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잔치에서 만난 조카와 아이스크림CF를 찍으며 놀아요

"바야흐로 결혼 시즌이로구나!" 추운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봄날이 오자 결혼을 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내 주위의 친구와 친척, 선후배들 역시 하나둘씩 결혼을 하고 있어 주말마다 결혼식장에 다니느라 아주 분주하다. 덕분에 황금같은 주말 시간도 뺏기고 주머니 또한 가벼워지고 있지만 시집, 장가를 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축하해주는 일은 행복하기만 하다. 한편 결혼식 만큼이나 많아지는 것이 있으니... 돌잔치! 한두 해 전에 결혼한 친구들이 아이를 낳고, 그 아이들이 벌써 첫 번째 생일을 맞이할 시기가 되었으니 감회가 참 새롭다. 지난 주말에도 친구 녀석의 돌잔치에 다녀왔다. 조카의 첫 생일을 축하해주고 사진도 찍어줄 겸 카메라를 챙겨서 갔는데 또다른 친구의 아들 녀석과 재밌는 놀이를 하고 왔다. 이름하여... "아이스크림 CF 찍기 놀이!"

델라시아 2011, ⓒ Reignman

'아빠, 그게 뭐야? 왠지 시럽약 같은데?' 라는 표정으로 친구의 손끝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아이의 표정이 참으로 앙증맞다. 사실 스푼에 들어 있는 것은 요거트아이스크림이다. 내 입맛에도 아주 잘맞아서 혼자 세 컵이나 먹어 버렸다. 스시부페에 와서 스시는 한 접시 밖에 안먹고 아이스크림만 세 컵을 먹었으니 그 맛은 두 말하면 잔소리...

델라시아 2011, ⓒ Reignman

델라시아 2011, ⓒ Reignman

"동생, 이거 진짜 맛있어. 빨리 먹어봐!" 시럽약에 낚이는 건 아닌가 하고 머뭇거리는 동생을 대신해 형이 먼저 아이스크림을 맛본다. 처음 한 입을 먹더니 아이스크림이 든 컵을 아예 자기 앞으로 가져다 놓고 열심히 먹는다. 최신 유행 헤어 스타일로 머리를 한 형의 표정이 왠지 믿음직스럽다.

델라시아 2011, ⓒ Reignman

형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 안심을 했는지 동생도 아이스크림 먹기에 도전! 맛있는지 아이스크림을 입가에 묻혀 가며 열심히 먹는다. "맛있긴 한데 갑자기 머리 아파..." 너무 열심히 먹었는지 표정을 살짝 찡그리는 아이, 그 모습이 정말 사랑스럽다. 나도 너무 빨리 먹어서 머리가 아픈데 너처럼 어린 아이가 차가운 아이스크림을 그렇게 열심히 먹으면 당연히 머리가 아프지...

델라시아 2011, ⓒ Reignman

"아빠, 수저 이리 줘바!" 이 녀석, 아이스크림 맛에 반했는지 이제는 자기가 직접 스푼을 집어들고 먹기 시작한다. 아이스크림을 이렇게 열심히, 맛있게, 또 예쁘게 먹다니 아이스크림CF를 실시간 라이브로 보고 있는 것 같다.

델라시아 2011, ⓒ Reignman

"이건 또 뭐야, 판피린에프 뭐 그런 거 같은데?" 친구가 아들에게 입가심을 하라고 주스를 조금 따라준다. 판피린에프에 낚이는 건 아닌가 하고 잠시 머뭇거린 아이는 이내 자기 얼굴만한 컵에 든 음료수를 벌컥벌컥 마신다. "우아, 마시쪄요." 주스 맛이 좋았는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는 아이를 바라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삼촌을 위해 한번 정도는 웃어주면 안되겠니? 하긴 삼촌 인상이 좀 험악하긴 하지? 그래, 어쨌든 너 그때 내 왼쪽 뺨에 뽀뽀해 주었지? 다음에 만나면 오른쪽 뺨에도 뽀뽀해 주어야 한다. 그럼 항상 예쁘고 건강하게 잘 자라라~ 사랑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