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지배하다




꼬꼬마 어린 아이였을 때 세발 자전거로 시작하여 다리가 조금 길어지자 보조바퀴가 달린 네발 자전거를 타며 자전거를 배웠다. 보조바퀴를 떼어내고 처음으로 자전거타기에 성공했을 때의 그 기분은 20년이 훨씬 지난 지금에도 생생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생각만 해도 짜릿하다. 아마 다들 비슷한 경험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자전거는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레포츠이자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취미이다. 잘 모르긴 해도 국내의 자전거 인구는 1000만 명이 넘을 것이다. 요즘은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하는 직장인들도 아주 많다. 그러한 사람들을 일명 '자출족'이라 부른다. 교통비도 아끼고 자연스럽게 신체도 단련할 수 있는 좋은 습관이라 생각한다.

"대신 다리가 두꺼워져!"

가끔 다리가 두꺼워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자전거 타기를 꺼리는 여자들이 있다. 그런 여자들은 남자친구에게 커플자전거를 타자고 해놓고 뒤에 앉아 패달은 밟지도 않은 채 즐거워 한다. 곰곰히 생각해보자. 당신은 커플자전거를 탔을 때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남자친구의 땀방울을 기억해 낼 수 있을 것이다. 그거 2인용 자전거를 혼자서 패달질해야 하는 남자친구만 개고생하는 거다. 두려움을 버려라.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다. 물론 자전거를 장시간 무리해서 타다 보면 다리에 근육이 붙어 허벅지와 종아리가 두꺼워진다. 하지만 자신의 다리에 맞게 기어비를 잘 조절해서 가볍게 라이딩을 즐기다 보면 다리의 군살이 빠져 오히려 탄탄하고 매끄러운 각선미를 만들어 준다. 게다가 뱃살도 빠진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자전거를 타며 배에다 손을 대 보자. 나도 모르는 순간 배에 엄청 힘이 들어간다. 자전거를 두려워하는 여성들이여, 기억하라.

"탄탄한 각선미와 잘록한 허리의 유혹을!"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혹시 자전거 좋아하세요?"

나는 자전거 타는 것을 아주 좋아한다. 그리고 자전거 역시 좋아한다. 지금은 자전거를 팔아 버렸지만 과거 한창 자전거에 빠져 살았을 때는 구하기 어려운 부품들을 하나하나 구해서 1년 만에 원하는 완차를 만든 적도 있었다. 그렇게 만든 자전거를 매일 같이 50km씩 타며 라이딩을 즐기곤 했었는데 어렵게 완성한 자전거를 팔고 난 뒤에는 자전거와 소원하게 지내고 있다. 하지만 요즘도 길을 지나가다 멋진 자전거를 보게 되면 다시 달리고 싶은 욕구를 많이 느낀다.

지난 캐나다여행에서도 그랬다.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서 시선을 뗄 수 없었는데 도심 속을 질주하는 바이크피플을 바라보며 라이딩에 욕구를 많이 느꼈던 것 같다. 게다가 픽시 문화가 발달된 북미 지역에서는 독특한 외형의 픽시 자전거들을 쉽게 볼 수 있어 픽시를 좋아하는 나에게 더 큰 눈요기가 되었던 것 같다. 또한 쏜살같이 지나가는 라이더들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애썼다. 그렇게 찍은 사진들은 잠시 후에 여러 장 공개할 것이다. 자전거도 패션도 가지각색인 캐나다 바이크피플들의 모습이 아주 볼 만하다.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세계에서 가장 자전거 타기에 좋은 도시, 밴쿠버!"

