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지배하다





따스한 날씨에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봄꽃들과 싱싱한 봄날의 풍경이 이어지고 있는 요즘 나들이에 대한 갈증이 부쩍 늘고 있는 것 같다. 갈증이야 해소하라고 있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 얼마 전 강화도 고려산으로 봄꽃나들이를 다녀왔다. 나름 진달래의 개화시기와 날씨를 고려하여 고려산을 찾았것만 생각보다 늦어진 개화시기 때문에 진달래로 완벽하게 뒤덮인 고려산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아마 지금쯤이면 고려산의 진달래가 절정을 이루고 있지 않을까 싶다. 여하튼 해갈을 위한 나의 움직임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강화도 고려산 진달래 예술제 2011, ⓒ Reignman

강화도 고려산 진달래 예술제 2011, ⓒ Reignman


"축제의 고장, 강화도!"

서해안의 아름다운 바다와 산, 살아 있는 역사가 조화를 이루고 있는 강화군은 다양한 문화축제가 열리는 고장이다. <고려산 진달래 예술제>를 비롯하여 <강화고인돌 문화축제>, <강화개천大축제>, <삼랑성 역사문화 축제>, <강화도 새우젓 축제>, <강화도 어린이 축제>, <후포방 꽃게 병어축제>, <녹색여행 강화약쑥 축제> 등 계절과 시기에 따라 다양한 축제들이 열리고 있다. 이처럼 축제가 많고, 관광지 역시 많은 강화군의 1년은 매우 바쁘고 빠르게 지나간다.


강화도 고려산 진달래 예술제 2011, ⓒ Reignman

강화도 고려산 진달래 예술제 2011, ⓒ Reignman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강화 고려산 진달래 예술제!"

강화군의 다채로운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고려산 진달래 예술제>. 화사한 진달래와 함께하는 <고려산 진달래 예술제>는 일상에 지친 현대인으로 하여금 새로운 활력과 기운을 복돋워 주는 웰빙 예술제이다. 그래서 강화도 고려산은 봄꽃의 대표 주자인 진달래를 보기 위한 사람들로 해마다 북새통을 이룬다. 강화의 유구한 역사문화와 청정 강화의 자연환경을 단숨에 체험할 수 있고, 진달래 포토존과 미술전, 사진전, 거리예술, 캐리커쳐, 강화농특산물장터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마련된 <고려산 진달래 예술제>를 통해 깊어가는 봄을 만끽하는 것은 삶의 에너지를 충전하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강화도 고려산 진달래 예술제 2011, ⓒ Reignman

강화도 고려산 진달래 예술제 2011, ⓒ Reignman


"436m의 완만한 능선"

고려산 정상의 높이는 436m 밖에 되지 않는다. 평소 등산을 자주 하지도 않을 뿐더러 카메라와 삼각대, 물통 등 무거운 짐을 가지고 있어서 산에 오르기 전 내심 걱정이 됐지만 막상 오르고 보니 별것 아니었다. 길도 좋고 중간중간 쉬어갈 수 있는 그늘도 많아서 별다른 어려움 없이 정상까지 쉽게 오른 것 같다. 그래도 등산에 있어서 방심은 언제나 금물, 무리하지 않고 느긋하고 여유롭게 산행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고려산에 올라가는 코스에는 백련사 1코스와 청련사 2코스, 적선사 3코스, 고비고개 4코스, 미꾸지고개 5코스가 있다. 나는 백련사를 들러 고려산 정상으로 이동, 이후 낙조봉까지 이어지는 능선을 타고 적석사 부근으로 내려오는 1코스를 택했다. 고려산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며 느긋하게 걸어도 3시간이면 충분히 도달할 수 있는 코스이다.


강화도 고려산 백련사 2011, ⓒ Reignman

강화도 고려산 백련사 2011, ⓒ Reignman

강화도 고려산 백련사 2011, ⓒ Reignman


"고려산 중턱의 아름다운 천년고찰, 백련사!"

코스 입구에서부터 30분 남짓 걸었을까? 고려산 중턱에서 웬 이름 모를 사찰 하나가 반갑게 맞아 준다. 고즈넉한 분위기의 이 사찰은 고구려 장수왕 때 창건된 천년고찰 백련사이다. 불교계 최고의 대목인 석가탄신일을 며칠 앞두고 색색의 연등들이 사찰을 수놓고 있다. 고려산 정상에 오르던 사람들은 잠시 백련사에 들러 시간을 보낸다. 불상을 바라보며 안녕을 기원하고, 본격적인 등반에 앞서 화장실을 이용한다. 또 시원한 약수물을 마시며 갈증을 달래기도 한다.


