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지배하다




지난 금요일 오후 여의도공원에서 스티브 바라캇의 거리 공연이 펼쳐졌다. 세계적인 뮤지션의 갑작스러운 등장은 여의도공원을 찾은 시민들을 하나같이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이내 스티브 바라캇의 아름다운 연주가 시작되었고, 시민들은 연주를 감상하며 도심 속의 작은 여유와 행복을 느꼈다.

나 또한 스티브 바라캇의 연주를 감상하며 짧지만 달콤한 안식을 누릴 수 있었다. 각박한 도시생활 속에서 지친 일상을 반복하고 있는 당신, 작은 여유와 행복을 그리워하고 있는가? 그럼 지금부터 스티브 브라캇의 도심 속 서프라이즈 콘서트 현장으로 함께 떠나보자.


여의도공원 2011, ⓒ Reignman

여의도공원 2011, ⓒ Reignman


"촉촉한 세상이야!"

부슬부슬 내리는 봄비가 대기의 뿌연 먼지를 씻어 내리던 어느 날 여의도공원을 찾았다. 아침부터 먹구름이 깔리기 시작한 서울의 하늘은 오후가 되자 봄비를 쏟아 내며 세상을 촉촉하게 적셔 주었다. 봄꽃에 내려앉은 빗방울의 촉촉한 느낌이 여의도공원의 분위기를 한층 더 싱그럽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

사실 요 며칠 동안 짙은 황사 때문에 가뜩이나 삭막한 도시의 분위기가 더욱 삭막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 비를 좋아하지 않지만 답답한 황사를 씻어 주는 봄비는 참 반갑다. 여의도공원을 찾은 시민들 역시 촉촉한 봄비를 반기는 듯 했다. 사생을 하기 위해 나온 학생들은 비로 인하여 더욱 깨끗해진 공원의 분위기를 담으며 또, 자전거를 타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여의도공원 2011, ⓒ Reignman

여의도공원 2011, ⓒ Reignman


"Stop & Listen!"

사모정 앞 광장에 도착하니 스티브 바라캇의 공연을 알리는 배너가 눈에 띈다. 'Stop & Listen'은 말 그대로 잠깐 멈춰 서서 귀를 기울이라는 뜻이며 2010년 4월부터 시작된 현대캐피탈의 CSR 즉,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작년에는 피아니스트 지용의 거리 공연과 클래식 서프라이즈 공연이 펼쳐졌으며 올해에는 스티브 바라캇이 'Stop & Listen' 공연과 함께한다.

스티브 바라캇의 거리공연은 서울 뿐만 아니라 대구, 춘천, 부산 등 전국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바쁜 업무와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있는 현대인들에게 음악과 문화를 통해서 잠시나마 마음의 여유와 휴식을 전해주고자 하는 'Stop & Listen'의 기회가 보다 폭 넓어진 셈이다.


여의도공원 스티브 바라캇 2011, ⓒ Reignman

여의도공원 스티브 바라캇 2011, ⓒ Reignman


"심금을 울리는 음악, 스티브 바라캇!"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스티브 바라캇은 케나다 퀘벡 출신으로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세계적인 뮤지션이다. 스티브 바라캇은 13살 어린 나이에 퀘벡 심포니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을 통해 데뷔하여 14살이 되던 1987년에는 첫 데뷔 앨범 'Double Joie'를 발매, 일주일 만에 캐나다 앨범 판매 순위 20위권 내에 진입하는 캐거를 기록하는 등 일찍이 두각을 나타낸 천재 뮤지션이기도 하다.

스티브 바라캇의 대표곡인 레인보우 브릿지(Rainbow Bridge)와 플라잉(Flying), 아임 소리(I'm sorry) 등은 한국인에게 무척이나 친숙한 곡이며, 특히 드라마 OST나 광고의 배경음악으로 사용된 그의 음악을 듣게 되면 제목은 모르더라도 멜로디는 알 법한 곡들이 아주 많다. 또한 그의 음악 스타일은 국내 정서와도 잘 들어맞는다. 스티브 바라캇만의 애상적인 음악에는 심금을 울리는 감동이 서려 있는 것 같다.


여의도공원 2011, ⓒ Reignman

여의도공원 2011, ⓒ Reignman


"Peace for Children!"

본격적인 공연에 앞서 서울시소년소녀합창단의 오프닝 공연이 펼쳐졌다. 서울시소년소녀합창단은 깜찍한 퍼포먼스와 함께 도래미 송을 부르며 공연의 시작을 알렸고, 여의도공원을 찾은 시민들은 어린이합창단의 깜찍한 율동과 노래에 반해 함께 박수를 치며 공연을 즐겼다.

지난 5월 5일 어린이날부터 시작된 스티브 바라캇의 'Stop & Listen' 공연 주제는 Peace for Children이다. 오는 17일까지 이어지게 될 공연에 서울시소년소녀합창단이 언제나 함께할 것이다.


꼬꼬마 어린이합창단의 오프닝 공연을 동영상으로 담아 보았다.

여의도공원 스티브 바라캇 2011, ⓒ Reignman

여의도공원 스티브 바라캇 2011, ⓒ Reignman


"서프라이즈!"

서울시소년소녀합창단의 오프닝 공연이 끝나자 드디어 스티브 바라켓이 모습을 드러냈다. 시민들 사이에 숨어 있다가 아이들 사이로 깜짝 등장한 스티브 바라켓은 피아노에 앉아 'The whistler's song'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경쾌한 피아노 연주에 맞추어 합창을 하며 공연 분위기를 더욱 뜨겁게 만들어 주었다.

