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지배하다




실화를 각색한 스포츠 영화

<국가대표>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실화는 흥미를 유발시키고 감동은 더욱 크게 느껴진다. 여기에 스포츠 영화 특유의 감동이 더해져 시너지 효과를 가져온다. 우리나라 스키점프의 현실을 조금이나마 이해한다면 공감대는 극에 달해 더욱 즐겁게 영화를 감상할 수 있고 크나큰 감동을 얻게 될 것이다.

코치 1명에 선수 5명. 국가대표가 되려하는 이유도 가지각색이다. 친모를 찾기 위해.. 군대를 면제받기 위해.. 코치 딸의 마음을 얻기 위해.. 국가의 지원이 열악해 스스로 생활비와 훈련비를 충당하고 자비로 올림픽에 출전한다.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이용을 당하고 국민들의 관심에서도 멀어져 있다. 상당 부분 각색이 되었겠지만 실제 현실도 영화에서 처럼 매우 열악한 환경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스키점프 국가대표팀은 여러 크고 작은 국제대회에서 메달까지 따내며 선전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국제 대회들을 시청한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동계 올림픽에서 외국선수들이 하늘을 나는 장면은 스치듯이 몇 번 본적은 있지만 우리나라 선수들이 점프하는 모습은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이 영화를 통해 잠시나마 스키점프 중계를 볼 수 있다. 김성주 아나운서가 카메오로 등장해 중계를 진행하는 나가노 동계 올림픽 현장은 마치 실제 TV중계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생생하고 현장감 넘치는 씬이었다.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이기도 한 나가노 올림픽에서의 시원시원한 스키점프는 유쾌상쾌통쾌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고 올 여름 무더위를 잠시나마 잊게 해주었다.

ⓒ KM컬쳐 /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 All rights reserved.

욕심이 많은 영화

<오! 브라더스>와 <미녀는 괴로워>를 연출했던 김용화 감독은 대중을 잘 파악하고 있는 감독이다. 어떤 영화를 만들어야, 어떻게 영화를 만들어야 많은 사람들이 극장에 찾을지를 잘 아는 감독이다. <오! 브라더스>가 전국에서 314만명을 동원했고 <미녀는 괴로워>가 전국 662만명을 동원했으며 <국가대표>가 현재 400만명을 돌파하며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해운대>와 ,지 아이 조>, <퍼블릭 에너미> 등 대작의 틈바구니에서 만들어 내고 있는 기록이라 그 의미가 더욱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국가대표>가 단순히 흥행만을 위해 탄생한 영화라는 의미는 아니다. 정작 영화의 완성도 보다는 마케팅에 치중하고 대세와 유행에 묻어가는 영화도 많이 있지만 김용화 감독의 영화에는 가슴 따뜻해지는 휴머니즘이 존재한다. 전작에서도 그랬고 이번 국가대표에서도 그랬다. 즐거운 웃음과 훈훈한 감동을 주면서 쉬운 흐름으로 관객들을 편안하게 대한다.

<국가대표>는 욕심이 많은 영화다. 웃음을 주려 하고 눈물을 주려 한다. 스릴을 주려 하고  서스펜스를 주려 한다. 재미와 감동을 주려 하고 가족애와 사랑을 이야기 한다. 애국심을 이끌어 내려 하고 민족혼을 자극한다. 비판의 메세지를 던지고 소외된 자들의 대변을 하려 한다. 물론 이 욕심을 다 채웠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나름 선전했다고 생각한다. 워낙 다양한 코드 덕분에 자칫 산만해질 수 있을만한 장면장면들을 정갈하게 묶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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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날다

헐리우드 대형 블록버스터 <지 아이 조>와 한국형 재난 블록버스터 <해운대>는 컴퓨터 그래픽이 영화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CG없이는 탄생하지 못할 영화란 말이다. 하지만 중간중간 보이는 어색한 CG가 오히려 영화의 완성도를 좀먹는 존재였다. CG를 보기 위해 극장을 찾았던 관객들은 이병헌과 설경구, 김인권, 이민기 등에 만족해야 했다. 물론 <국가대표> CG의 스케일은 비교대상이 아니긴 하나 기대 이상의 자연스러운 컴퓨터 그래픽 덕분에 영화의 완성도가 배가 되었다. 5만명 이상의 관중들과 시원한 설경의 스키점프 경기장, 경사가 급한 레일을 내려오고 하늘을 나는 선수들의 모습속에서 어색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필자가 <국가대표>를 통해 얻은 가장 큰 소득은 웃음도 재미도 감동도 아니었다. 바로 스키점프.. 그 자체였다. 스키점프와 주변환경의 모습을 완벽하게 재현한 것이 이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이라고 생각한다. 앞서 언급한 컴퓨터 그래픽에 첨단장비를 이용한 촬영기술, 실제 스키점프 선수들의 활약이 더해져 완벽에 가까운 경기장면을 만들어 낸 것이다.

그리고 배우들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성동일, 김용건, 이한위, 이혜숙 등 중견배우들은 맡은바 역할을 잘 소화해냈다. 김지석, 김동욱, 최재환, 이재응.. 이 젊고 어린 배우들 또한 자기 역할에 최선을 다했고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여기에 박정수, 이금희, 손범수, 김성주, 김수로, 오광록, 조진웅의 카메오 출연은 보너스... 주인공인 하정우는 그럭저럭 봐줄만한 연기를 보여주었다. 그가 보유한 내공의 절반도 끄집어 내지 못했다. 연기를 못한것이 아니라 안했다고 볼 수 있다.

쓰다보니 이거 칭찬일색인데? 착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국가대표>. 네이버 평점 9.55에 우쭐해 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 리뷰는 비평가의 리뷰가 아니다. 나는 그저 영화를 사랑하는 대중의 한사람일 뿐이다. 대중성에 기초하여 만든 영화인 것 같아 대중성에 기초하여 리뷰를 작성한 것 뿐이다. '상관없어.. 영화 전문가의 인정보다 대중의 사랑을 더욱 중요시 여겼거든' 이라고 말한다면... 실망이다.


2003년 제21회 타르비시오 동계 유니버시아드 개인전, 단체전 금메달
2003년 제5회 아오모리 동계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
2007년 제23회 토리노 동계 유니버시아드 개인전, 단체전 은메달
2009년 제24회 하얼빈 동계 유니버시아드 개인전, 단체전 금메달

아직 한국 스키점프 국가대표의 등록 선수는 다섯 명이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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