강화도 고려산 백련사 2011, ⓒ Reignman

강화도 고려산 백련사 2011, ⓒ Reignman

강화도 고려산 백련사 2011, ⓒ Reignman


"발끝까지 시원해지는 약수!"

백련사 안에서도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진달래들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화사한 진달래꽃 덕분에 백련사의 분위기가 훨씬 산뜻해보이는 것 같다.

사찰을 돌아보는 것도 잠시, 따스함을 넘어 조금은 덥기까지 한 봄날의 갈증을 달래기 위해 약수물을 한 잔 들이켠다. 목구멍을 타고 넘어가는 약수의 시원함이 발끝까지 전해지는 순간, 나도 모르게 짜릿한 탄성을 내뱉는다. 카~


강화도 고려산 진달래 예술제 2011, ⓒ Reignman

강화도 고려산 진달래 예술제 2011, ⓒ Reignman


"정상이다! 야호!"

백련사를 나선 뒤 30분 남짓 걸어 도착한 고려산 정상.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고려산의 풍경이 비교적 수수한 모습이다. 앞서 말했듯이 진달래의 개화시기가 전년보다 조금 늦어져 고려산을 완벽하게 뒤덮은 진달래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고려산 정상에서 내려다본 진달래 군락지의 모습이 비록 기대했던 것보다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정상에 오른 수고를 충분히 보상할 만큼의 아름다움은 보여준 것 같다.

지그시 눈을 감고 머릿속으로 이미지를 그려본다. 빈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빽빽하게 들어차 아름답고 화려하게 군락지를 수놓은 진달래의 모습... 아마 지금쯤이면 진달래 군락지가 절정을 이루고 있을 것이다. 그건 그렇고 산 정상에 올라왔으니 야호는 한번 해야겠지? 작은 목소리로 소심하게 외쳐 본다. 야호~


강화도 고려산 진달래 예술제 2011, ⓒ Reignman

강화도 고려산 진달래 예술제 2011, ⓒ Reignman


"능선따라 고고씽!"

고려산 정상에서부터 낙조봉까지 2.5km정도 되는 능선이 이어진다. 이렇다 할 경사 없이 완만하게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 걷다 보면 몸도 마음도 편안해지는 것을 느낀다. 간헐적으로 만나게 되는 등산객들과 가볍게 인사를 나누며 느긋한 산행을 이어가면 1시간이 채 되지 않아 낙조봉에 도착한다. 빠르게 걸으면 30분 내외로도 완주할 수 있는 코스이다.


강화도 고려산 진달래 예술제 2011, ⓒ Reignman

강화도 고려산 진달래 예술제 2011, ⓒ Reignman


"우와~ 벌써 이만큼이나 왔구나!"

능선을 따라 걷는 것에 조금 무료함을 느낄 무렵 슬쩍 뒤를 한번 돌아본다. 저 멀리 고려산 정상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부대가 보인다. 벌써 이만큼이나 왔구나. 산길을 걷는 것이 재미있어 일행도 제쳐 두고 빠르게 걸었더니 낙조봉에 거의 다다랐다. 이제 강화 8경 중 하나라는 고려산 낙조봉 일몰을 감상해야겠다.

무거운 가방을 내려놓고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며 산행의 피로를 풀어 본다. 산바람의 기운이 제법 쌀쌀하다. 따스한 봄볕에 데워진 바위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일광욕을 즐기며 낙조를 기다린다. 10분이 지나고 20분이 지나도 해가 중천이다. 시계를 확인해보니 이제 겨우 4시, 해가 많이 길어져 6시 30분은 돼야 일몰을 감상할 수 있을 텐데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올 수도 없는 노릇이고 이거 아주 큰일이다.

평소 등산을 즐기는 지인의 조언이 생각난다. 산에서 길을 잃었을 때 바위나 나무를 부여잡고 산에게 물어보면 산이 해법을 제시해 줄 것이라고... 그래서 나는 산에게 묻는다.

"산이시여! 일몰까지 2시간 30분이나 남았는데 그동안 도대체 무엇을 해야할까요?"

산은 말한다.

"자"


 

강화도 고려산 진달래 예술제 2011, ⓒ Reignman

강화도 고려산 진달래 예술제 2011, ⓒ Reign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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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맨 Reign [rein] = 통치, 지배; 군림하다, 지배하다, 세력을 떨치다 여행과 사진, 그리고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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