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지배하다




치열한 법정싸움은 영화의 재밌는 소재가 되곤 합니다. 감동이 있고 스릴이 있기 때문이죠. 법정 영화라고 해서 절대 어렵지 않습니다. 제가 봤던 수 많은 법정영화 중에서 어렵다고 생각되었던 작품은 아직 없으니까요. 암튼 법정이라는 소재보다도 소송과 재판을 이끌어 가는 과정에서 생기는 재밌는 에피소드와 감동적인 이야기들이 법정영화의 매력인 것 같습니다. 다음에 소개해 드리는 영화 말고도 레인메이커, 시카고, 데블스 에드버킷, 저스티스, 피고인 등의 영화를 통해서도 재밌는 법정영화의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럼 재밌는 법정영화의 세계속으로 한번 빠져보시죠. :)


필라델피아  (Philadelphia, 1993)


법정영화하면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죠. 바로 '필라델피아'인데요. 최고의 배우 두 명이 뭉쳤습니다. 그들을 지휘한 사람은 '양들의 침묵'을 연출하기도 했던 조나단 드미 감독이고요. 영화 속에서 덴젤 워싱턴은 톰 행크스의 변호를 맡습니다. 하지만 톰 행크스 역시 변호사인데요. 자신을 부당한 이유로 해고한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게 되는 것입니다. 사실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는 바로 동성연애입니다. 동성연애를 통해 에이즈에 걸린 변호사가 치열한 법정 투쟁을 통해서 인권을 되찾는, 아주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영화입니다. 이 영화를 통해 우리는 덴젤 워싱턴과 톰 행크스의 본좌급 연기를 감상할 수 있고 동성연애와 에이즈 등에 대한 편견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를 얻을 수 있습니다. 톰 행크스는 이 영화로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는데 덴젤 워싱턴이 상대적으로 묻힌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 매우 아쉽습니다. 덴젤 워싱턴의 연기도 정말 만만치 않았거든요.


플래쉬 오브 지니어스  (Flash Of Genius, 2008)


'플래쉬 오브 지니어스'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이기 때문에 더욱 감동이 컸습니다. 자동차 와이퍼에 처음으로 시간간격이란 개념을 도입한 한 남자(그렉 키니어)가 자신의 발명특허를 가로챈 자동차 대기업 포드를 상대로 12년간 법정 투쟁을 벌이는 내용입니다. 장기간의 법정공방 때문에 아내와 이혼을 하고 아이들도 제대로 돌보지 못하지만 이 남자는 절대 포기하지 않습니다. 놀라운 것은 변호사도 없이 직접 자신을 변론한다는 것인데요. 전율을 느끼게 했던 한 장면이 생각나는군요.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대략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포드측에서 권위있는 기계공학 박사를 내세워 시간간격 와이퍼는 기존에 있던 법칙을 조합하여 누구나 만들 수 있는 것이라고 하자 그는 유명한 작가(아마도 퓰리처상이나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의 책을 보이며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이 작가 역시 기존에 있던 글자들을 조합하여 이 책을 쓴 것이다.'


일급 살인  (Murder In The First, 1995)


이 영화를 최근에 다시 봤습니다. 그 감동은 여전하더군요. 하버드 법대를 갓 졸업한 크리스찬 슬레이터가 케빈 베이컨의 변호를 맡아 지금은 유명한 관광지가 되어버린 알카트레즈 교도소를 상대로 법정싸움을 벌인다는 내용입니다. 5달러를 훔치다 감옥에 가게 된 케빈 베이컨은 탈옥을 시도하게 되고 결국 붙잡혀 독방에 같히게 되는데 한 줄기의 빛도 들어오지 않는 곳에서 무려 3년간 갇혀 지내게 됩니다.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오로지 '생각'밖에 없었다는 그의 이야기에 가슴이 아프더군요. 구타는 기본이고 면도칼에 아킬레스건이 잘리기도 합니다. 그 모든 것은 게리 올드만의 짓입니다. 게리 올드만이 보여주는 악역연기의 진수와 케빈 베이컨의 신들린 연기를 느끼며 정말 재밌게 본 영화였습니다.


