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지배하다




여행이라 함은 기본적으로 공간의 이동을 의미한다. 다른 지역이나 외국을 유람하며 견문을 넓히고, 좋은 추억을 만드는 것이 여행의 정의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여행의 기본적인 형식일 뿐, 여행이라는 것이 단순히 공간의 이동에 그치는 것은 아니다.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여행의 재미와 매력은 분명히 반감될 터, 다행히 우리는 여행을 통해 시간을 거스를 수 있다.

시간을 거스른다는 것은 과거로의 여행이 될 수도 있고, 미래로의 여행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과거가 됐든 미래가 됐든 시간과 공간을 초월할 수 있다는 것 자체로 우리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그 짜릿한 경험을 하기 위한 좋은 기회가 있어 소개한다.


전곡선사박물관 2011, ⓒ Reignman

전곡선사박물관 2011, ⓒ Reignman


"구석기시대로 떠나는 시간여행!"

오는 5월 4일부터 5월 8일까지 경기도 연천군 전곡리 선사유적지 일원에서 열리게 될 <연천전곡리 구석기축제>는 무려 30만년 전 구석기시대로 시간여행을 떠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또한 세계적인 구석기 유적인 '전곡리 선사유적지'의 역사적 가치가 바탕이 되는 축제이기 때문에 교육적인 효과도 상당히 클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올해로 19회를 맞이하는 동안 충실히 내실을 다져 온 <구석기축제>는 문화공연 및 체험 프로그램, 특별 퍼포먼스, 오락이벤트 등 다양한 부대행사를 통해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족축제로써의 역할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연천군 전곡리 2011, ⓒ Reignman


"역사를 알아야 미래를 배운다!"

앞만 보기에 급급한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뒤를 돌아볼 수 있는 여유일 것이다. 시간여행을 통해 역사를 돌아보고 즐거움과 여유를 찾을 수 있다면 그것이 곧 미래를 배우는 일이 될 테니까...

연천군 전곡리는 세계적인 선사유적지이다. 그래서 가는 곳마다 선사시대 관련 유물과 조형물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공룡과 고인돌, 선사시대 사람들을 형상화해 놓은 조형물을 보고 있으면 수만 년 전으로 시간여행을 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우측 상단에 보이는 인형은 연천군의 캐릭터이자 <구석기축제>의 마스코트이다. 고대, 구석기, 고인돌 등 과거를 상징하는 '고롱이'와 미래지향적, 미래발전 등을 상징하는 '미롱이'를 통해 역사와 미래의 밀접한 관계를 고찰해본다.


전곡리 선사유적지 2011, ⓒ Reignman

전곡리 선사유적지 2011, ⓒ Reignman


"금강산도 식후경!"

서울을 출발하여 1시간 30분 남짓 달린 버스가 연천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1시, 점심시간이다. 시간여행도 좋지만 주린 배를 채우는 것이 우선. 거대한 매머드를 잡아 먹어야겠다. 매머드 고기를 먹고 남은 뼈와 상아들은 예쁘게 다듬은 뒤 차곡차곡 쌓아 올려 집을 만든다. 위에 보이는 집이 바로 매머드뼈와 상아로 만든 구석기시대의 대표적인 주거지이다.

매머드 고기는 무슨, 실은 맛있는 두부구이와 보리밥으로 오찬을 즐겼다. 그리고 아름다운 한탄강을 바라보며 식후땡도 끝마쳤다. 금강산도 식후땡 아니겠는가. 밥도 먹었겠다 이제 본격적인 시간여행에 돌입해야겠다. 그 첫 번째 행선지는 국가사적 제268호인 전곡리선사유적지!


