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지배하다




여행을 하면서 가장 신경 써서 파악해야 하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교통수단이다. 도보여행을 한다면 지리를 파악하는 것이 전부가 될 수도 있겠지만 여행은 기본적으로 이동의 연속이고 교통수단은 언제나 여행자의 든든한 발이 되어 주기 때문에 그 지역의 교통수단을 확실하게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해외여행을 할 때에는 교통수단에 대한 중요도가 더 커지게 되는데 렌터카를 이용한다거나 현지 가이드의 도움을 받는 상황이 아니라면 교통수단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심적인 부담을 줄이고 시간적인 여유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된다.

"단순하면서도 체계적인 홍콩의 대중교통수단!"

홍콩을 여행하면서 가장 깊은 인상을 받았던 부분 중에 하나가 바로 대중교통이다. 인구밀도가 높고 관광객들이 많은 곳이라 그런지 대중교통이 아주 잘 발달되어 있었다. 홍콩의 구석구석을 연결하는 다양한 대중교통은 홍콩여행을 더욱 편하게 해준다. 사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서울만 하더라도 대중교통이 워낙 잘 발달되어 있는 곳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홍콩이라고 해서 별다른 특이점을 찾을 수 없을 것으로 예상을 했었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홍콩여행이 처음이라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그렇게 익숙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홍콩의 대중교통이 서울에 비해 월등히 나은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뭐랄까, 홍콩의 대중교통은 단순한 탈것 이상의 가치를 지닌 홍콩 내 또 하나의 관광이 되는 것 같았다. 그런 의미에서 홍콩의 대중교통수단을 낱낱이 파헤쳐 보고자 한다.


침사추이, 구룡반도, 홍콩 2011, ⓒ Reignman

침사추이에 위치한 버스터미널의 활기찬 모습.


셩완, 홍콩섬, 홍콩 2011, ⓒ Reignman

홍콩섬을 가로지르는 홍콩의 명물 트램.


침사추이, 구룡반도, 홍콩 2011, ⓒ Reignman


침사추이, 구룡반도, 홍콩 2011, ⓒ Reignman

 
1. AEL VS 공항버스 : 비행기를 타고 홍콩국제공항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교통수단이 바로 AEL(공항고속기차)과 공항버스이다. 먼저 AEL은 우리나라의 공항철도와 비슷한 개념으로 공항과 시내를 20분만에 연결해주는 공항의 대표적인 교통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공항철도의 이용요금이 리무진버스보다 저렴한 반면 홍콩은 AEL의 이용요금이 공항버스보다 두 배 이상 비싸다. 또한 공항버스는 24시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소요시간이 3배 정도 빠르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AEL을 선호하는 편이다. 게다가 AEL역과 호텔을 연결하는 무료셔틀버스가 운행되고 있기 때문에 호텔을 숙소로 정한 사람이라면 AEL을 이용하는 것이 더 좋다. 물론 공항에서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은 AEL과 공항버스가 전부는 아니다. 세 사람이 이상이라면 택시를 이용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2. 트램 : 삭막한 분위기 속에서 바쁘게 움직이는 도심 속을 유유히 질주하는 트램은 홍콩을 대표하는 대중교통수단이다. 사실 홍콩에는 다양한 교통수단이 존재하며 단순히 빠른 이동만을 생각한다면 트램에게 절대 높은 점수를 줄 수 없다. 하지만 트램은 서울에서 볼 수 없는 교통수단인 만큼 이색적인 매력이 있다. 또한 독특한 느낌의 승차감과 홍콩섬의 주요 스팟을 모두 연결하는 트램 노선, 100년 이상의 역사와 상징성 등 수없이 많은 장점과 매력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트램의 큰 장점은 바로 저렴한 이용요금. 트램은 HK$2.3(원화로 350원)만 내면 어디든 갈 수 있기 때문에 트램을 또 하나의 관광으로 활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위층 창가에 자리를 잡고 앉아 홍콩시내를 구경하다 보면 왠지 값비싼 투어를 공짜로 즐기는 것 같아 뿌듯한 마음마저 든다.

3. 피크트램 : 얼마 전 'CG로도 만들 수 없는 홍콩 야경의 진수, 빅토리아 피크'라는 포스팅에서도 짧게 소개한 적이 있지만 피크트램은 피크의 또 다른 명물이다. 홍콩 내에서도 가장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 관광지인 빅토리에 피크, 그곳에 올라가는 제일 좋은 방법은 바로 피크트램을 이용하는 것이다. 1888년 개통된 피크트램은 오늘날까지 세계에서 가장 가파른 경사를 운행하는 케이블전차로 남아 있으며, 피크트램을 탄 승객들은 7~8분 정도 되는 짧은 이동시간 동안 홍콩섬과 구룡, 빅토리아 항구의 빼어난 경관을 감상하게 된다. 또한 피크트램은 아침 7시부터 밤 12시까지 15분 간격으로 하루 90회를 운행하는데 120여 년간 단 한 번의 사고도 나지 않았다고 한다. 만약 당신이 홍콩을 찾는다면 빅토리아 피크에 꼭 올라가 보았으면 좋겠고, 피크에 올라갈 때에는 꼭 피크트램을 이용하길 바란다.

