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영화리뷰

프로포즈 데이 - 낭만과 해학, 아일랜드의 감성이 살아 숨쉬는 로맨틱 코미디

Reignman 2010. 3. 25. 16:02


Leap Year

4월 8일에 개봉하는 영화 <프로포즈 데이>를 지난 3월 18일 시사회를 통해 먼저 만나보게 되었다. 이 영화는 에이미 아담스와 매튜 구드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이자 두 남녀 주인공과 함께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며 아일랜드를 마음껏 여행할 수 있는 로드무비다. <프로포즈 데이>의 원제는 '윤년'을 뜻하는 <Leap Year>이다. '아일랜드에는 4년마다 한번씩 돌아오는 2월 29일에 여자가 먼저 청혼 할 수 있는 풍습이 있다'라는 소식을 접한 애나(에이미 아담스)는 아일랜드로 출장을 떠난 남자친구를 찾아가 프로포즈 하기로 결심한다. 악천후로 인해 이상한 시골마을에 불시착한 애나가 데클랜(매튜 굿)의 도움을 받아 긴 여행을 떠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코믹하게 그리고 있는 영화다.

뻔해도 좋다

대부분의 로맨틱 코미디가 그렇듯 <프로포즈 데이>역시 뻔한 스토리를 갖고 있다. 윤년이라는 소재는 독특하긴 한데 내러티브와 영화의 결말이 훤히 들여다 보인다. 그래도 이 영화가 좋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바로 배우들의 매력 때문. 매튜 구드란 배우는 이 영화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는데, 아일랜드 영화라 그런지는 몰라도 <원스>의 글렌 핸사드처럼 묘한 분위기가 있다. 귀엽기도 하고 편안한 이미지를 갖고 있으며 까칠한 듯 하면서도 로맨틱한 면이 있어서 많은 여성관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 같다.

ⓒ Universal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반면 에이미 아담스는 이 영화에서도 그동안 쭉 봐왔던 에이미 아담스였다. 요정같이 순수한 이미지에 공주같은 외모와 꾀꼬리같이 낭랑한 목소리가 주는 그녀만의 매력은 여전해 보였다. 에이미 아담스가 출연한 영화는 거의 다 봤지만 언제나 깜찍하고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자기만의 색깔이 확고하다는 것은 연기자로서의 장점이 될 수 있지만 그녀의 연기 패턴은 다소 한정적이란 생각이 든다. 심지어 <다우트>같은 영화에서도 에이미 아담스의 연기는 평소와 별반 차이가 없다. 자기만의 색깔을 계속 유지하면서도 다양한 변신을 추구하는 에이미 아담스의 변화를 기대해 본다. 암튼 <프로포즈 데이>는 작품성이 뛰어나지도 않고, 스토리와 결말이 쉽게 예상되는 영화이긴 하지만 배우들의 매력적인 연기를 감상하는 것 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낭만과 해학

앞서 말했듯이 <프로포즈 데이>는 두 남녀 주인공의 여정에서 생기는 재밌는 에피소드를 그린 영화다. 두 사람의 여정에는 아일랜드의 아름다운 절경에서 오는 낭만이 있고, 시종일관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는 풋풋한 러브 스토리가 있다. 두 사람의 여정 속에서 벌어지는 말다툼과 러브 스토리는 말과 몸짓, 표정 어느 하나 천박하지 않고 아일랜드의 자연처럼 해맑고 순수하다. 그리고 이 영화에는 여행용 가방을 이용하여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을 노출 시키는데, 관객들이 다소 거북해 할 수 있는 영화 속 광고조차 해학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센스 넘치는 PPL이었다.

ⓒ Universal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프로포즈 데이>의 북미 흥행 성적과 비평가들의 평가는 썩 좋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 영화는 보는 이의 기분을 좋게 해주는 영화다. 우울한 당신의 기분을 날려줄 수 있는 영화이고, 당신의 기분이 유쾌하다면 그 유쾌함이 배가 되도록 해주는 영화다. 여자가 남자에게 청혼을 하는 아일랜드의 풍습이 4년에 한번씩 찾아오는 것처럼 <프로포즈 데이>는 4년에 한번 정도 구경할 수 있는 유쾌하고 소중한 로맨틱 코미디 영화다. 두 사람의 아일랜드 횡단 여행에 동승하여 낭만과 해학을 느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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