용히 가고 싶어하는것 같지 않았다. 나 뿐만 아니라 모든 승객들에게 흥미진진한 시간이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홍콩여행, 저비용항공사가 대세인 이유!"

제주도 등의 국내선이나 가까운 곳을 갈 때에는 저비용 항공사를 많이 애용하지만 조금 먼 곳을 여행할 때는 비행 안전에 대한 불신 때문인지 대형 항공사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홍콩의 경우 저비용 항공사가 대세가 된 지 오래다. 제주항공이 홍콩 노선 탑승률 1위라는 것만 보아도 쉽게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제주항공의 경쟁력은 뭐니 뭐니 해도 가격이다. 비행기표 값이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사의 70~80% 수준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비행기가 다른가? 아니면 승무원 수가 적은가? 모두 아니다. 오히려 항공기의 지연 및 결항률은 업계 최저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제주항공은 대형항공사와 같은 기종인 보잉 737-800으로 홍콩 노선을 운항하며 승무원도 4명이 탄다. 다만 기내식 등의 서비스에서 차이를 보일 수 밖에 없는데 대신 앞서 소개한 fun 서비스가 있어 부족한 부분이 상쇄되는 것 같다. 이러한 내용은 일본이나 중국, 동남아여행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다.

홍콩을 취항하는 저비용 항공사에는 제주항공 말고도 에어부산과 다음달부터 신규 취항하는 진에어, 그리고 기타 외항사 등이 있다. 에어부산은 수·금·일요일 오후 8시 30분 부산을 출발하여 자정이 다 되서야 홍콩에 도착하게 되는데 일주일에 3회밖에 운항을 안 하고, 인천 출발이 없는 데다가 시간도 좀 애매한 편이라 아쉬운 부분이 많다. 하지만 부산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밤도깨비 여행을 즐기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서비스에 대한 부분은 아직 에어부산을 이용해 본 적이 없어 알 수가 없지만 지인들의 평가는 좋은 편이다.

Tip. 인천~홍콩 노선 취항 1주년이 된 제주항공은 1주년 기념으로 10월 한달 간 홍콩행 왕복항공권을 파격적으로 할인 판매한다. 인천~홍콩 노선의 왕복항공권은 출발일 기준으로 매일 최대 10명씩 199,000원(유류할증료 및 공항이용료 별도)에 판매된다. 부산~홍콩 노선의 왕복항공권도 10월 한달 동안 매일 최대 60명씩 99,000원에 판매한다. 왕복할인권을 구매한 고객 가운데 홍콩 최대 규모의 테마파크인 오션파크 할로윈 야간파티 입장권을 증정하기도 한다. 참고로 홍콩 오션파크 할로윈 축제는 9월23일부터 10월31일까지 진행된다. 이번 특가항공권은 환불 및 일정변경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한편 지난 6월22일 운항을 시작한 제주~오사카 노선은 오는 9월29일 취항 100일을 맞는다. 제주항공은 이 노선의 취항 100일을 기념하여 출발일 기준으로 10월1일부터 31일까지 한달 동안 왕복항공권을 매 편당 10명씩 100,000원에 판매한다.


제주항공 2011, ⓒ Reignman


제주항공 2011, ⓒ Reignman


"즐거운 여행 되셨나요?"

홍콩여행을 마친 후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도 어김없이 카메라를 들었다. 오는 길에는 제주항공의 fun 서비스가 없어 조금 아쉬웠지만 승무원의 비밀공간인 갤리(Galley)를 구경하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올초 제주도여행을 다녀오면서도 소개한 적이 있지만 갤리는 승무원들이 기내방송을 하거나 승객들을 위한 식사와 음료 등의 각종 서비스를 준비하는 공간이다. 또한 승무원이 잠시 휴식을 취하거나 식사를 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갤리 안을 구경하며 사진을 찍던 중 뭔가 어색한 기분이 들어 분위기를 바꾸어 보고자 승무원 누나들에게 농담을 건넸다.

"제주항공은 제주도만 가는 거 아니었어요?"

나의 실없는 농담에 승무원 누나들은 절대 그렇지 않다며 진지한 답변을 늘어놓았다. 제주항공이 홍콩에 취항한 지 벌써 1년이나 되었으며, 홍콩 뿐만 아니라 일본, 태국, 필리핀 등 무려 11개의 국제노선을 운항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대충은 알고 있었지만 솔직히 제주항공에 이렇게 많은 국제노선이 있는 줄은 몰랐다. 참고로 승무원 누나들이 정리해준 제주항공의 국제노선은 다음과 같다. 글 쓰기 귀찮으니까 그냥 아래 보이는 사진 한 장으로 정리하겠다. 그리고 승무원 누나들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몇 장 공개하는 것으로 포스팅을 마무리한다.

※ 이 포스트는 제주항공의 협찬과 협조를 받아 제작되었습니다.


제주항공 2011, ⓒ Reignman

까...깔끔한 정리다.


제주항공 2011, ⓒ Reignman

깜찍한 도시락세트 대령이오!


제주항공 2011, ⓒ Reignman

오렌지주스도 한 잔씩 드시와요.


제주항공 2011, ⓒ Reignman

기내방송 중인 승무원 누나.
"편안한 여행 되셨습니까? 그럼 안녕히 가십시오. 뱌뱌 땡큐. 고맙습니다!"


제주항공 2011, ⓒ Reignman


제주항공 2011, ⓒ Reign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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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맨 Reign [rein] = 통치, 지배; 군림하다, 지배하다, 세력을 떨치다 여행과 사진, 그리고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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