4. 스타페리 : 홍콩은 바다를 끼고 있으며 크고 작은 섬들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페리 노선 또한 잘 갖추고 있다. 홍콩의 페리는 공항에서부터 이용할 수 있으며 홍콩섬, 구룡반도, 그외 외곽에 자리 잡은 섬들과 마카오 및 중국 본토 인근 도시들을 연결한다. 그중 스타페리는 구룡반도와 홍콩섬을 연결하는 유서 깊은 수상교통수단으로서 홍콩을 찾은 여행객들의 필수 이용코스라 할 수 있다. 물론 구룡반도와 홍콩섬을 오갈 때 보다 빠르고 편리한 MTR을 이용해도 되지만 저렴한 가격으로 유람선 투어를 한다는 생각으로 스타페리만의 낭만을 느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스타페리는 구룡반도의 침사추이와 훙함, 홍콩섬의 센트럴과 완차이에서 이용할 수 있으며 갑판의 위치(1층보다 2층이 약간 비쌈)와 노선, 그리고 요일과 나이에 따라 요금에 조금씩 차이가 있다. 그렇다고 요금이 비싼 것은 아니고 트램과 마찬가지로 단돈 몇 백원만 지불하면 되기 때문에 부담이 없다.


침사추이, 구룡반도, 홍콩 2011, ⓒ Reignman

침사추이 스타페리 선착장에 정박 중인 배들.


침사추이, 구룡반도, 홍콩 2011, ⓒ Reignman

빗길을 달리고 있는 이층버스.


센트럴, 홍콩섬, 홍콩 2011, ⓒ Reignman

센트럴에 위치한 스타페리 선착장 입구.


셩완, 홍콩섬, 홍콩 2011, ⓒ Reignman

웨스턴 마켓 앞에서 발견 트램.
트램은 움직이는 광고판이라 할 만큼 많은 볼거리도 제공한다.


센트럴, 홍콩섬, 홍콩 2011, ⓒ Reignman

버스 역시 마찬가지.
홍콩의 트램과 버스는 이동수단의 역할을 넘어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을 선사한다.


침사추이, 구룡반도, 홍콩 2011, ⓒ Reignman


센트럴, 홍콩섬, 홍콩 2011, ⓒ Reignman


침사추이, 구룡반도, 홍콩 2011, ⓒ Reignman


5. MTR  : 홍콩에서는 지하철을 MTR(Mass Transit Railway)이라 부른다. 'Subway'라 쓰여진 곳은 그냥 지하도일 뿐이므로 착각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지하도가 아니라면 샌드위치 가게이거나... 아무튼 MTR은 홍콩에서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대중교통수단이라 할 수 있다. 홍콩 전역을 아우르는 다양한 노선과 빠르고 간편한 환승은 MTR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이다. 하지만 다른 교통수단에 비해 요금이 약간 비싸다는 단점이 있고, 서울의 지하철과 마찬가지로 답답한 느낌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홍콩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버스를 이용하는 것보다 노선을 파악하기 쉬운 MTR이 낫겠지만 개인적으로 MTR은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이는 서울에서도 지하철보다 버스를 더 선호하는 필자의 취향에 기인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두 사람 이상이 함께 다닌다면 왠만한 곳은 택시를 이용하는 편이 가격대성능비면에서도 오히려 낫다.

6. 버스 : 서울은 좁은 땅덩이에 비해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기 때문에 단독주택보다 아파트가 많다. 이는 홍콩 역시 마찬가지. 인구밀도가 워낙 높은 곳이라 버스도 이층버스가 대부분이다. 농담을 너무 진지하게 했나? 어쨌든 영국의 2층 버스를 연상케하는 길쭉한 버스들은 홍콩의 분위기를 상징적으로 대변한다. 홍콩의 버스 노선은 수백 개의 노선으로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지만 홍콩이 익숙하지 않은 여행자에게 다소 복잡하고 불편하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MTR이 가지 않는 스탠리나 애버딘, 리펄스 베이, 오션 파크, 빅토리아 피크로 이동하고자 할 때 버스는 유용한 교통수단이 된다. 저렴한 이용요금과 이층 창가에 자리를 잡고 홍콩의 숨은 모습을 구경하는 것 또한 버스의 장점. 한편 홍콩에는 현지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미니버스도 있다. 우리나라의 마을버스와 비슷한 개념의 이 미니버스는 외국에서 온 여행자들이 마을버스를 잘 이용하지 않듯 여행자의 입장에서 별로 이용할 일이 없다.