에린 브로코비치  (Erin Brockovich, 2000)


줄리아 로버츠에게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안겨 준 작품입니다. 실존 인물인 에린브로코비치를 영화화한 작품이라 더욱 재밌고 감동적인 작품이었는데요. 돈도 없고 직장도 없이 아이 셋을 어렵게 키우는 여성이 우연히 법률회사에 말단직으로 취직하게 되면서 대기업을 상대로 법정 소송을 벌이는 내용입니다. 어느 한 작은 마을 사람들의 의뢰를 맡아 에린은 직접 발로 뛰며 조사를 하며 변호사를 돕는데 그 과정이 정말 재밌습니다. 결국 소송에서 승리하면서 대기업은 마을 사람들에게 3억 3300만불을 배상하게 되는데 이는 미국법정사상 최고의 배상액이었다고 하네요. 별 볼일 없는 인생을 살고 있는 당신... 당신도 언젠가는 에린 브로코비치처럼 누군가에게 존경의 눈빛을 받게 될 것입니다.


프라이멀 피어  (Primal Fear, 1996)


프라이멀 피어는 왜 에드워드 노튼이 위대한 배우인지를 절실히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었습니다. 에드워드 노튼의 연기가 정말 좋았지만 이 영화가 그의 데뷔작이었다는 것에 한번 더 놀라게 됩니다. 정신병을 앓고 있는 어린 청년(에드워드 노튼)이 살인 사건에 휘말리게 되면서 리차드 기어가 그의 변호를 맡게 되는데요. 평소에는 나약하고 착하기만 한 청년이 다중인격증후군에 의한 정신이상으로 살인을 했다라고 생각하고 살인은 인정하지만 무죄를 받아내는데 성공합니다. 하지만 그 순간 엄청난 반전이 숨어 있습니다. 저는 그 반전을 보면서 숨이 멎을 뻔 했는데, 식스센스나 유주얼 서스펙트의 반전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대단한 반전이었습니다.


런어웨이  (Runaway Jury, 2003)


'런어웨이'역시 만만치 않은 반전을 숨기고 있는 영화인데요. 어느 날 벌어진 총기난사 사건으로 남편을 잃은 미망인이 총기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벌이는 내용입니다. 미망인의 변호는 더스틴 호프만이 맡고, 총기회사의 변호는 진 핵크만이 맡아 이 두사람의 피튀기는 법정다툼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영화에는 진 핵크만과 더스틴 호프만말고도 존 쿠삭, 레이첼 웨이즈, 제레미 피번 등 유명한 배우들이 다수 등장합니다. 존 쿠삭은 배심원으로 등장을 하는데 여기에 영화의 모든 것이 숨겨져 있습니다. 너무나도 유명한 대배우의 싸움이 정말 볼 만했던 영화였습니다.


그래도 내가 하지 않았어  (I Just Didn't Do It, 2006)


몰입도 100%의 일본 영화 '그래도 내가 하지 않았어'입니다. 제목이 참 독특한데 주인공 청년이 누명을 쓰게 되어 법정싸움을 벌이는 내용입니다. 이 청년은 어느 날 전철안에서 치한으로 오해를 받아 현행범으로 체포되는데 경찰은 자백을 받기 위한 추궁만 할 뿐입니다. 성추행을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인정을 하게 되면 가벼운 처벌로 마무리 되지만 이 청년은 끝까지 사투를 벌이게 되는데요. 일본에서 실제로도 자주 생기는 일이라고 하네요. 일본 사법제도의 문제점을 강력하게 비판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영화인 것 같습니다. 이 영화는 '쉘 위 댄스'를 연출했던 수오 마사유키 감독이 10년만에 연출을 맡은 작품이라 더욱 화제가 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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