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지배하다




Intro

4월 5일 서울극장, <집나온 남자들>의 시사회 현장에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감독과 출연배우의 무대인사가 있었다. 바쁜 남자 지진희와 이문식의 모습은 볼 수 없었으나 나쁜 남자 양익준이 참석하여 자리를 빛내 주었다. 양익준은 가벼운 말장난으로 관객들의 긴장을 풀어줌과 동시에 기분을 한층 업시켜 주었고, 그 덕분에 산뜻하고 유쾌한 기분으로 영화를 감상하기 시작했다.

모순

4월 8일, 바로 내일 개봉하는 <집나온 남자들>은 <여교수의 은밀한 매력>을 연출한 이하 감독의 작품으로 가출한 아내를 찾는 성희(지진희)와 그의 친구 동민(양익준)이 만들어 가는 코믹한 내용의 로드무비이자 버디무비다. 양익준이 메인스트림 영화에서 처음으로 주인공을 맡은 작품이라 개인적으로 기대를 많이 하고 있었는데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기대치를 채워주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물론 양익준은 좋았다. 그의 평소 이미지와 크게 차이가 없어 보이는 캐릭터와 코믹하고 자연스러운 연기는 <집나온 남자들>의 유일한 미덕이 되고 있다. 하지만 지진희의 캐릭터에 전혀 동화되지 못하는 어색한 연기와 영화의 전체적인 모순은 보는 이의 기분을 언짢게 만들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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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식과 양익준은 그들의 이미지와 잘 맞는 캐릭터를 맡아 무난한 연기를 보여 주고 있다. 반면 지진희는 평소의 이미지와는 백팔십도 다른 코믹한 캐릭터를 맡아 연기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그의 발성에는 전혀 변화가 없으며, 오로지 대사의 힘을 빌려 관객들을 웃기려는 안이한 연기를 보면서 쓴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영화가 가지고 있는 여러가지 모순 또한 불쾌했다. 욕설과 저급한 대사들을 쏟아 내면서도 경쾌한 음악으로 산뜻한 분위기를 조장하려는 감독의 저의가 의심스러웠으며, 어김없이 등장하는 한국영화 특유의 신파모드가 기분의 혼란스러움을 가져다 주었다.

<집나온 남자들>의 마지막 20분을 보다 가볍고 단순하게, 보다 유쾌하게 만들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그러하듯 초중반의 분위기를 끝까지 뚝심있게 밀어붙였다면 (분위기를 말하는 것이지 시나리오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감독의 역량에 의해 얼마든지 연출이 가능한 부분 아니겠는가) 더 좋은 코미디 영화로 탄생했을 것 같다. <반가운 살인자>와 <크레이지>, <프로포즈 데이> 등의 영화와 같은 날 개봉하여 대결해야 하는데 매우 험난한 길이 예상된다. <집나온 남자들>을 보고 싶다면 조금 서둘러야 할 것 같다. 다음 주면 극장에서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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