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지배하다




She & Him - Vol. 2

영화 <500일의 썸머>의 히로인 주이 디샤넬(Zooey Deschanel)과 인디포크의 선두주자 엠 워드(M. Ward)의 만남 쉬 앤 힘(She & Him). 쉬 앤 힘이 두 번째 정규 앨범을 내놓았다. 필자는 위드블로그와 파스텔뮤직이 진행하는 캠페인에서 음반 리뷰어로 선정돼 <She & Him - Vol. 2>을 선물받았는데, 모든 노래가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경쾌하고 발랄한 느낌을 가지고 있어서인지 1번 트랙부터 13번 트랙까지 부담없이 들을 수 있었다. 요즘 나를 가장 설레게 하는 주이 디샤넬의 노래를 듣고 있자니 그녀가 출연했던 영화들이 머리 속을 스쳐지나가면서 보다 풍성한 느낌을 전해준 것 같다.


영화 <500일의 썸머>에서 리 헤이젤우드의 'Suger Town'을 부르는 주이 디샤넬의 모습은 뭇 남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을 것이다. 간단한 동작과 함께 노래하던 썸머를 보며 넋을 잃은 조셉 고든 레빗의 표정이 떠오른다. 부푼 기대를 안고 쉬 앤 힘의 두 번째 앨범을 듣기 시작했다.

Track

1. Thieves
첫 번째 트랙인 'Thieves'를 처음 듣는 순간 폴 앵카의 다이아나가 떠오른다. 약간은 올드한 느낌을 주는 이 곡은 경쾌한 반주에 주이 디샤넬의 매우 깨끗한 발성이 더해진 곡으로 <She & Him - Vol. 2>의 서두에 배치되어 앨범의 전체적인 색깔을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2. In The Sun
'In The Sun'을 첫 번째에 배치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She & Him - Vol. 2>의 이미지와 잘 들어 맞는 곡인 것 같다. 'In The Sun'에 등장하는 정직한 키보드 연주는 듣는 이로 하여금 단순한 박자에 리듬을 타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이 곡은 뮤직비디오로 감상하면 10배는 좋다. 주이 디샤넬의 코믹하면서도 앙증맞은 율동이 그야말로 예술이다. ㅜㅜ

3. Don’t Look Back
'Don't Look Back'이라는 제목처럼 뒤를 돌아보지 않는 반복적인 스네어 드럼소리가 곡의 전체적인 흐름을 이끌고 있으며, 서두를 알림과 동시에 중간중간 삽입된 키보드 연주는 곡에 경쾌함을 더해주고 있다. 무엇보다 코러스가 귀여운 곡.

4. Ridin’ In My Car
주이 디샤넬의 낭랑한 목소리가 담긴 노래만 들어서인지 엠 워드의 목소리가 더욱 반갑게 느껴진다. 두 사람이 주고받는 노래 속에 담겨 있는 서정적인 기타 연주가 아주 좋다. 이 곡은 NRBQ의 'Ridin’ In My Car'를 다시 부른 커버 트랙이라고 한다. 원곡도 한번 들어보고 싶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5. Lingering Still
만돌린 소리가 돋보이는 'Lingering Still'이란 곡은 배우 겸 뮤지션 제이슨 슈왈츠만이 베이스라인의 아이디어를 줬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In The Sun'과 더불어 이번 앨범에서 가장 자주 듣게 되는 곡이다. 'Lingering Still'을 듣고 있노라면 다소 고전적인 느낌때문인지 십년 전 이탈리아의 어느 시골마을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한다. 엠 워드의 코러스가 좋고, 강한 비음의 느껴지는 주이 디샤넬의 매력적인 창법 또한 좋은 곡. 차분하면서도 경쾌한 곡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로비 윌리엄스와 니콜 키드먼의 듀엣곡인 'Something Stupid'를 연상케 하기도 한다.

