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지배하다



가일마을 수곡고택, 경북 안동 2010, ⓒ Reignman

얼마 전 경상북도는 경북지역의 주요 한옥집단마을인 안동 가일마을과 영주 무섬마을,
칠곡 매원마을 등을 '한옥집단마을 관광자원화개발사업' 대상지로 선정했습니다.
우리의 전통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고택들을  숙박 체험 관광명소로 육성하기 위해 진행하는 관광사업인 것이죠.
이번 사업은 공동화장실 및 주차장 등의 관광 편의 시설을 설치하고 재미있고 유익한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마을 당 4~5억 원 정도의 돈을 투자, 모두 13억 원의 사업비가 지원되는데요.
잊혀져 가는 우리의 전통문화를 지키고자 하는 의미 있는 사업일 뿐만 아니라
생활의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조상의 흔적을 사랑하고 간직하는 종손들에게도 큰 힘이 될 수 있는 사업이 될 것입니다.


가일마을 수곡고택, 경북 안동 2010, ⓒ Reignman

최근 안동과 봉화로 여행을 다녀오면서 안동 가일마을의 수곡고택에서 하룻밤을 보냈습니다.
가일마을은 '한옥집단마을 관광자원화개발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안동의 대표적인 한옥 집단 마을입니다.
그래서 더욱 의미 있는 숙박 체험이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일마을 수곡고택, 경북 안동 2010, ⓒ Reignman


가일마을 수곡고택, 경북 안동 2010, ⓒ Reignman

안동시 풍천면 가곡리에 위치하고 있는 가일 수곡고택은 중요민속자료 제176호로 지정된 한옥으로
조전 정조 16년(1792)에 권조가 조부 권보의 유덕을 추모하기 위하여 세운 고택입니다.
수곡고택에는 'ㄷ'자형 안채와 'ㅡ'자형의 사랑채, 'ㅡ'자형의 별당채와 문간차가 있으며,
안채는 4칸인데 이 중에 2칸은 전면이 개방된 안대청이고 왼쪽 2칸은 안방입니다.
사랑채는 8칸으로 4칸은 큰 사랑방, 왼쪽의 4칸은 작은 사랑방과 마루방으로 되어 있습니다.
또한 별당인 일지재는 학문연구와 후진양성을 위해 마련된 곳입니다.
수곡고택은 1990년부터 1992년까지 3년에 걸쳐 일지재를 비롯하여 안채를 보수하였습니다.


가일마을 수곡고택, 경북 안동 2010, ⓒ Reignman


가일마을 수곡고택, 경북 안동 2010, ⓒ Reignman


가일마을 수곡고택, 경북 안동 2010, ⓒ Reignman

수곡고택의 구석구석을 살펴봅니다.
이름은 알 수 없지만 낯이 익은 물건들이 많이 보입니다.
아마 사극이나 책자, 혹은 인터넷 등을 통해 봐왔던 물건들이겠지요.
어쨌든 수곡고택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들이 마냥 신기하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이곳은 박물관이나 전시관이 아닙니다.
한참을 바라보며 사진도 찍고 신기해 하던 물건들은 종손들이 사용하고 있는 물건들이지요.


가일마을, 경북 안동 2010, ⓒ Reignman

수곡고택의 따뜻한 장작방에서 숙면을 취한 우리는 아침부터 하룻밤 머문 곳의 흔적을 카메라에 가득 담기 시작합니다.

가일마을, 경북 안동 2010, ⓒ Reignman

열심히 사진을 찍다 보니 배에서는 꼬르륵 소리가 들려 옵니다.
아침식사를 하기 위해 잠시 수곡고택을 벗어납니다.
전날 밤에는 보지 못했던 가일마을의 정겨운 풍경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가일마을, 경북 안동 2010, ⓒ Reignman

아침부터 지붕 위에 올라 수리를 하는 동네 주민의 망치질 소리가 박자에 맞춰 경쾌하게 들려옵니다.


가일마을, 경북 안동 2010, ⓒ Reignman

그리고 다 타고 남은 연탄재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연탄재를 정말 오래간만에 보는 것 같습니다.
제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였을 겁니다.
그러니까 80년대 후반 기름 보일러가 있는 집으로 이사를 갔으니 20년 만에 연탄재를 보는 것 같습니다.
그 이후로는 딱히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어렸을 때 연탄재로 눈사람을 만들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라 한참을 바라봅니다.
요즘 아이들은 연탄과 연탄재를 본 적이 있을지 궁금합니다.
어찌됐든 이것은 쓰레기입니다. 아름다운 쓰레기입니다.


가일마을 안동 시습재, 경북 안동 2010, ⓒ Reignman

안동의 유명한 간고등어를 반찬으로 아침식사를 든든하게 먹고 안동 시습재에 들렀습니다.


가일마을 안동 시습재, 경북 안동 2010, ⓒ Reignman

경상북도 문화재자료 제370호인 안동 시습재는 화산 권주(1457~1505)의 고택입니다.
이 집의 건립시기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현재의 건물은 19세기 중엽 후손들에 의해 중건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권주는 도승지와 경상도 관찰사를 지낸 인물로 조선 연산군 11년(1505)에 갑자사화에 연루되어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참고로 이곳에는 보물이 두 점이나 보관되어 있습니다.
보물 제549호로 지정된 권주 종손가 문서와 보물 제1002호로 지정된 권주 종손가 문적이 바로 그 보물입니다.


가일마을 안동 시습재, 경북 안동 2010, ⓒ Reignman

안동에서의 일정을 소화하고 봉화로 떠나기 전 어르신을 뵙습니다.
안동전통문화연구회의 청남 권영한 회장입니다.
60여년의 서력과 50여권의 저서를 보유한 청남 권영한 선생께서 안동을 방문한 여행자들에게 크나큰 선물을 해주고 계십니다.
여행자들의 성씨와 본관에 대한 이야기, 시조와 유명 조상에 대한 이야기를 재밌게 풀어주시는 것은 물론 친필로 글씨까지 남겨주십니다.
이 자리를 빌려서 어르신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가일마을 안동 시습재, 경북 안동 2010, ⓒ Reignman

이렇게 안동에서의 일정을 마무리합니다.
여행을 다니며 시설 좋은 호텔과 펜션 등 다양한 숙소에 묵어봤지만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고택에서의 하룻밤은 정말 특별한 경험이 되는 것 같습니다.
잠이 부족한 상황에서 여행을 시작하여 컨디션이 좋지 않았지만
고택 장작방의 따뜻한 아랫목에 허리를 지지며 잠을 잤더니 이건 뭐 날아갈 것 같이 몸이 가볍습니다.
좋은 컨디션으로 봉화 여행을 할 수 있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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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맨 Reign [rein] = 통치, 지배; 군림하다, 지배하다, 세력을 떨치다 여행과 사진, 그리고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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