전곡리 선사유적지 2011, ⓒ Reignman

<구석기축제>가 진행되는 전곡리선사유적지 안에는 이렇게 선사시대를 나타내는 조형물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드넓은 벌판 위에 생동감 넘치는 모습으로 자리잡고 있는 조형물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퀵보드 타는 곰돌이, 신이 난 코끼리 부자, 살아 있는 공룡 코뿔소와 큰뿔사슴 등 밤에 보면 너무 무서울 것 같은 덩치 큰 동물도 많이 있다. 축제 기간이 아니더라도 커플과 가족단위의 나들이 장소로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안그래도 데이트를 즐기는 몇몇 커플을 만날 수 있었는데 심히 부러웠다.


전곡리 선사유적지 2011, ⓒ Reignman


"부싯돌 플리즈!"

잠시 잊고 있었는데 다정한 커플의 뒷모습을 보니 문뜩 드는 생각이 있으니... 나는 아직 솔로다. 돌싱 이런 거 아니고 그냥 솔로. 여자친구가 없어 옆구리가 시리다 못해 얼어 버린 겨울을 보냈는데 이놈의 꽃샘추위 때문에 옆구리가 녹을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안되겠다. 불이라도 지펴서 몸을 좀 녹여야겠다.


전곡선사박물관 2011, ⓒ Reignman


"웬 부싯돌? 궁상 그만 떨고 실내로 고고씽씽!"

전곡리선사유적지에 위치한 <전곡선사박물관>의 전경이다. 부지 72,599㎡, 건물 5,000㎡, 최대높이 6.4m 규모를 자랑하는 <전곡선사박물관>은 지하1층 및 지상2층으로 구성, 상설·기획전시실과 체험센터, 강당, 카페테리아 등의 시설을 갖춘 유적박물관이다. 박물관이 워낙 길고 독특한 모양을 하고 있어 표준 화각만 가지고 건물 전체를 담으려면 대략 100m는 떨어져서 찍어야 할 것 같다. 아님 하늘을 날던가...


전곡선사박물관 2011, ⓒ Reignman

전곡선사박물관 2011, ⓒ Reignman

연천군수 김규선 2011, ⓒ Reignman


"오호, 안이 더 멋진데?"

<전곡선사박물관>은 안에서 내다보는 풍경 역시 훌륭했다. 건물 외관이 거대한 우주선의 느낌이라면 내부의 느낌은 거대한 동굴과도 같다. 이 또한 역사와 미래의 밀접한 관계에 대한 제시가 아닐까 싶다. 참고로 <전곡선사박물관>은 축제 기간 중 정식 개관할 예정이며 현재 마무리작업이 한창이다. 어린이날이자 <구석기축제>의 개막식이 있는 5월 5일에 개관할 가능성이 높은데 어서 빨리 100% 완성된 박물관의 모습을 보고 싶다.

한편 <구석기축제>의 조직위원장이자 연천군의 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김규선 연천군수는 블로거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축제의 운영방향과 계획을 설명했다. 화사한 분위기의 카페테리아에 모여 구석기시대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표정은 시간여행에 대한 갈구를 말하고 있었다.


전곡선사박물관 2011, ⓒ Reignman

"사.. 살아 있어!"

<전곡선사박물관>에는 다양한 동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그 만듦새가 어찌나 실감 나고 감쪽같은지 마치 살아 있는 동물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이다. 이목구비는 물론이고 몸에 난 털 하나까지도 살아 움직이는 듯한 디테일에 한참 동안 넋을 잃고 바라본다.


전곡선사박물관 2011, ⓒ Reignman


"어르신, 여기 화장실이 어디죠?"

사람과 해골 역시 마찬가지. 동물 못지 않은 디테일을 자랑한다. 심지어 말을 걸 뻔했다. -_-

박물관을 둘러보는 것으로 선사시대로의 시간여행을 마무리 짓는다. 서두에 언급했듯이 여행의 기본은 공간의 이동이다. 그런 점에서 시간을 초월하는 여행은 누구에게나 특별한 경험이 된다. 모두 함께 시간여행을 떠나 보자. 역사를 돌아보며 즐거움과 여유를 찾는 순간 당신은 미래를 배우게 될 것이다.


전곡선사박물관 2011, ⓒ Reign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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