6. Me And You
이제 슬슬 느린 템포의 곡이 하나 등장할 때가 됐다. 그룹 불싸조의 한상철 왈 '듣다 보면 후렴구절의 허밍을 따라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정말 그렇게 된다. 바라라라~

7. Gonna Get Along Without You Now
이 곡 역시 'Ridin’ In My Car'와 마찬가지로 커버 트랙인데 반복되는 패턴의 가사와 멜로디가 2분 20여 초의 짧은 곡에 중독성을 더해준다. 필자는 'Me And You'보다 오히려 이 곡의 허밍을 따라하게 된다. 아하~ 으흠~

8. Home
<She & Him - Vol. 2>의 앨범에 수록된 곡 중에서 그나마 가장 변칙적인 곡이라 볼 수 있다. 경쾌한 피아노 연주와 풍성한 코러스, 컨트리틱한 일렉 기타 연주에 박수 소리도 들을 수 있다. 4분 30초가 넘어가는 비교적 긴 곡이기 때문에 완성도를 위해서 아주 많은 신경을 쓴 것이 느껴지는 곡이다.

9. I’m Gonna Make It Better
반복되는 드럼 소리에 컨트리 풍의 기타 연주 소리가 더해져 경쾌하고 발랄한 느낌을 준다. 반복되는 후렴구가 조금은 지루함을 느끼게 하기도 한다.


10. Sing
이 노래의 제목은 'Sing'이지만 주이 디샤넬이 나에게 노래를 한다기 보다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지극히 차분한 느낌의 곡이라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주이 디샤넬과 대화를 한다는 느낌으로 듣다 보면 또다른 매력이 느껴지는 것 같다.

11. Over It Over Again
'Home'이나 'Don't Look Back'과 같이 경쾌한 피아노 연주로 시작하는 'Over It Over Again'은 풍성한 코러스와 주이 디샤넬의 대단한 스킬을 느낄 수 있는 곡이다.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는 창법 속에서 매끄럽지 못한 고음처리와 툭툭 끊기는 호흡은 주이 디샤넬의 매력을 십분 느끼게 해주는 요소가 된다. 진짜 귀여운 보컬이다.

12. Brand New Shoes
<She & Him - Vol. 2> 앨범 중에서 가장 조용한 곡이다. 차분하게 가사를 읊조리는 주이 디샤넬의 음성과 잔잔하게 울려퍼지는 어쿠스틱 기타 소리가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있다.

13. If You Can’t Sleep
'Brand New Shoes'보다 더욱 조용한 곡이다. 제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이 곡은 마치 잠 못 이루는 리스너들에게 바치는 일종의 '자장가'가 아닐까 싶다. 화음으로 악기를 대신해 곡을 만들었기 때문에 더욱 처지는 분위기를 연출하며, 주이 디샤넬의 맑고 깨끗한 목소리는 그 속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그룹 불싸조의 한상철 역시 이 곡을 '자장가'로 표현하였다.

<She & Him - Vol. 2>을 들어 보면 주이 디샤넬을 단순히 영화배우로 보기에는 그녀가 가진 재능과 열정에 우를 범하는 꼴이 된다. 인지도를 등에 업고 벨소리와 컬러링을 팔아보겠다며 노래를 하는 국내의 일부 연예인들과는 다르다. 그냥 뮤지션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주이 디샤넬은 <She & Him - Vol. 2>에서 커버 트랙을 제외한 모든 곡의 작사와 작곡을 맡고 있다. 보컬도 보컬이지만 그녀가 써내려간 가사를 음미하고, 완성도 높은 곡들을 감상하는 재미가 있는 앨범인 것 같다. 물론 엠 워드의 멋진 연주와 프로듀싱 솜씨를 감상하는 것도 잊지 말자.

She & Him - Volume Two - 8점
쉬 앤 힘 (She & Him) 노래/파스텔뮤직 (Pastel Music)




    본 블로그는 모든 컨텐츠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출처를 밝히더라도 스크랩 및 불펌은 절대 허용하지 않으며, 오직 링크만 허용합니다.
    또한 포스트에 인용된 이미지는 해당 저작권자에게 권리가 있으므로 이미지를 사용할 경우 저작권 표시를 명확히 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여행과 사진, 그리고 영화를 이야기하는 블로그 '세상을 지배하다'를 구독해 보세요 =)
    양질의 컨텐츠를 100% 무료로 구독할 수 있습니다 ▶ RSS 쉽게 구독하는 방법 (클릭)
 


BLOG main image
세상을 지배하다
레인맨 Reign [rein] = 통치, 지배; 군림하다, 지배하다, 세력을 떨치다 여행과 사진, 그리고 영화
by Reignman

카테고리

전체보기 (875)
영화 (273)
사진 (109)
여행 (219)
그외 (273)

달력

«   2024/03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