나들이를 나온 가족과 학생, 점심식사를 끝내고 산책을 하던 직장인들은 스티브 바라캇과 어린이합창단의 합동공연을 지켜보며 흐믓한 미소를 지었고, 너 나 할 것 없이 저마다 휴대폰과 카메라를 꺼내 들어 순수하고 아름다운 공연을 담느라 여념이 없었다.


여의도공원 스티브 바라캇 2011, ⓒ Reignman

여의도공원 스티브 바라캇 2011, ⓒ Reignman


"오리 울음소리도 멈추게 하는 서정적인 연주!"

스티브 바라캇과 어린이합창단의 합동 공연이 끝나자 스티브 바라캇의 독주가 시작되었다. 경쾌한 곡으로 분위기를 띄운 스티브 바라캇은 'Flying'과 'Rainbow Bridge'를 연주하며 공연장의 분위기를 순식간에 바꾸어 놓았다. 관객들은 스티브 바라캇의 감미로운 연주에 취한듯 지그시 눈을 감은 채 음악을 감상했고, 오롯이 울려 퍼지는 피아노 선율은 도시의 삭막한 분위기를 서정적으로 만들어 주었다.

깃털을 간지럽히는 봄비가 싫었는지 연신 꽥꽥 울어 대던 사모정 연못의 오리도 스티브 바라캇의 연주가 울려 퍼지자 이내 조용해진 모습이었다. 나무 위에서 지저귀는 새 소리, 지나가던 자동차 소리, 추적추적 내리는 빗소리 모두가 피아노 선율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합주로 탄생한 것 같다.


여의도공원 스티브 바라캇 2011, ⓒ Reignman

여의도공원 스티브 바라캇 2011, ⓒ Reignman


"오늘 공연은 여기까지!"

그런데 어느 순간 피아노 소리 보다 빗소리가 더 크게 들리기 시작했다. 도심 속에서 울려 퍼지는 서정적인 합주도 점차 굵어지는 빗줄기 앞에서는 힘을 내지 못했다. 산성비와 방사능비의 불안 속에서 공연을 지속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니겠는가. 무엇보다 어린이합창단의 건강이 염려됐다.

어린이합창단과 스티브 바라캇의 또 다른 합동 공연도 남아 있었고, 스티브 바라캇의 신곡도 들어 볼 수 있었는데 어쩔 수 없이 중단된 공연. 아쉬움이 많기는 했지만 짧은 시간이나마 충분히 즐겁고 감동적인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여의도공원 스티브 바라캇 2011, ⓒ Reignman

여의도공원 스티브 바라캇 2011, ⓒ Reignman


"오빠! 나 사인 좀!"

공연이 끝나자 스티브 바라캇은 팬들에게 둘러싸였다. 기념사진을 찍고 사인을 받으려는 팬들에게 스티브 바라캇은 미소로 화답했고 정성스럽게 사인을 해주었다.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여성팬들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지금 이 순간 나는 스티브 바라캇이 심하게 부럽다.


여의도공원 스티브 바라캇 2011, ⓒ Reignman

여의도공원 스티브 바라캇 2011, ⓒ Reignman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은 스티브 바라캇의 대표곡이 담긴 CD 선물을 받았다. 비록 공연은 끝이 났지만 CD에 담긴 스티브 바라캇의 음악은 영원할 것이다. 그리고 스티브 바라캇의 'Stop & Listen' 거리 공연은 앞으로도 쭉 계속될 것이다.

 2011. 5. 5 (목) 오후 3시
 2011. 5. 6 (금) 오후 12시 20분
 서울  올림픽공원 한얼광장
 여의도공원 사모정광장
 2011. 5. 7 (토) 오후 3시
 2011. 5. 8 (일) 오후 3시
 대구  동대구역 야외무대
 동성로 야외무대
 2011. 5. 10 (화) 오후 12시
 서울  타임스퀘어 1층 아트리움
 2011. 5. 12 (목) 오후 2시
 2011. 5. 13 (금) 오후 4시
 부산  부산의료원 1층 로비
 부산역광장 분수대 앞
 2011. 5. 15 (일) 오후 6시
 2011. 5. 16 (월) 오후 12시 20분
 2011. 5. 17 (화) 오후 12시
 서울  타임스퀘어 1층 아트리움
 청계천 청계광장
 서울 아산병원 동관 1층 로비


여의도공원 스티브 바라캇 2011, ⓒ Reignman


뱀발 - 스티브 바라캇의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을 영상으로도 담고 싶었지만 간헐적으로 쏟아지는 비에 더 이상의 촬영은 무리라고 판단, 간간이 사진을 찍는 것으로 만족할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가뜩이나 짧은 공연 시간이 갑자기 내린 비로 인해 중단되는 바람에 동영상을 찍을 시간도 부족했다.

아쉬운 마음에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스티브 바라캇의 라이브 연주 동영상을 퍼왔다. KBS 클래식 오디세이에 소개되었던 방송분이다. 그럼 아래 '동영상 보기' 버튼을 눌러 스티브 바라캇의 대표곡 중 하나인 'Rainbow Bridge'를 함께 감상해보자. 아마 모두의 귀에 익숙한 음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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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맨 Reign [rein] = 통치, 지배; 군림하다, 지배하다, 세력을 떨치다 여행과 사진, 그리고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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