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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극장가는 국산 독립영화의 흥행 열풍이 참으로 대단했다. <워낭소리>를 시작으로 <할매꽃>, <살기 위하여>, <나의 마음은 지지 않는다>, <똥파리> 등 그 어느 해보다도 독립영화의 선전이 대단한 2009년이다. 22만명을 동원해 독립영화 흥행 1위를 차지하고 있던 영화 <원스>는 국산 독립 영화인 <워낭소리>의 300만명이라는 놀라운 스코어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그리고 <워낭소리> 말고도 많은 독립영화들이 선전하고 있다. 흥행뿐만 아니라 각종 해외 영화제에 출품, 수상하는 국산 독립영화들의 선전은 참으로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나 또한 <원스>, <다섯은 너무 많아>, <워낭소리>, <똥파리>등 많은 독립영화들을 극장에서 감상했고 열렬히 환호했다. 그 중에서도 <낮술>은 나에게 완전한 공감과 거대한 웃음을 선물해 주었다. 독립영화 <낮술>의 연출은 신인감독인 노영석감독이 맡았다. 감독 뿐만 아니라 각본, 촬영, 제작, 음악, 미술, 편집 등 그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이 젊은 감독의 영화는 제목에서 보여지듯이 '술' 을 소재로 하고 있는 영화이다. 그리고 '여자' 또한 영화의 소재가 된다. 술의 유혹, 여자의 유혹이 상당부분을 점유하고 있다. 술로 시작해서 술로 끝나는... 술의, 술에 의한, 술을 위한, 그런 영화이다. ⓒ 스톤워크 / (주)영화사 진진. All rights reserved.
영화에서는 시대적 배경이나 지역적 배경을 설명하는 자막을 자주 볼 수 있다. 난 처음에 송삼동이 송삼이라는 동네 인줄 알았는데
바로 다음 자막에 다른 사람 이름이 뜨는걸 봐서 주인공 이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실제로 다른 사람들도 나와 같은 생각을 했었는지
피식대며 수근거리던 생각이 난다.
여행지인 정선에 도착한 주인공 혁진은 아무도 도착하지 않은 터미널에서 추위에 떨고 있다. 정선장이 열린다며 장소를 계획했던 친구 기상의 말을 떠올리며 혼자 정선장을 찾아 간다. 그러나 정선장은 끝난지 한참 됀거 같다.;; 허기를 달래기 위해 식당에 들어가 밥을 먹으며 친구에게 전화를 한다. 친구 3명모두 술먹고 뻗어서 집에서 자고 있고 화가 난 혁진은 소주 1병을 시키며 마수걸이 낮술을 시작한다. 기상이 아는 형님의 펜션에 먼저 가 있으라고 해서 도착한 팬션... 그곳에서 배우 양동근의 큰 형님 쯤 되어 보이는 아저씨의 얼굴이 우리를 설레게 한다. ⓒ 스톤워크 / (주)영화사 진진. All rights reserved. 길을 알려주던 버스 기사님, 길에서 호랑이가 나올 수 있다며 조심하라고 혁진에게 당부하던 슈퍼 할머니 등 현장에서 바로 섭외한듯한 단역배우들의 어색한 연기는 독립영화의 꽃이다. 그 어색하지만 나름 진지한 연기를 보고 있으면 손발이 오그라드는 짜릿함을 느낄 수 있고 크게 웃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낮술에 등장하는 3명의 여자중 첫번째 여자를 팬션에서 만난다. 혼자서 너무 심심하기도 하고, 여자친구와 헤어지기도 했겠다, 나름 상콤한 외모를 가지고 있는 그녀에게 혁진은 호감을 보인다. 옆방에 혼자 여행을 왔다는 그녀에게 담배도 주고 와인도 들고가 뭔가 해보려 하지만 가수 정지훈을 닮은 남자친구의 등장에 그 꿈은 무너지고 만다. 그래서 팬션을 나와 혼자 경포대 겨울바다를 보러 간다. 바다를 보며 컵라면에 소주한잔을 마시는 일은 정말 기가 막히다는 기상의 조언 덕분이기도 하고... 그 와중에 터미널에서 만난 두번째 여자...같은 버스 옆자리에 앉아 뽕짝을 들려주며 뽕짝의 심오함을 설명한다. 그리고 되도 않는 시를 들려주며 자꾸 혁진을 귀찮게 하는데, 그런 그녀에게 혁진은 '쌩' 으로 일관한다. 그런 그에게 여자는 욕을 선사 하는데... ⓒ 스톤워크 / (주)영화사 진진. All rights reserved. ⓒ 스톤워크 / (주)영화사 진진. All rights reserved. 그렇게 혁진과 옆방커플 세명은 새로운 술자리를 갖게 되고 노래방도 가며 즐겁게 유흥을 즐긴다. 그러나 비타민이라고 약을 먹이고 여자의 달콤한 입술로 혁진을 유혹한 커플은 다음날 혁진을 길가에 버린다. 지갑, 휴대폰은 물론이고, 바지까지 벗겨서 말이다. 어쩔수 없이 히치하이킹을 시작한 혁진은 두번째 여자를 만나게 되고 다시 한번 걸쭉한 욕설을 선사 받는다. 그러다 트럭을 하나 얻어타는데 그곳에서 변태 트럭운전자를 만나게 되고 또 험난한 여정을 경험한다. ⓒ 스톤워크 / (주)영화사 진진. All rights reserved. ⓒ 스톤워크 / (주)영화사 진진. All rights reserved. ⓒ 스톤워크 / (주)영화사 진진. All rights reserved. 사실 알고 봤더니 혁진의 여동생과 헤어진 여친의 이름이 동명 이인이었다. 기상은 혁진의 여친이 아닌 여동생과 사귀고 있던 것...참 다행이다. 근데 같이 잔건??????????????? 정말 상콤하고 개인적으로 마음에 쏙 든 마지막 장면이다. ⓒ 스톤워크 / (주)영화사 진진. All rights reserved. ⓒ 스톤워크 / (주)영화사 진진. All rights reserved. 두번째 여자인 란희를 처음 만났던 터미널에서 서울행 버스를 기다리던 혁진은 세번째 여자인 그녀의 한마디에 어떻게 할까 고민을 하면서 영화는 끝나게 된다. 관객도 함께 고민하는 장면이다. 특히 남자 관객들은 더욱 고민에 빠질듯... 지금 내 상태도 기분도 완전 꿀꿀한데..집에 가고 싶어 죽겠는데..강릉 방금 갔다 오는 길인데.. 왠 느닷없는 청순녀의 한마디에 정말 심각하게 고민이 되는 장면은 완전한 공감대를 이끈 감독의 센스가 돋보였다. 원스란 영화를 정말 정말 재밌고 감상했었고 국산독립영화인 '다섯은 너무 많아'를 유쾌하게 감상했었다. 낮술을 보고 난후 다섯은 너무 많아를 본후와 같은 느낌을 받았다. 정말 많이 유쾌하고 재밌고 좋은 영화였고 몰입이 아주 잘 되서 2시간에 가까운 러닝타임이 전혀 지루하지가 않았다. 대략 5만명정도가 이 영화를 본걸로 아는데 더 많은 사람이 낮술을 감상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 본문에 사용된 모든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그 모든 권리는 ⓒ 스톤워크 / (주)영화사 진진. 에 있음을 밝힙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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