밴쿠버는 세계에서 가장 자전거 타기 좋은 도시 중 하나이다. 사실 캐나다에 있는 모든 도시가 자전거 타기에 좋고, 캐나다 현지에서 만난 가이드는 세계에서 가장 자전거 타기 좋은 도시로 몬트리올을 꼽았지만 밴쿠버의 여건도 만만치 않았다. 캐나다에는 자전거 인구가 워낙 많기 때문에 여건이 좋을 수 밖에 없다. 인도, 차도와 확연히 구분되어 있는 자전거 도로, 정해진 시간 동안 누구나 자전거를 빌려 탈 수 있는 자전거 대여 시스템, 어디에서든 주차를 할 수 있도록 설치된 자전거 거치대와 주차 시설 등 자전거를 원활하게 탈 수 있도록 모든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특히 도심을 질주하는 자전거들을 보고 있으면 그 진가를 확인해 볼 수 있다. 우리나라도 자전거를 타기 좋은 나라이고 자전거와 관련된 시설물과 대여 시스템을 잘 갖추고 있기는 하지만 시내에서 자전거를 타는 것은 아직까지 두려운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자전거도 엄연한 차량인데 속도가 느리다며 경적을 울려 대는 자동차와 운전자의 태도도 문제지만 자전거를 타는 입장에서도 자동차와 같은 차선을 써야하는 것은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인도로 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고...

밴쿠버를 비롯한 캐나다의 자전거 문화를 접하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시스템적인 측면이 아니라 자전거를 즐기는 시민들의 성숙된 문화의식이었다. 우선 헬멧 착용률이 높은 편이었고, (헬멧을 쓰지 않은 사람은 대부분 픽시 라이더였음) 다음은 보행자를 배려하는 습관이었다. 캐나다여행 중 가장 고마웠던 부분 중 하나가 보행자를 무조건적으로 우선시하는 운전자들의 운전 습관이었는데 이는 자전거를 운전하는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부분이었다.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자전거와 팬츠의 깔맞춤.
생활 자전거를 타고 동네 마실 나가는 모습도 참 시크해 보인다.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거의 선수 수준으로 도심을 질주했던 라이더.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픽시를 타고 BC플레이스스타디움 앞 광장을 누비던 픽시 라이더.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그를 '밴쿠버 공립도서관' 앞에서 다시 만났다.
종아리에 그려 넣은 자전거 타투가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자전거를 정말 오지게 사랑하나보다.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도서관 사거리 앞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며 사람을 구경하다가 포착한 간지 라이더.
연사를 날려 가며 열정적으로 사진을 찍는 모습에 옆에 앉아 있던 백형이 박수로 응원해주었다.
  그런데 하필 망원렌즈가 카메라에 물려 있어 위아래가 잘렸다.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도서관 사거리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던 여성 라이더.
헬멧이 참 귀엽다.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마찬가지로 도서관 사거리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던 라이더.
클래식하고 빈티지한 자전거가 탐났다.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밴쿠버 시내 교차로 바닥에 그려져 있던 자전거 전용 도로.
녹색은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을 것이다.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평범하지 않은 자전거 거치대의 모습.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일반적으로 버스에 자전거를 가지고 탈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밴쿠버는 가능하다.
개인적으로 아주 쇼킹했던 장면.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길가에 세워진 픽시 바이크 한 대.
무지 갖고 싶었다.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메신저백과 서류가방을 동시에 매고 있는 데다가 한 손으로 스탠딩을 하고 있는 백형.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게 아니라 신호를 기다리며 서 있는 상황이다.
그는 스탠딩의 진정한 고수였다.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스탠딩을 못해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런 라이더들을 위한 턱이 있기 때문에... ㅎㅎ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밴쿠버에서 본 자전거 중에서 가장 독특했던 자전거.
흰 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른 어르신이 타고 있었다.


중학생으로 보이는 소녀들의 하교 시간.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캐나다 플레이스' 앞에서 발견한 커플 라이더.
함께 자전거를 타며 데이트를 즐기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묘기용 자전거인 BMX를 즐기는 마니아들도 보인다.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자출족으로 보이는 여성 라이더.
구두를 신고 픽시를 타는 모습이 이색적이다.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씽씽 달리는 차량들 옆에서 유유히 자전거를 타고 있는 한 여성 라이더.
자전거 전용도로가 있으니 자동차에 대한 부담이 없다.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2011, ⓒ Reign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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