7. 택시 : 일본에서 택시를 이용하는 것은 사치에 가깝지만 홍콩에서는 택시가 아주 유용한 교통수단이 된다. 생각보다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두 명 이상이 함께 움직인다면 택시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4~5명이라면 말할 것도 없고, 택시가 워낙 많아서 어디서든 쉽게 탈 수 있다. 다만 출퇴근 시간에 택시를 이용하는 것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 택시는 지난 홍콩여행에서 가장 자주 이용했던 교통수단이기도 한데 기본요금은 HK$18이며, 새벽에는 HK$20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새벽에 택시를 다 타고, 어디 갔다 왔어? 뭐 어쨌든 홍콩의 택시는 지역별로 차체의 색깔이 다르다. 침사추이 및 홍콩섬 지역에서는 붉은색 택시를 볼 수 있으며, 신계 지역을 오가는 택시는 초록색, 란타우섬을 오가는 택시는 하늘색 옷을 입고 있다. 터널 이용 시 별도로 청구되는 요금이 있으며 트렁크에 짐을 실을 경우에도 개당 5달러씩 추가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8. 옥토퍼스 카드 : 옥토퍼스 카드가 비록 교통수단은 아니지만 여행자들이 앞서 소개한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데 있어서 없어서는 안될 필수품이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몇 가지 팁을 공유할까 한다. 옥토퍼스 카드는 우리나라의 교통카드와 비슷한 개념의 카드인데 활용할 수 있는 범위는 훨씬 넓고 다양하다. 우선 대중교통에 있어서 버스와 MTR은 물론 AEL, 공항버스, KCR(교외선), 트램, 피크트램, 스타페리를 모두 이용할 수 있으며, 5~12% 정도의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그 뿐만 아니라 세븐일레븐, 왓슨, 슈퍼마켓, 파킨숍, 맥도날드, 페어우드, 맥심 페스트푸드, 카페 드 코랄, 퍼시픽 커피 컴퍼니, 허유산, 스타벅스 등 가맹점으로 등록된 편의점과 할인마트, 패스트푸드점, 커피 전문점 등을 카드 하나로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어떠한 가게가 됐든 카운터에 옥토퍼스 카드 단말기가 있다면 현금보다 옥토퍼스 카드로 결제를 하는 것이 좋다.

홍콩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면세점에서 쇼핑을 하다가 동전이 생겼는데 스타벅스에 들러 동전을 모두 주고 나머지 금액을 옥토퍼스 카드로 결제하여 계륵과도 같은 동전들을 처리한 경험이 있다. 완전 편리했음. 카드 구입에서부터 충전과 환불, 활용팁 등 옥토퍼스 카드에 대한 정보들은 가이드북과 인터넷에 널려 있으니 필요한 부분은 직접 검색을 하거나 댓글로 질문하기 바란다. 추가로 옥토퍼스 카드 및 홍콩 대중교통에 관한 팁이 아주 잘 정리된 곳이 있어 소개할까 한다. '정대리의 홍콩이야기'라는 블로그인데 대중교통 뿐만 아니라 홍콩여행에 대한 모든 내용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원하는 정보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센트럴, 홍콩섬, 홍콩 2011, ⓒ Reignman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에서 발견한 MTR Fare Saver와 옥토퍼스 카드를 태그하고 있는 사람들.
여기에 옥토퍼스 카드를 태그하면 HK$2이 적립된다.
이 기계는 이곳 말고도 지하철역과 사람이 많이 다니는 곳에 설치되어 있다.
하루에 몇 번이나 적립할 수 있고 몇 시간 간격으로 적립이 되는지 등의 디테일한 부분은 잘 모르겠다.
얼마 안되는 금액이지만 길 가다 보이면 일단 카드부터 들이대자.


침사추이, 구룡반도, 홍콩 2011, ⓒ Reignman

침사추이 버스터미널에 모여 있는 이층버스와 레드택시들.


침사추이, 구룡반도, 홍콩 2011, ⓒ Reignman

버스터미널의 아침 풍경.
손님을 기다리는 버스의 앞면 전광판에 행선지가 안내되어 있다.


침사추이, 구룡반도, 홍콩 2011, ⓒ Reignman

느와르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홍콩의 레드택시.
개인적으로 맘에 드는 사진이라 재탕.


셩완, 홍콩섬, 홍콩 2011, ⓒ Reignman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 택시와 홍콩의 미니버스.
참고로 지금 보이는 녹색 미니버스는 노선이 정해져 있지만
빨간색 미니버스는 정해진 노선없이 유동적으로 운행한다.


센트럴, 홍콩섬, 홍콩 2011, ⓒ Reignman


셩완, 홍콩섬, 홍콩 2011, ⓒ Reignman


셩완, 홍콩섬, 홍콩 2011, ⓒ Reign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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